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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 돌란의 전환점

2023.07.06

자비에 돌란의 전환점

전에 없던 것을 보여주며 세상을 놀라게 한 영화감독 자비에 돌란.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천재 감독’, ‘칸의 총아’ 같은 수식어가 붙었죠.

19세에 감독, 각본, 주연을 맡아 선보인 장편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를 시작으로 <로렌스 애니웨이>, <탐엣더팜> 등을 거쳐 <마미>에 이르기까지, 자비에 돌란은 자기만의 세상을 스타일리시하게 펼쳐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돌란이 제작한 영화 <단지 세상의 끝>, <존 F. 도노반의 죽음과 삶>, <마티아스와 막심>은 예전만큼 주목받지 못했죠. 흥행이 부진했고 비평가들의 평점도 낮았습니다. 일각에서는 그의 연출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젊은 천재를 향한 세간의 기대가 그의 어깨를 짓눌렀던 걸까요? 결국 돌란은 영화와 멀어지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는 지난 5일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돌란은 “아무도 보지 않는 프로젝트에 2년을 투자하고 싶지 않다. 이런 실망감을 느끼기에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은 열정을 쏟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2023년이고 세상은 크게 바뀌었다”며 “나는 더 이상 그 세계(영화)에서 이야기를 하거나 나 자신과 소통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돌란은 영화에서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 주변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로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예술은 쓸모없고 영화에 헌신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라고 털어놨습니다.

돌란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친구 및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넌지시 드러냈죠. 그는 “시골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며 “단지 다른 것, 다른 경험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젠가 돌란의 생각이 바뀌어 새로운 영화를 만들지, 영영 영화에 안녕을 고할지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 다만 그의 세계는 여전히 크고 아름답다는 것, 그리고 그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선보일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포토그래퍼
SHAYNE LAVERD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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