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패션의 여왕,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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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패션의 여왕,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유산

2023-01-06T17:55:40+00:00 2023.01.03|

지난주,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이패션에 ‘반항’이라는 코드를 처음으로 적용한 그녀는 실로 다양한 유산을 남겼죠. 그중에서도 오늘 살펴볼 것은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상징과도 같은 ‘진주 액세서리’입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1990년대 중세 영국, 프랑스의 문화와 복식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1993 F/W 컬렉션 ‘앵글로매니아’에서는 진주 액세서리를 반복적으로 등장시켰죠. 펑크의 대모인 그녀가 중세 상류층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진주를 사용했다는 점에도 다분히 계층을 뒤흔드는 전복적 의도가 숨어 있음은 물론입니다.

그중에서도 세 줄의 진주를 겹겹이 쌓아 올려 완성한 로고 초커는 1558년부터 44년 동안 영국을 통치한 엘리자베스 1세가 착용한 목걸이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습니다. 영국 황실의 왕관을 활용해 브랜드의 로고를 직접 고안한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진주 액세서리의 인기에 힘입어 영국 패션 신의 여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죠.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진주를 활용한 액세서리 제작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진주를 사랑했던 러시아의 황후, 예카테리나 2세에게서 영감받아 진주 스트랩이 달린 드레스를 제작하기도 했죠.

안타깝게도 그녀의 마지막 컬렉션이 되어버린 2023 S/S 컬렉션만 봐도,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전히 진주를 활용해 액세서리를 만들고, 펑크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스타일링을 담당하던 1970년대의 치기와 반항심을 잃지 않았죠. 단지 진주 피스들이 더욱 거대해지고 보다 더 볼드해졌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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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진주 액세서리를 선보인 지 약 3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던진 메시지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벨라 하디드와 티모시 샬라메 등 현재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들이 지금도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초커를 선택하고 있고요.

영국 패션의 여왕은 이제 세상에 없지만, 그녀가 불러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영원히 멈추지 않고 이어질 것입니다. 진주 초커, 기후변화와 전쟁, 인권 유린,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2022년 설립한 ‘비비안 웨스트우드 재단’의 행보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