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워치의 뮤즈, 1987년 그리고 2022년의 프리미에르
파리 방동 광장 18번지, 샤넬 부티크. 이곳은 샤넬에 부티크 이상의 공간이다. 가브리엘 샤넬이 살았던 리츠 호텔 맞은편에 자리한 이곳은 1997년 샤넬이 인수한 후 주얼리와 워치메이킹의 무대로 새롭게 진화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주얼리 공방, 소장품 컬렉션 그리고 부티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샤넬 주얼리 & 워치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말이다.
공간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샤넬의 철학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재창조한 3개 층의 부티크 곳곳에서는 샤넬의 유산과 함께 특유의 현대적 비전이 살아 숨 쉰다. 방돔 광장 기둥에 바치는 찬사인 높이가 3m에 달하는 청동 작품 요한 크레텐의 ‘라 본(La Borne)’을 비롯한 여러 미술품, 루이 15세 집무실의 장식품, 트위드 패턴을 연상시키는 카펫, 골드와 블랙 컬러, 절제된 선과 소재 등으로 공간 전체가 자유롭게 시대와 스타일을 넘나든다. 그리고 이토록 특별한 곳에서 2023 S/S 시즌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샤넬의 운명적인 워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품은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프리미에르는 샤넬의 첫 워치메이킹 작품이다. 그만큼 면면이 상징적이다. N°5 향수의 팔각형 스토퍼에서 영감을 받은 케이스, 샤넬의 아이코닉한 백에 사용된 레더와 체인을 엮은 스트랩에서 착안해 만든 브레이슬릿 등 들여다보면 볼수록 샤넬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진보적 정신이 특히 그렇다. 샤넬이 프리미에르를 처음 선보인 1987년의 워치 디자인은 대부분 남성을 위한 것이었다. 여성용 워치 역시 남성용 워치의 축소판과 다름없었는데, 프리미에르는 출발부터 기존 워치와 완전히 달랐다. 오직 여성만을 위한 우아하고도 대담한 디자인, 특히 손목에 꼭 맞는 브레이슬릿과 같은 모습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당시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자크 엘루는 이렇게 말했다. “강렬하고 독특하며, 일회성 컬렉션 출시가 아닌 영원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말대로 30여 년이 지난 지금, 프리미에르가 오리지널 에디션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니까 샤넬에 프리미에르는 일종의 뮤즈나 다름없다.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 역시 프리미에르는 샤넬 워치메이킹 정신의 구현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에르는 샤넬 워치메이킹 역사의 첫 페이지라 할 수 있다. 절대적인 창작의 자유에서 탄생했고, 샤넬이 생각한 ‘시간의 매력’이라는 비전의 시작이기도 했다. 2022년 프리미에르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 샤넬 컬렉션의 중심에 자리매김하길 원했다. 프리미에르는 샤넬의 DNA이자 하나부터 열까지 샤넬 코드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워치 이상으로 스타일에 대한 교훈이다.”
1987년 프리미에르 출시를 위해 샤넬은 파리의 40 애비뉴 몽테뉴와 제네바의 론 43번지에 전용 부티크를 열었고, 1990년에는 방돔 광장에도 부티크를 열었다. 그리고 2022년 10월 프리미에르가 본래의 클래식한 매력과 대담한 정신을 간직한 채 좀 더 간결하고 젊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샤넬 워치메이킹 & 화인 주얼리의 본질적 무대인 방돔 광장 18번지 타운하우스로.
- 에디터
-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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