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쇼로 엿본 2023년의 봄여름 풍경
늘 그래왔듯 ‘매력’의 본질을 그대로 담아낸 샤넬의 2023 S/S 컬렉션.
지난 4일 마침내! 샤넬이 그랑 팔레 에페메르(Grand Palais Éphémère)에서 2023 S/S 쇼를 선보였습니다. 샤넬의 뮤즈,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흑백 필름을 시작으로 런웨이 배경을 가득 채운 건 1961년 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였습니다. 바로크풍의 거대한 성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 고전은 스토리뿐 아니라 촬영 감독 사샤 비에르니가 이뤄낸 훌륭한 영상미, 배우 델핀 세리그의 독특한 매력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죠. 작품 속 델핀 세리그의 의상은 가브리엘 샤넬이 직접 디자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 쇼에는 트위드, 반짝이는 재킷, 가벼운 코트 드레스와 절묘한 이브닝드레스까지. 샤넬만의 시그니처 디테일이 콜라주처럼 룩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었는데요. 덕분에 내년에 찾아올 따뜻한 봄과 여름의 풍경을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었죠. 넘쳐나는 힌트 속에서 2023년까지 꼭 기억해두어야 할 세 가지 트렌드를 꼽아보았습니다.
멋들어진 흑백 영화 같은 풍경 속에서 시선을 끄는 색이 있었는데요. 올해 트렌드이자 스타 컬러이기도 한 핑크입니다. 보이시한 매력을 물씬 풍기는 프린트 수트는 옅은 핑크, 현대적인 스커트 수트는 생기 넘치는 팝한 핑크로 화려하게 물들였는데요. 샤넬의 손끝을 거치니 한 떨기 장미꽃처럼 더욱 우아해 보이죠? 그 덕에 같은 핑크지만 완전히 다른 색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가브리엘 샤넬, 칼 라거펠트, 밤, 깃털, 스팽글, 하이힐을 따른 룩. 나는 이를 모두 한데 섞는 것을 좋아한다.” 버지니 비아르의 말처럼 이번 컬렉션은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환상적인 실루엣이 가득했습니다. 그 전제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이었죠. 보디라인이 잔잔하게 비치는 슬리브리스 드레스를 보세요. 발등까지 떨어지는 밑단에 장식된 깃털 디테일 덕에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토록 기발하고 럭셔리할 수가! 샤넬의 전설적인 투톤 슈즈에 발이 훤히 비치는 망사 양말이 합쳐졌습니다. 두툼한 부츠보다 가볍고, 시크한 힐보다 사랑스럽군요. 펑키한 매력도 있고요. 어떤 룩에는 블랙 & 화이트로, 또 어떤 룩에는 스팽글을 강조한 영롱한 디자인으로 룩의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죠. 길이도 발목부터 무릎을 훌쩍 넘는 길이까지 제각각이었고요.
‘눈보다 영혼을 만족시키는 우아함’. 배우 로미 슈나이더가 샤넬을 두고 한 말입니다. 이는 이번 쇼를 요약하는 문장이 될 수도 있겠군요. 향수를 자극하는 클래식하고 고전적인 디자인과 오늘날의 화려하고 자유로운 디테일의 조화란! 게다가 다양성까지 포용했습니다. 이를 모두 한 컬렉션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버지니 비아르의 샤넬은, 그래서 더욱 우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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