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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교수와 나눈 한복에 관한 사실과 진실

2022.09.27

서경덕 교수와 나눈 한복에 관한 사실과 진실

뉴욕 한복판에 독도 광고를 한 이래, 서경덕은 한국 홍보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덜 알려진 것을 널리 퍼뜨려왔으니 결국 그가 해온 일은 세계에 진실을 알리는 일이다. SNS를 통해 더 빠르고 활발하게 한국 홍보 활동을 이어가는 서경덕 교수와 한복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안경은 올리버 피플스(Oliver Peoples by Luxottica).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리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의 인스타그램”으로 소개 글이 적힌 인스타그램 @seokyoungduk에 며칠 간격으로 게시물이 올라옵니다. 늘 분주해 보입니다.

만날 싸돌아다니고 있습니다(웃음).

올 초 한복이 한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해서 논란을 일으킨 중국인 유튜버의 인터뷰를 게재한 <보그  US> 측에 항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회신을 받지는 못했지만 누군가는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중국이 한푸를 홍보할 수는 있지만 한푸가 꼭 한복인 양, 한복의 원조가 한푸인 양 기사화하는 건 잘못됐잖아요. <보그 US>가 기사를 수정하지 않더라도 잘못됐다는 걸 지적하고 항의한 기록이 기사로든 인터뷰로든 남는 게 중요해요. 나중에는 그런 게 하나의 역사가 될 수 있어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소수민족 대표 중 한 명이 한복을 입은 시기와 맞물려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한편 이 일을 통해 우리 스스로 한복과 한푸의 차이를 또렷이 인식하는 계기가 됐어요.

우리 모두 한복은 당연히 우리나라 것이라고 인식하고 살았지만 사실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에요. 서양에 중국은 치파오, 일본은 기모노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은 한복이라는 인식이 부족했거든요. 오히려 ‘한복 공정’을 역이용해 한복을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는 게 중요합니다.

한복에 대해 올바르게 알리고자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했나요.

일단 한복에 관련된 영상 광고를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올렸고 유튜브와 각종 SNS를 통해서 전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고 있어요. 지난해에 가수 겸 배우 전효성 씨가 한복 홍보대사였는데 함께 한복의 역사에 관한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2편은 한복의 문화, 3편은 한복의 세계화에 대해 담을 예정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밝혔지만, 다시 한번 한복과 한푸의 차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한복은 상의와 하의가 나뉘어 있고 한푸는 원피스형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예요. 고구려 벽화에도 그 형태가 명확하게 남아 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한복을 검색하면 조선족 복식이라고 나온다는 점이에요. 이들의 문화 왜곡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중국의 잘못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여론을 움직이는 것도 현명하다고 생각해요. 세계가 한복이 대한민국의 것이라는 걸 인정하면 중국은 완전 거짓말쟁이가 되니까요.

그 당시 어릴 때, 결혼식 때, 명절에 입은 한복 등 한복을 입은 사진을 SNS 피드에 올리는 ‘한복 챌린지’도 주도했죠. 어떤 결과로 이어졌나요.

사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사건만으로 한국인들이 들고 일어난 게 아니에요.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 화면 스토어에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소개하는 등 중국은 오래전부터 ‘한복 공정’을 해왔어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뭔가를 만들어나가자는 생각에 한복 챌린지를 시작했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참여했어요.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분들이 “이 기회에 한복을 다시 꺼내봤다” “왜 그동안 한복을 안 입었을까” 그런 반응이 많았어요. 설날에 한복을 입고 외출했다는 인증도 이어졌죠. 사실 평소에 어떻게 한복을 계속 입겠어요. 그래도 설날과 추석, 이렇게 1년에 두 번 정도는 입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정부 시책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민들의 움직임이 정말 큰 역할을 합니다. 그게 여론이고요.

