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스타일

빈티지 입고 레드 카펫에 오르는 스타들

2023.03.15

by 안건호

    빈티지 입고 레드 카펫에 오르는 스타들

    시상식의 가장 큰 묘미는 레드 카펫을 걷는 스타들의 화려한 스타일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지난해 Y2K 스타일이 대유행하는 등 과거의 스타일에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사람이 많았는데요. 할리우드의 셀럽도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당시를 지배하던 디자이너의 아카이브 피스를 입고 시상식에 참석하는 스타가 점점 늘고 있거든요. 어떤 스타가 어떤 디자이너의 아이템을 선택했는지, 함께 볼까요?

    Getty Images
    Courtesy of Jean Paul Gaultier, 2008 S/S Couture

    최근 열린 베니티 페어의 오스카 애프터 파티에서 켄달 제너는 장 폴 고티에의 2008 S/S 꾸뛰르 드레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비늘을 연상시키는 텍스처와 넓게 퍼진 밑단 덕분에 한 마리의 인어 같은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

    Getty Images

    마리옹 코티아르 역시 2008년에 같은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고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바 있는데요. 지금까지도 회자되던 그녀의 레드 카펫 룩을 켄달 제너가 색깔만 바꿔 재현한 겁니다. 15년의 시간이 무색하게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뽐냈죠.

    Getty Images
    Courtesy of Chloé, 2001 S/S Collection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지난 3월 1일에 열린 ‘빌보드 우먼 인 뮤직’에 참석하며 끌로에의 2001 S/S 컬렉션에 등장한 아이템을 활용했는데요. 말 프린트 덕분에 그런지한 느낌이 풍기는 끌로에의 팬츠를 타이트한 레더 톱과 매치하며 Y2K의 정석 같은 룩을 선보였습니다. 무엇이든 원조만 한 것이 없는데요, 2001년에 출시된 아이템을 활용하니 Y2K 무드가 더 사는 느낌이죠?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당시 끌로에를 이끌던 스텔라 맥카트니가 최근 선보인 2023 F/W 컬렉션에서도 말 프린트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그녀는 심지어 일곱 마리의 백마와 함께 쇼의 시작을 알렸는데요. 끌로에의 2001 S/S 쇼가 그런지하고 섹시했다면, 23년이 지난 2023 F/W 시즌에 그녀가 선보인 쇼는 정반대의 고풍스러운 룩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렇듯 셀럽이 아카이브 피스를 입고 등장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성향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Getty Images
    Courtesy of Versace, 1994 F/W Collection

    SAG 어워즈에 참석한 제나 오르테가는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에 나온 웬즈데이 아담스 특유의 스산한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 30년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그녀의 선택은 베르사체 1994 F/W 컬렉션의 원 숄더 드레스를 변형한 오프숄더 드레스. 티파니의 주얼리와 지미 추의 힐 등을 함께 매치하며 모던함을 한 스푼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Getty Images
    Getty Images

    켄달 제너가 빈티지 드레스를 입어 다른 스타를 소환했다면, 케이트 블란쳇은 패기만만하게 자기 자신을 소환했습니다. 지난 2월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녀는 8년 전 오스카 시상식에서 본인이 입었던 마르지엘라의 드레스를 다시 입고 등장했습니다. 목걸이만 바꿨을 뿐 우아함은 그대로 간직한 채였죠. ‘세상에 드레스가 이렇게나 많은데, 단 한 번의 시상식을 위해 커스텀 메이드 드레스가 꼭 필요할까?’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지 않나요?

    사진
    Courtesy Photos, Getty Image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