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절박하지만 희망적인 여정

2022.10.24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절박하지만 희망적인 여정

우고 론디노네, ‘고독한 단어들’, 2016, 발포 고무, 에폭시 수지, 패브릭, 가변 크기, 포도뮤지엄 소장, ‘사랑이 우리를 만든다’, 1999/2022, 컬러 포일, 330×28cm(9)

정연두, ‘사진 신부’, 2022, 사탕수수, 목재, 폴리카보네이트, LED 조명, PVC 튜브 관수 시스템,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65×325×1,200cm, 28분

새로운 사고로 끌고 가는 데 예술의 역할이 있다.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열리는 전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는 살던 터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존재 디아스포라에 주목한다. 휴식을 상징하지만 난민이나 외국인 문제와 가장 밀접한 섬 제주에서 맞닥뜨리는 디아스포라는 그래서 생생하다. 전시는 우고 론디노네,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라잔, 정연두, 강동주 등 작가 7인의 작품과 포도뮤지엄이 기획한 테마 공간 다섯 곳으로 이루어진다. 20세기 초 하와이로 이주한 조선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정연두의 ‘사진 신부’, 관객의 참여로 푸른 물결을 이루는 오노 요코의 ‘채색의 바다’ 등 주제 의식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작품 면면이 인상적이다.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전시는 광대 27명이 만드는 풍경인 우고 론디노네의 ‘고독한 단어들’에 다다른다. 그리고 작품 ‘사랑이 우리를 만든다’가 공간에 찬란한 무지개를 드리운다. 뮤지엄을 나설 때 건물 옥상에 설치된 조각 ‘롱 라스트 해피’를 올려다보면 역사와 시대로 인해 겪는 어려움과 절박함이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어우러지리라는 묘한 긍정이 찾아온다. 무지개는 비 온 뒤 떠오른다. (VK)

에디터
조소현
COURTESY OF
PODO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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