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이자 뜨거웠던 안녕, 파리 패션 위크 2024 S/S
파리 패션 위크를 끝으로 2024 S/S 컬렉션의 막이 내렸습니다. 누군가에겐 새로운 시작이고, 누군가에겐 뜨거운 안녕이었던 이번 파리 패션 위크는 그 어느 때보다 디자이너 본연의 특기에 충실한 시즌이었습니다.
뉴욕을 벗어나 파리에서 처음 쇼를 진행한 피터 도는 건축적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컬렉션을 선보였고, 까르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루이스 트로터는 간결하고 담백한 지금의 까르벵을 재정의했습니다. 해리스 리드는 니나 리치를 특유의 과감함으로 새롭게 풀어냈고요. 한편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아름다운 이별을 고한 디자이너도 있었습니다. 센강변에서 마지막 끌로에 쇼를 펼친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본인의 해방감을 경쾌한 춤사위로 표현했어요. 리 알렉산더 맥퀸의 뒤를 이어 26년간 알렉산더 맥퀸을 이끈 사라 버튼은 자신의 마지막 컬렉션 피날레가 끝나자 감격에 찬 얼굴로 등장했습니다. 쇼장의 모든 사람들이 뜨거운 기립 박수로 그녀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격려하는 장면은 뭉클하기까지 했죠.
파리를 대표하는 하우스 브랜드 생 로랑과 지방시, 디올, 샤넬, 루이 비통은 지금을 지배하는 트렌드인 ‘조용한 럭셔리’를 그들만의 시선으로 표현했습니다. 일회성 이벤트를 위해 만든 극단적 패션보다는 단순하고 간결하게 본질에 충실한 방식을 택한 것이죠.
한편 컬렉션 자체를 하나의 드라마처럼 역동적으로 구성한 브랜드도 있었습니다. 모델의 워킹에 따라 무대를 말 그대로 ‘박살’ 낸 꾸레주, 모든 불을 끄고 꽃과 살아 있는 나비로 채운 테라리움 드레스를 선보인 언더커버, FKA 트위그스의 공연으로 시선을 끈 발렌티노, 자주색과 노란색 스모그, 꽃이 흩날리는 드라마틱한 광경을 연출한 릭 오웬스, 어머니를 오프닝 모델로 내세운 뎀나의 발렌시아가 등이 있죠.
파리 패션 위크의 마지막은 미우치아 프라다의 미우미우가 장식했습니다. 그녀는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종류의 옷을 독보적 방식으로 스타일링했죠. “단 하나의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여러 결의 아름다운 것들을 통해 삶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는 각각의 독특한 개성을 포용하고 싶었어요.” 미우치아의 말처럼 결국 패션의 본질은 다양한 방식의 아름다움을 찾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있습니다. 2024년 봄, 여름 컬렉션을 통해 드러난 패션의 본질은 이토록 솔직하고 아름다웠습니다.
2024 S/S FASHION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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