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요즘 브랜드 로고
요즘 로고는 보이지 않을수록 우아합니다.

큼지막한 샤넬 벨트를 착용한 2018년의 벨라 하디드. Splash News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힙과 멋의 상징은 커다란 로고 프린트였습니다. 벨트, 백, 재킷, 톱 할 것 없이 어떤 아이템이든 아이템 본연의 존재감보다 로고의 그것이 더 컸죠. 만약 로고에도 목소리가 있었다면 그 시절 거리는 쉴 새 없이 소란했을 겁니다.

Moschino S/S 2016 RTW

Louis Vuitton S/S 2016 RTW

Loewe S/S 2016 RTW
내가 걸친 브랜드가 곧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쓰인 그때. 지난 패션계를 돌이켜보면 이렇게 화려하고 대담한 로고 플레이는 주로 맥시멀리즘의 흐름과 함께 찾아왔는데요. 콕 집어 말하지 않아도 2022년은 그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미니멀리즘의 시대니까요.
2022년은 좀 더 신중해졌습니다. 미묘해졌고요. ‘아는 사람끼리만 알아보는’ 로고로 변화했죠.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패턴화해 디자인 요소로 사용하거나 미니어처 로고로 프린트하거나! 물론 더 로우나 카이트, 보테가 베네타처럼 숨은그림찾기 하듯 로고를 ‘발견’해야 하는 브랜드는 제외하도록 하죠. 그만큼 모든 것이 은밀해졌다는 것, 드러내지 않을수록 우아하다는 것이 요즘 로고 마니아의 트렌드라는 것만 알아둡시다.

@zendaya
발렌티노, 버버리, 구찌 같은 브랜드는 로고를 디자인 패턴으로 활용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젠데이아의 패션입니다. 지난달 파리에서 재킷, 스커트, 스타킹을 모두 셋업처럼 맞춰 입으며 화제가 되었죠. 옷 전체에 새겨진 이 패턴은 발렌티노의 ‘V’를 형상화한 것!

@dualipa

Splash News
버버리는 하우스의 상징적인 말 아이콘을 적용해 심플한 룩에 미묘하고 감각적인 패턴을 더했고, 구찌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까진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아주 희미하게, 그렇지만 아이템 전면에 로고 패턴을 새겼습니다. 단조로움을 녹여내는 정도로요.
그렇다면 미니어처 로고는 어떨까요?

@kyliejenner

Splash News
눈을 가늘게 떠야만 보이는 이 작디작은 로고는 특히 탱크 톱에 자주 등장하는데요. 로에베, 프라다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프라다의 로고 플라크는 그 자체로도 멋스러워 패션 디테일의 기능도 수행하죠.
물론 대담한 로고 플레이의 시대가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패션계가 점차 얌전하고 차분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죠. 옷 좀 입는다는 셀럽들 역시 더 로우 같은 미니멀리즘 브랜드를 즐겨 찾는 것을 보면 더 와닿는 변화입니다. 간결한 것이 더 아름답다고 했던가요, 어쩌면 우리는 이제야 장식과 치장을 걷어내고 제품 그 자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금세 질리는 변덕 없이요.
추천기사
-
라이프
나야 집순이, 김연아!
2025.04.30by 박채원
-
워치&주얼리
여자들을 위한 시계 키워드 4
2025.04.28by 김다혜
-
셀러브리티 스타일
'잘못된 바지' 입고 모습 드러낸 벨라 하디드
2025.04.30by 안건호
-
엔터테인먼트
하정우의 '로비', 쇼츠에서 재미있으면 극장 관객도 많아질까?
2025.04.10by 강병진
-
셀러브리티 스타일
헤일리 비버가 어정쩡한 길이의 바지를 입는 이유
2025.04.25by 안건호
-
아트
읽지도 않는 책이 점점 쌓여가고 있다면? 당신은 '츤도쿠'
2025.04.23by 안건호, María Quiles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