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에서 영감받은 까르띠에 네크리스, 티모시 샬라메와 나눈 달콤한 대화
“발명은 93%의 땀, 6%의 전기, 4%의 증기, 2%의 버터 스카치의 여운으로 만들어진다.” 1971년 진 와일더(Gene Wilder)가 연기한 영화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Willy Wonka & The Chocolate Factory)> 속 윌리 웡카가 남긴 말이다. 이제 초콜릿 공장은 새로운 웡카이자 언제나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내는 티모시 샬라메의 손에 들어갔다. 그래서일까? 스타일 ‘레시피’도 어딘가 달라졌다. 최근 인터넷 세상을 뒤흔든 레드 카펫 룩을 완성할 땐 톰 포드의 핑크 벨벳 턱시도 한 벌, 파리의 유서 깊은 메종의 주얼리, 약간의 빈티지 레퍼런스를 재료 삼았다. 아, 450시간 공들인 작업도 추가해야 했고.
그렇게 해서 사탕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까르띠에 네크리스가 탄생했다. 11월 28일, 티모시 샬라메는 이 네크리스를 착용한 채 영화 <웡카> 월드 프리미어 레드 카펫을 밟았다. “미쳤어요!”라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는 티모시의 목에서는 964개의 에메랄드, 루벨라이트, 핑크 투르말린, 블루 오팔이 빛나고 있었다. 상영을 하루 앞둔 티모시는 <보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꿈꿨던 것 이상이에요”라고 말했다.
까르띠에 앰배서더, 티모시 샬라메는 메탈릭한 톰 포드의 테일러링에 클래식한 저스트 앵 끌루(Juste un Clou) 브레이슬릿을 차거나, 보드 쇼츠에 빈티지 탱크 워치를 더하곤 했다. 시사회가 열리기 몇 달 전, 그는 아틀리에의 주얼리와 워치 제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로르 세레드(Marie-Laure Cérède)를 만나기 위해 파리로 향했다. 그리고 세레드를 만나기 전, 몇 시간 동안 메종의 아카이브 이미지를 샅샅이 훑어보았다. 티모시는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까르띠에는 매우 화려하고 장난기 넘쳐요. 표현력이 풍부하죠”라고 자신만의 분석을 내놓았다. “궁금했어요. 까르띠에 세상 안에서 즐겁고, 발랄하고, 유쾌하다는 건 어떤 모습일지요.” 세레드의 과제는 ‘티모시와 어울리는’ 동시에 ‘다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지극히 까르띠에다운’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강렬한 핑크와 선명한 그린, 유백색 스톤은 까르띠에의 유쾌한 감성을 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레드 카펫 위에서 착용하는 차분한 주얼리(주로 비싼 워치나 빈티지 브로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그간의 레드 카펫 룩만 훑어봐도 알 수 있듯 티모시는 여성은 뭘 입어야 하고, 남성은 뭘 입지 말아야 하는지와 같은 ‘규칙’에 시간을 쏟는 사람이 아니다. 그에게 주얼리를 고를 때도 성별을 고려하지 않는 편이냐고 물었다. 티모시는 “당연하죠”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뉴욕의 공연 예술 고등학교에 다녔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머니가 저를 키우신 방식 때문일 수도 있어요. 저는 항상 그저 제 몸에 맞는 걸 입어왔어요”라고 설명했다.
등을 훤히 드러낸 하이더 아커만의 점프 수트, 루이 비통의 하네스, 라일락 컬러의 라텍스 소재로 만든 프라다 수트. 알다시피 모두 티모시 샬라메에게 ‘잘 맞는 옷’들이다. 하지만 티모시는 자신의 취향이 의외로 단순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사실 얇은 체인 스타일을 좋아해요”라고 입을 뗐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착용했던 스타 오브 데이비드 네크리스는 원작 소설에도 등장했던 거예요. 하지만 또 다른 하나는 제 것이었어요. 영화를 찍기 전 주말 밀라노에서 우연히 구입한 네크리스죠.”
그리고 그 네크리스는 영화 속에서 영원히 빛나는,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티모시는 “네크리스는 집에 잘 보관하고 있어요”라며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이처럼 모두 추억이 깃든 물건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언제나 의미가 담긴 주얼리를 좋아했어요. 여행 중 구입한 팔찌나 가족이 물려준 보석처럼요. 얼마나 비싸고 반짝이는지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감성과 느낌이죠.”
티모시의 새로운 ‘웡카’ 네크리스는 화이트 골드를 베이스로 1,000개에 가까운 보석이 달콤한 무지갯빛으로 빛나고 있다. 무엇보다 색 조합이 독특하다. 창백할 정도로 옅은 파란색과 강렬한 분홍색이라니! 세레드는 “조화롭지 않죠. 대조를 이루는 색이니까요. 그래서 더 대담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네크리스의 운명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가 착용했던 네크리스와 사뭇 다르다. 영화 <웡카> 홍보가 끝나면 티모시의 서랍 대신 까르띠에 컬렉션의 일부로 전 세계 주얼리 전시회장에 걸릴 예정이다. 물론 티모시는 이 네크리스를 언제든 크리스마스 위시 리스트에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메종은 정확한 가격을 매기길 거부했지만, 티모시의 여자 친구로 공공연히 알려진 카일리 제너는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아닌가(그녀 역시 까르띠에 LOVE 브레이슬릿을 애용한다).
하지만 티모시 샬라메는 올해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바라진 않는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는 제 생일(12월 27일)과 매우 가깝거든요. 기대치를 낮추려고요.” 물론 이 느긋한 스타가 깜짝 놀랄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벽을 꽃으로 뒤덮거나 풍선으로 아치를 만드는 등 파티에 일가견이 있는 카다시안 – 제너 가족과 데이트 중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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