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동성 커플도 가톨릭교회에서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동성 커플은 인정하지 않았던 교황청이 마침내 로마 가톨릭 사제들이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도록 승인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18일 교황청이 공개한 교리 선언문에는 “동성 커플에 대해서도 사제가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표현이 담겼습니다. 이 선언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승인을 받았습니다.

교황청은 2021년 동성 결합은 이성 간의 결혼만 인정하는 교회의 교리를 훼손하는 탓에 축복할 수 없다고 선언했으나 이번 선언문에선 이를 대체했습니다. 다만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은 교회의 정규 의식이나 미사 중에 집전해서는 안 되고, 혼인성사와도 다르다는 단서를 달았죠. 하지만 동성 커플을 배제하는 가톨릭교회의 전통과 다른 역사적 결정을 내린 셈입니다.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이 가능해진 데는 그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적인 가톨릭 성향에 맞서 성 소수자(LGBT)를 포용하려는 제스처를 취해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선출된 후 가톨릭교회가 동성애에 대한 도덕적 신조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성 소수자를 따뜻이 맞이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죠. 교황은 지난 2월에도 “동성애를 가진 분들도 하느님의 자식이다. 하느님은 그들을 사랑하신다. 그들과 함께하신다”고 말하며 동성애를 인정하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고요.

기존 교리를 흔들지 않으면서 동성 커플의 축복을 가능케 하는 교리의 부분 변경을 반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선언이 또 다른 반대와 비판에 부딪힐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