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노벨문학상의 주인공, 아니 에르노
2022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문단의 독보적인 작가 아니 에르노에게 돌아갔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이 여성 작가를 선택한 건 2020년 미국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 이후 2년 만입니다.
에르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전적인 글을 쓰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자신의 부모 이야기, 사춘기의 방황, 지루하던 결혼 생활, 임신 중절의 아픔, 어머니의 죽음과 유방암 등 살면서 겪은 일을 글로 녹여내죠.
스웨덴 한림원은 현지 시간으로 6일 진행된 노벨문학상 발표에서 “개인적인 기억의 뿌리와 소외, 집단적 억압을 용기 있게, 임상적 예리함으로 탐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수상자 발표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한림원 관계자는 “에르노가 좁은 의미의 허구를 넘어 문학의 경계를 넓히는 야심적인 기억 프로젝트를 선보였다”고 소개했습니다.
에르노는 1940년 프랑스 노르망디 소도시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교직 생활을 하던 중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장롱>으로 등단했습니다. 그는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한 번도 쓴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자전적인 작품을 선보여왔습니다.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단순한 열정>은 문학 교수와 외국인 유부남의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룬 작품입니다. 실제 경험에서 나온 듯한 묘사와 표현으로 당시 프랑스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00년에는 1960년대에 겪은 자신의 임신 중절 경험을 토대로 한 <사건>을 펴냈고, 2016년에는 18세에 겪은 숲속 여름학교에서의 첫 성 경험을 다룬 <소녀의 기억>을 발표했습니다. 어머니와의 관계를 다룬 <한 여자>는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었죠.
에르노는 1984년 작 <자리>로 첫 문학상인 르도노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2008년 <세월들>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텔레그람 독자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2003년에는 그녀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되기도 했습니다. 또 2011년 선집 <삶을 쓰다>는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됐습니다.
한 여자의 삶이자, 한 사람의 인생을 작품으로 표현해내는 아니 에르노. 그의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는 이유는 어쩌면 개인의 이야기야말로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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