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포드 없는 톰 포드 2024 Summer Collection
“톰 포드를 누가 대체할 수 있을까요?”
모두가 한 번쯤 했을 법한 질문입니다. 톰 포드 없는 톰 포드의 첫 번째 컬렉션, 2024 Summer Collection이 지난 9월 21일 밤 열렸습니다. 피터 호킹스(Peter Hawkings)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이번 밀라노 패션 위크의 최대 화제로 떠올랐죠.
컬렉션에는 실제로 톰 포드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런던의 폭우로 비행기가 결항되면서 아쉬운 상황이 연출됐죠. 톰 포드에게서 미리 소식을 들은 호킹스는 “톰은 내게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다”라고 말하며 “그는 ‘디테일에 대한 당신의 관심은 환상적이에요. 정말 멋질 거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해줬다”고 그의 이야기를 전했죠. 두 가지 면에서 톰의 말이 모두 맞았습니다.
톰 포드가 구찌에 있던 시절부터 함께해온 호킹스는 이탈리아 장인 정신과 탁월함을 기반으로 톰 포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는 1960~1970년대를 풍미했던 최초의 흑인 커버 걸, 도니알 루나(Donyale Luna)에게 영감받아 쇼를 꾸렸습니다. 모든 것이 농익었던 1970년대의 화려함에 은밀히 숨어 있는 섹시함을 드러내 보였죠.
호킹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 이전부터 톰 포드의 남성복 컬렉션을 담당했습니다. 톰은 LA에서 여성 컬렉션을 맡고 있었죠. 그렇기에 이번 여성 컬렉션 작업에 대한 여러 질문에 그는 “내가 늘 남성복을 만들면서 그 옆에 서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 여자의 옷을 만들게 되었다니, 정말 신이 난다”라고 답했죠. 그에게는 이미 답이 있었던 겁니다. 실제로 호킹스는 데뷔라고 말하기에는 완성도가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톰 포드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이야기를 만들었죠. 화려함, 섹시함, 우아함, 아름다움이란 코드가 묻어 있었습니다.
컬렉션은 1996년 봄 구찌의 상징적인 쇼에서 포드가 선보인 조각 벨트 버클을 시작으로, (화이트 대신) 블랙 롱 드레스를 스타일링하고 특유의 컷아웃은 쇄골이나 허리가 아닌 등으로 옮겨놓았죠. 대신 셔츠의 단추를 배꼽까지 풀어 익숙한 톰 포드의 관능미를 표현했습니다.
톰 포드 시절 구찌의 아이코닉했던 벨벳 팬츠 수트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인조 악어가죽, 새틴 등 소재를 달리하면서도 호킹스는 ‘품질’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제조업체를 바꾸고, 신발을 아름다우면서 편하게 만들었다. 톰 포드의 모든 테일러링을 제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죠. 그러니 이번 2024 Summer Collection 수트들은 구매해놓아도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테일에 대한 톰 포드의 평이 틀리지 않은 거죠.
톰 포드는 영화 <싱글 맨>을 만든 후 영화와 패션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때 영화는 ‘영원’하지만 패션의 방점은 ‘새로움’에 있다고 말했죠. 동시에 “충격적이고 놀랍고 아름다운 요소를 새롭게 조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고요. 그 점에서 있어서도 톰 포드의 말은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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