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오페라 가르니에와 박세은과 별의 시

2023.05.26

by 손기호

    오페라 가르니에와 박세은과 별의 시

    Stairway to Heaven 파리오페라발레의 동양인 최초 에투알 박세은이 샤넬의 2023년 봄여름 오뜨 꾸뛰르 컬렉션을 입고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에서 <보그>와 만났다. 극장에만 들어서도 우리를 압도하는 중앙 계단 위 박세은. 트라페즈 실루엣의 황금 베이지 톤 롱 재킷을 입었다.
    On the Balcony 샤넬과 발레의 역사는 191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가브리엘 샤넬이 러시아 발레단의 의상을 맡으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100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2020년부터는 파리오페라발레를 후원해왔고, <보그>와 박세은, 샤넬의 만남은 그렇게 해서 이뤄졌다. 그녀가 입은 블랙 실크 드레스는 에투알을 위해 완벽한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Mirror, Mirror 오페라 가르니에는 <보그>와 샤넬, 박세은의 만남을 위해 굳게 닫힌 문을 열어주었다. 샤넬을 상징하는 ‘판타지 트위드’ 소재의 꾸뛰르 재킷과 쇼츠를 입은 박세은이 오페라 가르니에의 복도에서 포즈를 취했다.
    Lady of Lace 파리오페라발레 단원들이 오가는 연습실 복도. 샤넬 오뜨 꾸뛰르에서 만날 수 있는 섬세한 자수 장식의 화이트 레이스 드레스를 입었다.
    Shine Through 파리에서 가장 화려한 건물로 손꼽히는 오페라 가르니에. 파리오페라발레의 극장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에투알에 오른 박세은. 그녀가 입은 샤넬 공방의 자수 장식 드레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그>는 지난 2021년 6월 파리오페라발레의 에투알이 된 박세은과 만났다. 2011년 입단 이후 10년 만에 동양인 최초로 가장 화려한 왕관을 물려받은 셈이었다. 우리는 그녀와 함께 오뜨 꾸뛰르 화보를 촬영했다. 발레리나답게 곧은 몸을 지닌 그녀와의 화보는 새로웠고, 그만큼 아름다웠다. 그리고 2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번엔 그녀의 일터이자 파리에서 화려한 건물로 꼽히는 오페라 가르니에가 만남의 장소였다. 여기에 꾸준히 발레를 후원하는 샤넬이 함께했다. 샤넬의 2023년 봄여름 오뜨 꾸뛰르 컬렉션을 입고 <보그>와 특별한 촬영을 마친 박세은이 우리에게 그 소감을 전해왔다.

    오페라 가르니에 촬영은 자주 오는 기회는 아니다. 일터에서 화보를 촬영하는 소감은 어떤가? 꼭 한 번 촬영해보고 싶었다. 막연히 하게 되면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 <보그> 촬영 덕분에 한마디로 왕관을 쓴 느낌이다(웃음).

    촬영에는 샤넬 오뜨 꾸뛰르 컬렉션이 함께했다. 파리를 상징하는 발레단의 에투알로서 샤넬을 바라보는 이미지는 어떤가? 에투알이 되고 나서부터 갈라 쇼나 오늘 같은 촬영으로 샤넬을 예전보다 자주 만나게 된다. 10여 년 전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샤넬의 발레 의상을 처음 입어봤다. 보통 발레복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블랙 컬러가 들어가서 시크한 인상을 받았다. 샤넬이 제작한 <바리아시옹 (Variations)>이라는 작품 의상은 수작업으로 완성한 그 섬세함이 놀라웠고, 하늘하늘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일반적인 발레복의 튀튀는 세 겹 정도로 만드는데, 그 의상에는 튀튀가 무려 열네 겹이었다. 프랑스 발레와 아주 잘 어울리는 메종이라고 생각한다.

    패션과 발레는 항상 밀접하게 연결된다. 발레 의상을 입을 때와 샤넬 오뜨 꾸뛰르 의상을 입을 때 다른 점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둘 다 무겁다(웃음). 발레 의상은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상이지만, 오뜨 꾸뛰르는 자신만을 위한 옷이라는 점이 가장 다르다.

    패션을 즐기는 편인가?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침에 오페라 가르니에에 와서 연습복으로 갈아입고 훈련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단순한 일상을 보낸 적이 많다. 그래서 대부분 스니커즈와 진 차림의 캐주얼한 스타일로 지내는 걸 좋아한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기 때문에 사실 어제 입은 옷 그대로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웃음). 하지만 특별한 피스에 마음이 간 적도 물론 있다. 바로 오늘 촬영 덕분에 만난 샤넬의 골드 앵클 부츠처럼!

    2021년 <보그> 인터뷰에서 ‘오늘의 발레’를 하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답했다. 오늘의 박세은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지금은 어떤 의미에서 더더욱 ‘오늘의 발레’를 하는 것 같다. 이제 엄마가 된 지 3개월 정도 지났다. 그러다 보니 나만 생각하던 과거와 달리 해야 할 일이 두 배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장점도 많다. 춤을 추는 동안 백일을 막 지낸 딸아이를 생각하면 감정선이 더 섬세해지는 느낌이다. 프랑스 내에서 내가 상상한 것보다도 훨씬 대단하게 여겨지는 에투알이 된 후, 능력만 된다면 원하는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자유와 여유로움을 얻었다. 마음 졸이는 일은 어느 정도 줄었지만 예술가는 오늘을 잘 살아야 원하는 내일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은 변함이 없다. (VK)

    Power Wave 물결무늬를 닮은 밑단의 블랙 드레스. 투명한 소재의 밑단 장식을 여러 개 겹쳐서 완성했다.
    Free Move 연극적 실루엣을 더한 샤넬 2023년 봄여름 오뜨 꾸뛰르 컬렉션 중 파이에트 자수를 놓은 재킷과 롱스커트.
    Sitting Pretty 반짝이는 리틀 블랙 재킷과 롱스커트의 만남.
    The Last Hurray 오페라 가르니에의 아름다운 복도와 잘 어울리는 샤넬의 자수 장식 드레스.
    Profile Portrait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현실을 위한 디자인의 오뜨 꾸뛰르 컬렉션을 꿈꾼다. 자수 장식 보디수트 역시 그중 하나.
    Main Attraction 오페라 가르니에 입구를 장식하는 중앙 계단에 선 박세은. 트라페즈 실루엣은 밀리터리 스타일을 닮았다. 의상은 샤넬(Chanel)의 2023년 봄여름 오뜨 꾸뛰르 컬렉션.
      포토그래퍼
      The Bardos
      에디터
      손기호
      스타일리스트
      Sina Braetz
      헤어
      Lili Choi@Calliste Agency
      메이크업
      Mayu Morimoto
      프로덕션
      배우리(Woori Bae)
      SPONSORED BY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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