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미래, 런던 패션 위크 2024 S/S

미리 도시를 달군 ‘보그 월드: 런던’ 덕분일까요? 런던 패션 위크는 넘치는 인파와 에너지로 가득했습니다. 낮에는 우아한 영국 귀족 문화를 담은 어덤과 버버리의 아웃도어 패션을 즐겼다면, 밤에는 노울스의 Y2K를 반영한 언더 펑크 록으로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식이었죠.
5일간의 대장정은 스테판 쿡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멀버리와 협업해 지속 가능한 소재로 만든 27개 가방 컬렉션과 함께 말이죠. ‘자기애’를 아프로디테의 탄생 과정으로 표현한 디 페차가 다양한 체형의 모델을 통해 보디 포지티브를 보여준 것처럼 런던은 나이에도 다양성을 부여했습니다. 유돈 초이는 한국 슈퍼모델 출신 최미애를 런웨이에 오랜만에 등장시켰고, 꿈속을 표현한 아쉬시 굽타는 워킹마저 유쾌한 백발의 시니어 모델을 앞세웠습니다.
문화적인 공간을 쇼장으로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록산다는 바비칸 센터를 수도사가 연상되는 모자와 드레스로 채웠고, 몰리 고다드는 옥션 하우스 크리스티에서 안팎을 뒤집은 듯한 스티치 디테일을 더해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2D 의상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3D 실루엣에 도전한 디자이너들이 눈길을 끌기도 했죠. 시몬 로샤는 핑크색 장미를 투명한 드레스로 감싸 발레리나에게 던지는 부케를 형상화했고, JW 앤더슨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점토를 떠올리며 투박하게 빚은 듯한 입체적인 후디와 반바지를 완성했습니다. 매티 보반은 옷감을 분해하고 합치는 방식으로 1980년대 미국 파티 드레스를 압도적인 크기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무려 600개가 넘는 비즈로 만든 아름다운 드레스로 존재감을 드러낸 수잔 팡도 빼놓을 수 없죠.

“컬렉션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폐하에게 바칩니다.” 데이비드 코마의 말처럼 런던 패션 위크는 영국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아우르며 다채로움을 자랑했습니다. 그렇기에 런던의 동서남북을 오가며 바쁘게 달려야 했죠.
2024 S/S FASHION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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