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비의 가장 아이코닉한 패션 유산 ‘검은 양 스웨터’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수년에 걸쳐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패션 역사에 잊을 수 없는 흔적을 남겼습니다. 왕실의 복장 규정이나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웠던 그녀는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통해 내면의 외침을 대신하곤 했죠. 그녀의 웨딩드레스나 ’리벤지 드레스’라는 별명을 얻은 블랙 벨벳 드레스가 여전히 회자되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이애나 비의 패션 중 가장 상징적인 유산 중 하나는 바로 ‘검은 양 스웨터(Black Sheep Sweater)’입니다. 그녀가 착용한 의류 중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건 우아한 이브닝 가운이나 화려한 액세서리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컨트리 캐주얼 니트인 검은 양 스웨터죠.

14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검은 양 스웨터가 114만여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무려 15억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이제 검은 양 스웨터는 다이애나 비가 착용한 의류 중 최고가인 데다 그동안 경매에서 판매된 모든 스웨터를 통틀어 가장 가치 있는 스웨터가 되었습니다.

검은 양 스웨터는 ‘웜 앤 원더풀(Warm & Wonderful)’에서 1979년 선보인 디자인입니다. 다이애나 비가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 국왕과 약혼한 직후인 1981년 6월 폴로 경기장에서 입었죠. 붉은색 바탕에 흰 양 떼가 있고, 그중 검은 양 한 마리가 들어가 있어 ‘검은 양 스웨터’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웜 앤 원더풀 측은 1981년 다이애나 비가 이 스웨터를 입은 후 소매가 손상됐다며 수선이나 교체를 문의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 후 다이애나 비 측에 새 스웨터를 보내고 원래 스웨터도 수선해 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간 웜 앤 원더풀의 창립자 조안나 오스본(Joanna Osborne)의 다락방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오스본은 스웨터 수선을 의뢰한 편지와 함께 경매에 부쳤으며, 이번 경매의 낙찰자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흰 양 떼 속에 있는 검은 양 한 마리가 다이애나 비가 영국 왕실에서 홀로 문제아 취급을 받으며 겪은 비운의 인생을 예고한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다이애나 비는 개의치 않았죠.) 외톨이를 상징하면 어떻고, 강인함을 상징하면 또 어떤가요. 어쨌든 검은 양 스웨터는 지금까지도 다이애나 비의 가장 아이코닉한 아이템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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