‘명절만이라도 한복을 입자’는 캠페인도 벌였습니다. 많은 복식 전문가들이 ‘한복 공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한복 입기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쉽지 않죠. 그래서 시대에 맞게 디자인이 잘 개발되면 좋을 것 같아요. 음악부터 영화, 드라마까지 세계인이 한국 문화 콘텐츠에 주목하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봐요. K-팝으로 우리 전통음악을, K-패션이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한복, 한식 같은 전통문화를 알릴 기회로 삼을 수 있어요. 1990년대에는 우리가 해외 문화를 받아들이겠다고 난리였어요. 해외 문화를 다 경험하고 나니 우리 전통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비로소 느끼게 된 거고요. 이런 활동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이 우리나라 역사나 전통문화에 관심이나 있어?” 물어보시는데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요즘 젊은 세대가 전통에 관심이 많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저는 정말 피부로 많이 느껴요. SNS 활동을 꾸준히 하는데 DM이 어마어마하게 옵니다. 예를 들면 대학생들이 “유럽 배낭여행에 한복을 입고 가는 게 가능할까요?”라고 물어봐요. 색다른 여행을 즐기려는 이유도 있고 SNS의 영향으로 문화의 흐름이 바뀐 게 크죠. 젊은 층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진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보급률뿐 아니라 이용률도 전 세계 최고거든요. 일단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만들어나가면 시너지가 가장 커진다고 봐요. 제 주변 외국인들이 K-팝도 서양음악에서 유래한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전통음악을 알려주면 되게 놀라요. 농악이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이에요. 앞으로 10~20년 정도는 우리 전통문화에 세계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질 거예요. 예전에는 뉴욕에서 화제가 되어야 전 세계에 화제가 됐는데, 이제는 서울 모퉁이에서 찍은 영상으로도 전 세계를 뒤집어놓을 수 있어요.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이들을 사로잡을 방법도 고민해볼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한복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아티스트가 많이 끌어냈다고도 봅니다. 드라마 <파친코>는 선자의 일대기를 보여주는데, 시간이 흐르며 한복 스타일이 점차 바뀌고 서구식 의복을 받아들이는 모습까지 이어집니다.

방탄소년단은 뮤직비디오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궁에서 촬영했는데 전통문화를 녹여냈다는 점에서 굉장히 박수를 치고 싶죠. 드라마의 영향도 대단했어요. <오징어 게임>을 통해 대한민국의 놀이 문화에 관심이 생길지 누가 알았겠어요. <파친코>도 마찬가지고요. 선자가 김치를 파는 장면에서 대한민국이 김치 원조라는 걸 보여줬어요. 일본의 가해 역사가 드라마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고요. 세계에 한국의 문화를 탑재할 기가 막힌 타이밍이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애국심에 호소했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게 느껴야 공감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대중문화를 통한 접근은 28년 동안 한국 홍보 전문가로 활동한 교수님의 접근법이기도 합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많이 보고 느꼈어요. 배낭여행을 떠나보면 정치나 외교에 관해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대통령 이름은 아무도 모르지만 아프리카 난민촌에서도 스포츠 스타 이름을 다 알아요. 넓은 세상을 봤기에 감히 문화가 힘이 될 거라고 얘기했던 거예요. 김구 선생님은 당시에도 문화 강국이 되어야 한다고 주창하셨으니 진짜 몇 세기를 앞서 보셨구나 싶죠.

한복의 가장 큰 아름다움과 독창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방색의 조화가 가장 멋진 거 같아요. 한복만큼 화려한 옷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예요. 색감은 세계 어느 옷보다 아름다워요. 전통 오방색을 지금의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편 한복을 입으면 무료입장하게 하는 정책으로 궁에서 한복 입기가 크게 유행했어요. 대여점 한복이 전통성을 훼손한다는 일부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시대에 맞게 변화할 필요가 있는데, 전통성을 무시하고 다른 나라 옷처럼 개량하는 건 한복업계에서 조금 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전통성을 갖고 지금에 맞게 충분히 디자인할 수 있거든요. 무조건 현대화했다고 비난만 할 게 아니라 한복을 제대로 계승했는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머릿속 한복이 조선 후기에 머문다는 지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국 시대, 고려 시대에는 훨씬 다양한 한복을 입었다고 전해집니다.

삼국 시대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복식 전문가들이 그 시대의 옷에 대해 연구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해요. 조선 시대뿐 아니라 고려 시대, 삼국 시대에 대한민국을 대표한 전통 복식을 좀 더 활발하게 연구해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자뿐 아니라 젊은 친구들이 이런 부분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면 앞으로 해나갈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겁니다.

