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더 글로리’ 속 ‘그것’이 명상이었다고?

2023.03.15

by 백지수

    ‘더 글로리’ 속 ‘그것’이 명상이었다고?

    통렬한 복수극에 블랙 유머 한 스푼, <더 글로리>.

    넷플릭스 시리즈 <더글로리>가 공개 사흘 만에 세계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강렬하고 통렬한 복수 시리얼에 가려져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수많은 명장면이 하나씩 회자되고 있는데요. 그중 뷰티 에디터는 ‘발포 비타민’ 컷에 꽂혔습니다. 이 장면만큼은 명백한 ‘마음 챙김’이었습니다.

    극 중 동은과 마주 앉은 여정은 이 소리를 일컬어 ‘마음에 평화를 주는 소리’라 표현했죠. 발포 비타민이 물에 녹는 소리요! 상상만으로도 사운드가 그려지죠? 태블릿이 녹는 약 30초 만이라도 모든 생각을 멈추고 귀를 열 수 있다면 명상을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명상이 좋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꾸준히 명상을 하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회복돼 근육의 긴장과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면역 기능을 회복하게 됩니다. 인간의 감정에 관여하는 전두엽이 활성화돼 뇌의 주파수가 안정되는 효과도 있죠. 문제는 명상이라는 행위가 거창하게 다가온다는 점인데요.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부담을 떨쳐내고, 일상에서 종종 실천할 수 있는 명상법을 익혀봅시다.

    대부분의 명상법에 공통적으로 담긴 핵심은 ‘몸의 감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내가 원하는 곳에 주의를 둘 수 있는 능력이 곧 명상”이라고 설명하며 생각을 줄이고 육체의 오감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명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샤워할 때도 충분히 명상을 할 수 있습니다. 거울을 보지 않고 곧장 샤워기를 틀어 물이 피부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 압력으로 닿는지에 집중해보세요. 약간 따뜻하게 혹은 약간 시원하게 온도가 변화할 때 살갗에서 몸속으로 번지는 감각의 변화를 느껴봅니다.

    약속이 생기면 10분 일찍 도착하세요. 그리고 홀로 앉아 음료를 즐겨봅니다. 지금 앉아 있는 곳이 스타벅스인지, 커피빈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원두 생산지, 음료 가격 등도 무의미합니다. 혀의 어느 부분이 가장 쓰게 느껴지는지, 입안 점막을 감싸는 커피의 질감이 까칠한지 부드러운지, 따뜻한지 미지근한지 느껴보세요.

    음악을 듣지 않고 걸어보세요. 나의 발바닥 어디가 먼저 지면에 닿는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며 체중의 압력을 분산하는지 손과 허벅지가 스치면 어떤 소리가 나는지 반복해서 듣습니다.

    <더 글로리>의 발포 비타민 소리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이게 독일산이었던가?’, ‘마시기 전보다 힘이 나겠지’, ‘녹는 속도가 늦네’ 같은 머리로 하는 생각은 잠시 넣어두세요. 여정과 동은이 그랬듯, 태블릿이 유리컵에 빠질 때 들리는 ‘퐁당’, 처음에 강렬하게 기포가 발생하며 들리는 ‘쏴’, ‘부글부글’이 ‘바글바글’로 잦아들다 종국에 ‘자글자글’을 거쳐 아주 고요한 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주의 깊게 듣는 거예요. 어때요, 명상 참 쉽죠?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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