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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 잠들다

2023.04.03

사카모토 류이치, 잠들다

세계적인 영화음악 거장이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Facebook / Ryuichi Sakamoto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카모토는 2014년 인두암 진단을 받았으며, 2020년 6월 직장암을 선고받은 후 투병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암이 발병한 후에도 창작 활동을 계속했지만, 결국 투병 중 별세했습니다.

사카모토는 1978년 <사우전드 나이브스(Thousand Knives)>로 데뷔했습니다. 같은 해 일렉트로닉 장르의 선구자인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를 결성해 1983년 그룹이 해체될 때까지 활동을 이어갔죠. 이후 사카모토는 자신의 음악적 영역을 넓혀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skmtgram

사카모토의 음악 인생에서 가장 큰 페이지가 시작된 건 그가 영화음악 작업을 맡으면서부터입니다. 1983년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받고, 1987년에는 영화 <마지막 황제>로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오리지널 음악 작곡상, 그래미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죠.

인두암 투병 중에도 그의 예술적인 영감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음악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새 앨범까지 준비하며 음악을 향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암이 전이돼 직장암을 선고받은 후에도 영화 <베킷>, <애프터 양> 등의 음악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Facebook / Ryuichi Sakamoto

사카모토는 생전에 사회 활동도 활발히 했습니다. 그는 반핵 활동가이자 환경 운동가로서도 활동했죠. 몸이 아파도 시위에 참석해 직접 목소리를 내고, 큰 사건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나서서 위로를 건넸습니다.

한국 대중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2000년 첫 내한 공연을 가진 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 공연을 열고 관객을 만났습니다.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 감독을 맡기도 하고, 2018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2019년에는 국내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의 작업도 맡았죠.

Facebook / Ryuichi Sakamoto

사카모토는 소속사의 말처럼 “끝까지 음악과 함께”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온라인 피아노 솔로 콘서트 무대를 가졌죠. NHK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온라인 콘서트 <류이치 사카모토: 플레잉 더 피아노 2022>가 그의 마지막 무대가 되었습니다. 소속사 측은 “본인의 강력한 뜻에 따라 장례식은 가족끼리만 치르겠다”며 “사카모토 류이치가 좋아했던 구절을 소개하겠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고 그의 삶을 기렸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음악으로 큰 감동을 선사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사카모토의 별세에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슈가는 “선생님, 머나먼 여행 평안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애도했으며, 최근 일본에서 활동을 이어온 배우 심은경은 “당신의 음악은 언제나 나를 뒤흔들어놓았고, 나는 그 안에서 무한한 영감을 얻었다. 예술가로서 어떻게 이 세계와 마주 봐야 하는지 몸소 보여주신 사카모토 님”이라며 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skmtgram

살아 있는 동안 아름다운 세계를 선사한 사카모토 류이치. 비록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음악의 물결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서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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