일상에서 한복 입기가 자리 잡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누구도 단정 지을 수 없지만 1년에 두 번이라도 한복을 입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정말 대단한 문화가 될 거 같아요. 물론 옛날 한복을 그대로 입는 시대는 아니라고 봐요. 한복의 어떤 디자인이 현대 디자인에 영감을 줄 수도 있을 거예요. 한복의 문양이라든가 오방색이 셔츠나 휴대폰 케이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등 일상생활이 되는 거죠. 일본 여행 가서 기모노, 베트남 가서 아오자이를 체험하는 것처럼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으니 한복 입어볼까?’라고 한다면 세계화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들에게 우리가 ‘한복을 알아야 된다’ 같은 접근은 아니라는 거죠. ‘한국을 대표하는 의복이 한복이다’ 정도면 충분하다고 봐요.

아직 거기까진 닿지 못했죠.

치파오가 중국옷인 건 웬만한 사람들이 다 알아요. 외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외식하러 차이나타운 갈까?’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중국 문화를 접했으니까요. 게다가 설날을 서양인들은 ‘Chinese New Year’라고 하는데, 사실 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구분 없이 설날은 아시아권의 문화예요. 그런데 해외에 중국인이 많이 살다 보니 차이나타운 설날 행사가 언론에 많이 조명되고 설날이 ‘Chinese New Year’로 인식됐어요. 앞으로 ‘Lunar New Year’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어요.

과거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 <뉴욕 타임스> 광고 등으로 화제를 일으키는 방식을 택했다면 지금은 SNS를 통한 빠른 확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 사상이 퍼져나가기도 쉬운 시대인데 어떤 태도로 설득력을 얻으려 하나요.

가장 중요한 건 객관성이에요. 그래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세계인과 소통할 때 문화적 측면이나 역사적 측면은 솔직함이 중요하다고 봐요. 홍보 자료와 실제가 다르면 오히려 거부 반응이 생겨요. 항의 메일을 쓸 때도 우리의 주장뿐 아니라 정확한 객관성과 솔직함을 잘 버무리려 해요.

자료 수집이 정말 중요해 보입니다.

영어 팀, 중국어 팀, 일본어 팀 등이 있고, 동시통역이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 한국뿐 아니라 특히 중국과 일본에 관련해서는 엄청나게 서치를 하고 있어요. 한국에 관해 기사가 났을 때 오류가 있는지 늘 점검하고 있고요. 저는 언젠가 칠레 맨 끝의 도시에서 엄마랑 아들이 “점심에 비빔밥 해 먹자”라고 하는 게 한식의 세계화라고 봐요. 우리가 어릴 때 ‘오늘 점심에 카레 먹을까?’ 했던 것처럼요. 카레는 전 세계인이 다 먹는 음식이 됐죠. 한식당에 외국인이 많이 오는 것보다도 어느 나라 어느 가정에서도 한국 음식을 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게 한식 세계화의 끝이 아닐까 해요.

주요한 플랫폼이 바뀌었는데,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이제는 콘텐츠의 싸움이죠.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느냐, 글로벌 OTT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요. 예전에 독도 다큐멘터리 영화를 함께 기획해서 제작한 적 있는데, 이제는 그런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탑재하면 더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겠죠. 어떻게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활동을 돌이켜보면 메시지도 날카로웠지만 알리는 방식이 늘 새로웠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역시 열심히 싸돌아다닌 게 가장 큰 힘이었어요.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뉴욕 타임스> 본사가 있어요. <뉴욕 타임스>에 드디어 광고를 내고 나니 근처에 <월스트리트저널>이 보였어요. 그렇게 확장했고, 근처를 오가다 보니 지면 광고뿐 아니라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에도 광고를 하나 올리면 재밌겠다 하게 된 거죠. 만약 거길 안 다녔으면 아이디어를 얻지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세계 유명 박물관을 많이 다녔기에 한국어 서비스가 없다는 걸 알게 되어 만들어왔고요. 현장에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어요. 전 계속 돌아다닐 팔자인 거 같습니다(웃음).

의미 있었던 활동을 꼽아주세요.

