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알투자라의 패션 여정을 위한 쉼표

2022.12.09

by 김나랑

    알투자라의 패션 여정을 위한 쉼표

    조셉 알투자라는 컬렉션 준비로 디자이너들이 비명을 지르는 시기에도 햄프턴의 별장을 자주 찾는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휴식하며 영감을 재충전한다.

    디자이너 조시 그린이 실내장식을 맡았다. 부엌에는 한스 베그너(Hans Wegner) 의자, 나탈리 페이지(Natalie Page)의 펜던트 조명, 스텔라웍스(Stellar Works)의 스툴, 나니 마르키나(Nani Marquina)의 러그를 들였다.

    핀터레스트 보드의 전투라 부를 만했다. “이 부지를 확보한 후, 각자 핀터레스트 보드를 만들어 서로에게 보여줬거든요.” 파리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활동하는 패션 디자이너 조셉 알투자라(Joseph Altuzarra)가 말했다. 그는 햄프턴 워터밀의 작은 마을과 농장 지대 사이에 있는 이곳을 세스 와이스먼(Seth Weissman)과 함께 꿈의 휴식처로 꾸몄다. “제가 원하는 것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다이안 키튼이 살던 그런 집이었죠. 아름다운 부엌과 수국이 가득한 집이오.”

    인테리어에 대한 둘의 끊임없는 의견 교류는 자칫 불화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다행히 좋은 결과물로 드러났다. 와이스먼이 “이곳은 우리의 사랑스러운 자식이나 마찬가지예요”라고 말하며 두 살배기 엠마와 갓 태어난 샬롯을 데리고 주말마다 쉬러 오는 침실 여덟 칸의 집을 가리켰다. HWKN 아키텍처를 설립한 마티아스 홀위치(Matthias Hollwich) 소장의 도움으로, 알투라자는 와이스먼의 요청에 따라 테두리 장식 없이 다섯 개의 뾰족한 지붕에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삼나무 너와를 얹었다.

    “우리 둘 다 그 집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비전을 세웠어요. 덕분에 집의 많은 부분이 저나 세스를 닮은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는 우리 두 사람을 합친 것처럼 보이죠.”

    조셉 알투자라(왼쪽)와 세스 와이스먼이 딸과 함께 스튜디오 지안카를로 바예(Studio Giancarlo Valle) 소파에 앉아 있다.

    시멘 요한(Simen Johan)의 사진이 압도적인 다이닝 룸. 압사라(Apsara) 조명, 갈로티앤라디체(Gallotti&Radice) 의자, 사라 팔로마(Sara Paloma) 꽃병, 페이 투굿(Faye Toogood)의 사이드 의자를 두었다.

    가족이 자주 모이는 거실엔 로슨 페닝(Lawson-Fenning) 탁자와 의자, 수피안 자리브(Soufiane Zarib) 러그, 샤를 프레제(Charles Fréger)의 사진 작품이 있다.

    슈마허 패브릭으로 제작한 드미트리앤코 소파 뒤에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의 사진을 걸었다. 로건 그레고리(Rogan Gregory)의 거울, 비욘 빈블라드(Bjørn Wiinblad)의 칵테일 테이블, 블라디미르 카간(Vladimir Kagan) 의자로 거실을 채웠다.

    알투자라와 와이스먼은 2005년 듀벳(Duvet)이라는 뉴욕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와이스먼은 “빈대들이 우글댔죠”라고 무표정하게 말했다(이불을 뜻하는 듀벳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금은 없어진 그 클럽의 전략은 테이블 대신 침대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알투자라는 스워스모어(Swarthmore) 칼리지를, 와이스먼은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한 해였다. 그들은 와이스먼이 상업 지구의 공동소유권을 갖고 있던 파이어 아일랜드의 공간에서 함께 초여름을 보냈다. 그러다 2014년부터는 햄프턴을 찾기 시작했다.

    알투자라는 지방시에서 마크 제이콥스와 리카르도 티시 밑에서 일한 후, 200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론칭했다. 초창기부터 줄리안 무어, 리한나 같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았다. 이 브랜드는 유럽의 품위와 클래식한 미국 스타일을 조합하고 프렌치 걸 스타일을 살짝 가미함으로써 명성을 얻었다. 올해 멧 갈라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슈퍼모델 프레셔스 리, 영화 <마블러스 미스 메이슬(The Marvelous Mrs. Maisel)>의 스타 레이첼 브로스나한이 그의 옷을 입었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작업 태도로도 유명한 그는 패션계에서 비교적 일찍 컬렉션 작업을 해내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일반적으로 뉴욕 디자이너들은 9월의 패션 위크를 위해 늦여름에 준비한다. 하지만 알투자라의 패션 스튜디오는 여러 시즌을 미리 작업하기 때문에 그는 여름내 햄프턴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그는 타이밍의 귀재다. 이 커플은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많은 뉴욕 시민이 도심에서 몰려나오기 훨씬 전인 2019년 7월에 이 집으로 이사했다(와이스먼에 따르면 그곳은 2020년 여름에 알투자라의 위성 스튜디오가 되었다). “우리가 이 집에 처음 머문 것은 7월 4일 주말이었습니다. 아직 가구가 다 들어오지 않아 피자와 파스타를 배달시키고 거실에서 피크닉을 즐기던 때가 떠오르는군요.” 알투자라가 말했다. “세스와 나는 주말 내내 몸 여기저기를 꼬집어봤어요. 여기가 우리 집이라니, 믿기지 않았거든요.”

