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의 대체제, 런웨이를 점령한 XL 사이즈 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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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의 대체제, 런웨이를 점령한 XL 사이즈 포켓

2022-11-20T19:08:47+00:00 2022.10.11|

2022 F/W와 2023 S/S 런웨이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트렌드가 있습니다. 바로 ‘포켓’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거죠. 단순히 ‘수납공간’으로만 여겨지던 포켓을 디자인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한 ‘실험의 장’처럼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미우미우의 2023 S/S 컬렉션을 통해 ‘패션은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프라다 여사의 메시지는 커다란 크기의 포켓과 포켓 배치 방식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는데요. 시선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거대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의 포켓이 반복적으로 등장한 이번 컬렉션에서 핸드백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1962년 코치의 첫 수석 디자이너로 부임한 보니 캐신(Bonnie Cashin)은 “재킷을 핸드백처럼 활용하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하는데요. 전통적으로 여성성의 상징과도 같았던 백 대신 재킷의 포켓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해 좀 더 성 중립적이고 실용적인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60년이 지난 지금 미우치아 프라다 역시 엑스트라 라지 포켓을 통해 같은 메시지를 던지는 듯합니다.

파리에서 열린 사카이의 2023 S/S 컬렉션 역시 포켓으로 가득했습니다. 쇼 직후 “자유롭고 긍정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싶었다”는 코멘트를 남긴 디자이너 아베 치토세는 기존 ‘벨트백’이 아닌, 재킷에나 어울릴 법한 크기의 포켓을 벨트에 부착해 참신한 룩을 완성했습니다. 허리춤에 달린 엑스트라 라지 사이즈의 포켓 덕분에 모델도 포켓에 손을 넣고 편안하고 자유롭게 워킹을 이어갈 수 있었죠. 작은 사이즈의 핸드백이 등장한 2022 F/W 컬렉션과 달리 이번 컬렉션에는 백이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은 것 역시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입니다.

앞선 두 디자이너와 달리 로에베와 루이 비통은 포켓의 크기를 키워 옷 자체의 실루엣을 강조했습니다. 로에베의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은 클래식한 바버 재킷에 거대한 포켓을 달아 볼륨감을 줬고,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거대한 지퍼의 크기에 걸맞은 포켓을 활용해 볼드한 룩을 탄생시켰습니다. 올가을, 두 브랜드의 아이템처럼 큰 포켓이 달린 재킷이나 스커트를 착용해 위트 넘치는 룩에 도전해도 좋겠습니다.

Y2K 스타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카고 바지에도 엑스트라 라지 포켓 트렌드는 유효합니다. 디젤은 빈티지 워싱의 카고 바지 전면부에 거대한 포켓을 부착했고, 버버리는 측면 포켓을 통해 실용적이고 시크한 레깅스를 선보였습니다. 멋과 편리함을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면 거대한 포켓이 달린 카고 바지를 선택하는 건 어떨까요?

앞선 브랜드가 큰 포켓을 통해 양손에 자유를 부여했다면, 에르메스는 정반대의 접근 방식을 택했습니다. 아주 심플하게 숄더백의 측면에 지퍼를 달아 손이 딱 들어갈 만한 크기의 주머니를 만들었는데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편의성과 실용성을 모두 고려한 가방을 만들어낸 디자이너 나데주 바니 시뷸스키의 아이디어가 인상적입니다. 에르메스의 가방과 함께라면 가방끈이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불편함은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