의미 있다기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있어요. 2005년에 자비로 <뉴욕 타임스>에 첫 독도 광고를 냈을 때 밤새 잠을 못 잤어요. 다음 날 가판대에 쫙 펼쳐졌을 때 혹시 오타라도 나면 어떡하나 걱정돼서요. 새벽 6시에 가판대에서 신문을 딱 꺼내 봤을 때 그 떨림이 아직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반면에 계속 노력했지만 결실을 얻지 못한 숙원 같은 과제는 무엇입니까.

한옥을 좀 더 알리고 싶어요. 서양의 경우 카펫 문화인데, 아무리 좋은 카펫이라도 먼지 문제를 피할 수 없죠. 라디에이터 문화이기도 하고요. 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온돌 문화는 그에 비해 엄청나게 과학적이에요. 세계의 훌륭한 건축물에 한국의 온돌 시스템이 전파된다면 굉장히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많이 했어요. 온돌 문화를 본격적으로 알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전통 가락을 알릴 필요가 있어요. 농악도 충분히 외국인이 열광할 수 있는 훌륭한 리듬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독도 광고를 싣기 위해 <뉴욕 타임스>에 갔을 때 “국가에서 할 일을 왜 당신이 하나?”라고 되물으며 믿어주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를 봤습니다.

‘Dokdo’를 모르던 시절이었고 왜 이런 광고를 개인이 하느냐며 개인 비용으로 광고할 거면 애인 구하는 광고나 하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었어요. “솔직히 얘기해, 정부에서 보냈지?”라고 했고요. 이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예전에는 내기 어려웠던 광고도 한국에 대한 광고라고 하면 어느 매체든 일단 관심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과정이 어려웠다면 지금은 훨씬 수월해졌어요. 앞서 말했듯 한국의 문화가 세계화된다는 건 그들이 즐기는 정도가 돼야 하는데 그 단계는 아직 뛰어넘지 못했어요. 그때까지 좀 더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그때처럼 “국가에서 할 일을 왜 당신이 하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거의 비슷합니다.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나 동북 공정에 대해 정부 외교부에서 광고를 낸다면 외교적 문제가 생길 거예요. 하지만 민간이 냈기 때문에 훨씬 더 세계적으로 널리 퍼뜨리는 장점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민간이 다 할 수 있는건 아니고요. 정부 기관과 민간이 잘 맞아떨어질 때 정말 큰 시너지가 생길 겁니다. 민간 외교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집행해왔어요.

성취감 같은 개인적인 동력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28년 동안 자발적으로 해온 일입니다.

저도 업으로 삼으리라고 상상도 못했어요(웃음). 그런데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하나씩 바뀌어나가잖아요. 배우 송혜교 씨와 오랫동안 세계 유명 박물관에 한국어 지원 서비스를 해왔는데 이제는 제안하려고 하면 이미 만들어져 있어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뉴욕 타임스>에 ‘Error in NYT’라는 전면 광고를 낸 적도 있어요. ‘Error in WP’로 <워싱턴 포스트>에도요. 세계 유력 매체에 당신들이 잘못했다고 강하게 지를 수 있는 광고를 누가 낼 수 있겠어요. ‘Sea of Japan’이 아니라 ‘East Sea’가 맞다는 광고 캠페인을 하다 보니 이제 기사에서도 ‘동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 재미가 생기다 보니 이제는 발을 뺄 수 없게 됐어요(웃음).

앞으로가 더 궁금해집니다.

지금 마흔여덟이니까 앞으로 2년 동안은 더 알리는 데 주력할 겁니다. 그러고 나면 한국 홍보를 시작한 지 30주년이 될 거예요. 80세까지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나머지 30년은 인생의 2부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때는 정말 세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겁니다.

외국인이 한복이란 어떤 옷인가 질문한다면, 한국 홍보 전문가로서 어떤 설명을 들려주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의상입니다. 한국의 옷을 대표하는 얼굴이 한복입니다. (VK)

시계는 해밀턴(Hamilton), 레이스업 슈즈는 프라다(Prada), 안경은 올리버 피플스(Oliver Peoples by Luxottica).

에디터
조소현
패션 에디터
신은지
포토그래퍼
이규원
헤어 & 메이크업
이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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