문학청년, 방탄소년단 RM의 마음을 흔든 책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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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청년, 방탄소년단 RM의 마음을 흔든 책 5권

2022-09-23T22:55:51+00:00 2022.09.23|

방탄소년단의 RM은 지금 자신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가 SNS에 올린 책의 구절만 놓고 보면 말이죠. 흔히 책장을 보면 사람이 보이고, 책 내용을 살펴보면 상대의 고민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방탄소년단이 2022년 휴식을 선언할 때 RM은 ‘숙성’이란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생각할 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간 시간 속에서 표류해버린 것 같다고 말이죠. 그리고 이는 사실 모두의 화두이기도 합니다. 2022년 RM의 마음을 흔든 책들을 살펴보세요. 쳇바퀴 같은 삶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에게도 위안과 용기를 줍니다.

@rk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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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 이성복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 <그 여름의 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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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시인계 아이돌의 책을 고른 RM. 섬세하면서도 유려하고, 세련되기 그지없는 이성복 시인의 표현력은 마주하는 순간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가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들게 합니다. 특히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인 <그 여름의 끝>은 연애 시집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풍요로운 1990년대와 만나 모든 구절이 달콤하고 아찔하게 느껴지죠.

한국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한 해 평균 1,000~1,500부 정도 나가던 책인데, 온라인 서점 한 곳에서만 200부 추가 주문이 들어왔다”고 하는군요.

 

 

<인생, 예술>, 윤혜정

“결핍은 메우는 게 아니라 직시하는 것이며, 그렇게 형성된 결핍의 지도가, 그 얼룩이 결국 나라는 인간을 그려 내고 있다는 솔직한 인정, 즉 나의 취약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용기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 <인생, 예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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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 때 RM이 꺼내 든 것은 <인생, 예술>이었습니다. <보그>와 <하퍼스 바자> 피처 에디터였던 윤혜정 국제갤러리 디렉터가 쓴 예술 에세이로 ‘삶이 예술이고, 예술이 곧 삶이다’라는 모토로 써 내려간 글입니다. 어려운 이론, 혹은 허황되고 모호한 표현으로 가득 차 있는 기존 작품 설명과는 다르게 경험에 기반한 솔직한 글이 독자들을 사로잡았죠.

작가가 지난 2년간 <하퍼스 바자>에 연재했던 아트 에세이를 깎고 다듬어 실은 이 책에는 28명의 현대 예술가와 그 대표작에 대한 작가의 사적인 고백이 담겼습니다. 행복과 두려움, 용기, 슬픔과 불완전함, 아름다움 등의 감정과 생각이 그녀의 삶과 맞물려 터져나오고, 이는 곧 치유로 이어지죠. 저자는 책을 통해 더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자신의 인생과 마주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는데요. RM을 보면 이미 작가의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 같죠?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임대형 외 8인

“이 말을 하기 두렵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아도 사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다. 글 안 쓴다고 죽을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쓰면 죽을 것 같다. 결핍을 무엇으로라도 채워서 성장한 내가 대견하지만, 애를 써서 만든 안정적인 삶에서 무슨 글이 나오겠는가. 굳이 글을 쓴다 한들 그 글이 무슨 힘을 가질 수 있을까.” –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중에서

@rkive

거의 출판과 동시에 RM이 읽어 화제가 된 책입니다. ‘쓰고 싶은데 쓰고 싶지 않은’ 저자들의 이중적인 마음을 잘 담아낸 이 책은 임대형 작가 외에도 배우 박정민, 영화감독 전고운, 소설가 이석원 등이 글을 쓰면서 겪는 고통을 구구절절 담았습니다.

마감을 앞둔 이들은 누구보다 시간의 압박에 쫓기면서도 의자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죠. RM도 글을 쓴 9인과 같은 마음이었는지, ‘SAME STORY’라며 마음에 드는 구절과 글을 남겼습니다. 출판사 인스타그램에는 ‘RM 님, 감사합니다 흑흑’이라는 답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RM의 추천 때문에 책이 저절로 홍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출판계에서는 RM의 인스타를 예의 주시하는데요. 추천해달라는 부탁은 언감생심이고, 그저 RM이 자신들의 책을 좋게 봐줬다는 사실에 기뻐한다는 전언입니다.

 

 

<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음악은 항상 ‘현재’여야만 한다. 박물관에 진열돼 있는 전시품이 아니라,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예술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 아름다운 화석을 캐냈다고 거기에 만족해서는 그냥 표본에 그쳐버리기 때문이지.” – <꿀벌과 천둥> 중에서

@writer_winter

RM이 책 추천 유튜브 채널인 ‘겨울서점’까지 구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인스타그램에 올린 <꿀벌과 천둥> 캡처 사진 때문이었죠. 박정민 배우나 장기하, 장재인, 엑소의 수호가 출연했던 겨울서점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필수 구독 채널이긴 하지만, RM까지 구독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거죠. 그 때문에 채널 운영자인 김겨울 또한 자신의 트위터에 ‘RM도 보는 겨울서점’이라면서 무척 기뻐했고요.

<꿀벌과 천둥>은 집필 기간만 무려 7년이 걸린 온다 리쿠의 대표작으로 일본에서 3년마다 열리는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배경으로 인간의 재능과 운명, 음악의 세계를 아름답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2주간 열리는 콩쿠르를 묘사하기 위해 네 차례나 직접 콩쿠르를 찾은 그는 음악을 글로 옮기기 위해 노력했죠. 그리고 한국 독자들에게 “음악은 진정한 세계 언어입니다. 부디 느긋한 마음으로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강요배: 카네이션 – 마음이 몸이 될 때>

“제주에서 산다는 것은 바람 속에 들어서서 사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섬이다 보니 바람이 그치지 않고, 어떤 풍경을 만나더라도 그 바람에 의한 변화, 흔들림, 기세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것들이 그림 속에서 형태만이 아니라 흔들림, 리듬, 그런 음악적인, 소리로 가득 찬 풍경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 강요배, 인터뷰 중에서

@rkive

문학청년은 한 해의 시작도 책과 함께했습니다. 2021년에서 2022년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의 손에 강요배 작가의 도록이 들려 있었죠. 제21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강요배 작가는 대구미술관에서 2021년 10월 13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강요배:카네이션-마음이 몸이 될 때>라는 개인전을 개최했고, 해당 전시회를 방문했던 RM이 도록을 구매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시관 측의 이야기에 따르면 작가는 ‘체화’를 통해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역사적 사건 속에서 개인은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자연의 소리와 풍경을 통해 보여주었는데요. 늘 대중과 호흡하며 꾸준히 창작하는 방탄소년단과 어쩐지 닮은 점이 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