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생태계와 공생을 꿈꾸는, 로랑 그라소의 두 번째 개인전

2023.05.22

by 김나랑

    생태계와 공생을 꿈꾸는, 로랑 그라소의 두 번째 개인전

    Laurent Grasso, Anima, 2022, Film HR, 18’ 14” ©Laurent Grasso / ADAGP, Paris,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another nature

    생태계와 공생하는 작가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가 페로탕 도산파크에서 두 번째 개인전 <아니마(Anima)>를 연다. 영상 작품 ‘아니마(Anima)’(2022)를 비롯해 나뭇가지 끝에 눈이 달린 청동 조각 ‘파놉테스(Panoptes)’(2022), 신비로운 빛을 내뿜는 오닉스로 만든 조각 ‘미네르바의 헬멧(The Helmet of Minerva)’(2023) 등이 안착한 신비로운 숲은 6월 17일까지 방문할 수 있다.

    7년 만에 방한했다. 전시명을 ‘아니마’로 한 이유는? 내 작업은 한국 정서와 공명한다. 자연을 단순한 사물로 바라보지 않고 생명체로 여긴다는 점이 그렇다. 전시명 ‘아니마’도 영혼, 생명을 담은 호흡 등을 뜻한다. 기회가 되면 전시장에 방문하기 바란다. 나는 특정 작품을 강조하기보다는 전시 전체가 하나의 매체가 되길 바란다.

    당신에게 영상은 핵심 매체다. 특히 지난해 가을 파리에서 처음 공개한 ‘아니마’(2022) 영상 작품이 인상적이다. 환경 사학자 그레고리 케네(Gregory Quenet)와 수년간 협업해 신비로운 숲과 동식물을 담았다. 생태계의 모든 동식물, 돌 등이 인간과 동등한 존재임을 말하고 싶다. 늘 새로운 기술에 열려 있는데 이번엔 라이다(LiDAR, 발사한 펄스 레이저가 대상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 거리와 형상을 이미지화하는 기술)를 사용해 풍경을 스캔했다. 라이다가 물체를 통과해 그 내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하고, 현실에서 불가능한 움직임을 재현한다. 덕분에 다른 현실에 안착한 것 같은 영상을 완성할 수 있었다.

    영상 사운드도 전위적이다. 내 작품에서 사운드는 매우 중요하다. 마릴린 먼로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블론드>의 음악을 맡기도 한 워런 엘리스(Warren Ellis)가 작곡했다. 그의 사운드가 작품을 정신적인 부분까지 연결해줬다.

      에디터
      김나랑
      포토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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