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절박하지만 희망적인 여정
새로운 사고로 끌고 가는 데 예술의 역할이 있다.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열리는 전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는 살던 터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존재 디아스포라에 주목한다. 휴식을 상징하지만 난민이나 외국인 문제와 가장 밀접한 섬 제주에서 맞닥뜨리는 디아스포라는 그래서 생생하다. 전시는 우고 론디노네,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라잔, 정연두, 강동주 등 작가 7인의 작품과 포도뮤지엄이 기획한 테마 공간 다섯 곳으로 이루어진다. 20세기 초 하와이로 이주한 조선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정연두의 ‘사진 신부’, 관객의 참여로 푸른 물결을 이루는 오노 요코의 ‘채색의 바다’ 등 주제 의식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작품 면면이 인상적이다.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전시는 광대 27명이 만드는 풍경인 우고 론디노네의 ‘고독한 단어들’에 다다른다. 그리고 작품 ‘사랑이 우리를 만든다’가 공간에 찬란한 무지개를 드리운다. 뮤지엄을 나설 때 건물 옥상에 설치된 조각 ‘롱 라스트 해피’를 올려다보면 역사와 시대로 인해 겪는 어려움과 절박함이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어우러지리라는 묘한 긍정이 찾아온다. 무지개는 비 온 뒤 떠오른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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