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의 ‘비닐 바지’가 돌아온다?
비닐을 리폼한 무대의상을 입고 ‘날 떠나지 마’를 열창하던 박진영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그의 의상을 본 대중의 반응은 (나쁜 의미로) 충격적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하죠. 흥미롭게도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많은 브랜드가 런웨이에서 비닐 소재 남성 의류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트렌디한 방식으로 말이죠.
비닐 소재 의류가 트렌드가 될 조짐이 처음 보인 것은 현재 주목받는 맨즈웨어 브랜드 중 하나인 GmbH의 2019 S/S 컬렉션입니다. ‘키치한 남성’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는 듯했던 GmbH 컬렉션의 키 아이템은 글로시한 비닐 소재 팬츠였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그들이 대부분 심플한 톱을 팬츠와 매치했다는 것입니다. 강렬한 느낌을 주는 팬츠를 착용한 만큼, 디테일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톱을 착용해 너무 과하지 않은 스타일을 완성하는 거죠.
꾸레주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비닐 팬츠를 선보였습니다. 실패할 수 없는 조합 중 하나인 데님 재킷에 검정 팬츠 스타일을 소재만 바꿔 재미를 더했죠.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죠?
GmbH와 꾸레주가 미니멀한 방식으로 비닐 팬츠를 해석했다면, 에트로는 2022 F/W 맨즈웨어 컬렉션에서 정반대 방식을 택했습니다. 진한 레드와 블루 컬러 비닐 팬츠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도 같은 에스닉 패턴 니트와 함께 매치한 룩은 화려하고 맥시멀한 느낌을 주는데요. 톱과 팬츠의 컬러감만 통일한다면, 과감한 프린트와 패턴이 섞인 톱을 활용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의 ‘비닐 사랑’은 팬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브랜드 특유의 오버사이즈로 크게 주목받는 브랜드 헤드 메이너(Hed Mayner)는 물론, 페라가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디자이너 맥시밀리언 데이비스, 심지어 생 로랑까지 다양한 실루엣의 비닐 아우터를 선보였기 때문이죠. 도전 정신이 넘친다면, 올겨울에는 비닐 아우터에 과감히 도전해 멋과 따뜻함을 동시에 챙겨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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