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보다 혈당,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식이 지표
칼로리 계산이 무용한 일로 여겨지는 요즘, 영국 <보그> 뷰티 & 웰니스 에디터 한나 코츠(Hannah Coates)가 몸과 마음, 영혼에 영향을 공급하는 새로운 건강지표를 발견했습니다.
수년 동안 라벨에 적힌 칼로리를 확인하고,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앱에서 식품 칼로리를 추적하며 많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칼로리는 음식이나 음료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가늠하는 척도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난해에 음식 섭취와 관련해 배워온 내용이 거의 잘못되었으며, 칼로리 개념(정부가 권장하는 하루 2,000칼로리 이하를 유지하는 것)도 그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건강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지표는 ‘혈당’이라고 말합니다.
“칼로리는 음식의 영양 밀도나 신체가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두 사람이 같은 머핀을 먹어도 신체 시스템이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음식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맞춤형 영상 서비스 앱과 프로그램인 조(Zoe)의 설립자이자 전염병을 연구하는 팀 스펙터(Tim Spector) 교수는 설명합니다. 그는 “일반적으로 식품 제조업체가 자사의 ‘저칼로리’ 식품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할수록 그 식품의 품질은 더 나빠지고, 우리는 최대 15% 정도 더 과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라고 말했죠. 칼로리 계산을 통한 섭취 제한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혈당이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원리를 이해한다면 더 행복해지고,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영양학자이자 아르타(Artah)의 창립자 리안 스티븐슨(Rhian Stephenson)은 이에 대해 “불균형한 혈당은 통제할 수 없는 갈망과 식욕 조절 장애, 내장 지방 증가뿐 아니라 면역력 저하, 에너지 부족, 감정 기복, 불안, 장 트러블, 집중력 부족, 염증과 함께 여드름, 건선, 습진 같은 피부 문제를 유발합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 및 불임 같은 건강 문제 또한 포도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포도당 여신으로 알려진 생화학자 제시 인차우스페(Jessie Inchauspé)가 말합니다. 그는 “장기적으로 혈당 수치가 급상승하는 횟수가 잦을수록 제2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라고 설명합니다. 혈당이 완만하게 오르내리도록 하면서 인슐린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죠.
음식을 섭취하면 신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인슐린’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인슐린은 몸에 들어온 포도당을 바로 사용할지, 근육과 간에 저장할지, 아니면 나중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방세포에 저장할지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포도당을 섭취하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액에서 포도당을 더 빨리 제거합니다. 즉 당분이 많을수록 인슐린이 더 많이 분비되고,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만 반대로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스티븐슨은 “이로 인해 혈당이 식사 시작 전보다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과도한 혈당은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고, 혈당이 급격히 떨어진 후에는 얼마나 음식을 먹었는지와 상관없이 우리를 배고프게 만들고, 단 음식을 더 찾게 됩니다. 점심시간에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면, 직장에서 오후 4시의 ‘슬럼프’를 경험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2주간의 테스트 기간과 혈당 측정기(당뇨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매일 착용하는)를 통해 다양한 음식에 대한 개인 혈당 반응을 추적하는 조의 영양 프로그램을 시도했을 때, 그 결과가 입증되었습니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은 날에는 급상승(그리고 나중에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난 반면, 집에서 조리한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한 날엔 약간의 기본만 보였습니다.
의약용 혈당 측정기는 비싸기 때문에 299.99파운드를 지불하고 조에서 제공하는 테스트 키트(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 중인 혈당 패치와 같은 것)를 구매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음식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해볼 수 있습니다.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 오젬픽이나 위고비 등이 식후 혈당 수치를 낮추고 식욕을 조절해준다고 하지만, 당뇨병 환자를 제외한 사람들 대부분은 제대로 먹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훨씬 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테스트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시중에서 파는 많은 음식에 설탕이 숨어 있다는 사실과 직접 요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확신이었습니다. 견과류, 씨앗, 허브, 향신료, 채소 등 일주일에 30가지 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몸에 좋고, 지속 가능한 방식인 데다 저렴하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제시가 알려준 쉬운 혈당 관리법도 있습니다. 그녀는 “모든 식사를 채소 한 접시로 시작하세요”라고 권하며 “식사 중 아무것도 바꾸지 않더라도 채소의 섬유질이 장의 윗부분을 보호망으로 코팅해 다음 식사에서 포도당 수치가 급상승하는 것을 방지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말 천재적이죠? 연구에 따르면 식후 산책을 하면 앉아 있는 것보다 혈당 수치를 평균 9.51%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칼로리 계산은 필연적으로 내가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면, 건강한 혈당을 위한 식사는 ‘다이어트’와는 정반대입니다. 무지갯빛 채소나 집에서 만든 닭고기 요리 등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방식입니다.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고, 가장 좋은 점은 건강한 체중이 보너스처럼 주어진다는 거죠. 신체가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나머지 모든 시스템이 제자리를 잡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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