    별장에는 작업실도 마련했다. 스칼라만드레(Scalamandré) 패브릭으로 제작한 로슨 페닝 소파, 일 그래니토(Il Granito) 탁자, 프랑코 알비니(Franco Albini) 램프. 룸앤보드(Room&Board) 책상은 알투자라뿐 아니라 브랜드의 팀원들도 자주 활용한다.

    크리스토프 델쿠르(Christophe Delcourt)의 침대, BDDW의 벤치, 아파라투스(Apparatus) 조명 등이 자리한 침실.

    놀이방은 딸이 마음껏 뒹굴 수 있도록 앤스로폴로지(Anthropologie)의 푹신한 러그를 깔았다. 시멘 요한의 사진을 걸고 라마 흔들의자를 비롯해 각종 인형을 뒀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시 그린(Josh Greene) 덕분에 피자 박스는 이제 자취를 감췄고 가구가 제자리를 찾았다. 그 결과 알투자라가 좋아하는 공간이 탄생했다. “저는 아주 초창기부터 분홍빛 거실을 꿈꿨죠.” 알투자라가 말하면서, 그곳에서 보석 같은 자태를 뽐내는 발그레한 분홍색 슈마허(Schumacher) 패브릭으로 제작된 드미트리앤코(Dmitriy&Co.)의 모던한 소파에 대해 말했다. “온갖 종류의 핑크 톤, 둥글둥글한 가구, 다양한 텍스처를 좋아해요. 벽난로도 좋아하고요. 여름, 겨울 가리지 않고 매일 밤 책을 들고 벽난로 앞에 누워 있죠.”

    2층에 자리한 알투자라의 사무실은 그가 컬렉션을 스케치하는 본부다. 종종 그와 함께 일하는 여성 디자인 팀이 찾아온다. 와이스먼의 사무실은 아래층에 있다. “저는 부엌 식탁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가 설명했다. “늘 음식 근처에 있기를 좋아하죠.” (그들은 격식을 차린 다이닝 룸이 이 집에서 가장 활용도가 낮은 공간임을 인정했다.) 조셉의 어머니 캐런 알투자라(Karen Altuzarra)가 이 집을 자주 찾는다. 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녀는 알투자라 이사회 의장이다. 이 집에서 그녀가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텃밭이다. 블랙베리, 라즈베리, 딸기, 고추와 케일이 자란다. 정원의 나머지 공간은 스튜디오 릴리 퀑(Studio Lily Kwong)의 컨설팅을 받아 서머힐 랜드스케이프(Summerhill Landscapes)가 디자인했다(퀑은 알투자라의 사촌이며 때론 브랜드의 뮤즈가 된다).

    가족은 뉴트럴 컬러의 벨기에 리넨으로 꾸민 아지트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두 살배기 아이에게 그다지 이상적이지는 않다고 이 커플은 인정했다. “친구들 모두 ‘너희 미쳤니?’라고 물었어요.” 와이스먼은 크림색 소파와 하얀색 모로코 카펫을 가리키며 말했다. 알투자라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와 종종 협업한 섬유 공장에서 조달한 둥글납작한 시어링을 씌운 의자 두 개를 가리켰다. 그의 패션 커리어와 집 인테리어 사이에 창조적 교차점이 있었을까? “명확한 비전을 갖고, 그 비전을 표현할 수 있어야 디자인입니다. 자신감을 주는 드레스든, 평온하고 차분함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든, 둘 다 디자인을 통해 분위기나 느낌을 표현하는 거죠.” 그는 알투자라의 리테일 전초기지를 만들면서 얻은 깊은 통찰력 덕분에 이 집의 실내장식이 탄생했다며 공을 돌렸다.

    이 커플은 누구에게도 핀터레스트에 무드보드 만들기를 다시는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딸이 더 큰 침실을 갖게 되면 아이가 직접 방을 꾸미게 할 생각이다. 선택권을 줘야 아이가 더 기뻐할 테니. “우리는 그 아이에게 벽지를 고르라고 하겠지만, 사실 조셉은 사전에 골라놓은 선택지 세 가지를 줄걸요”라고 와이스먼이 웃으며 말했다. (VK)

    에디터
    김나랑
    Derek Blasberg
    사진
    Ngoc Minh Ngo
    스타일리스트
    Mieke ten H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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