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뜨 꾸뛰르 립스틱은 무엇이 다를까?
‘보기 좋은’ 모양새만이 전부는 아니다. 장인이 수공예로 제작한 하이엔드 화장품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멋, 고차원의 퍼포먼스를 겸비한다.
공간의 품위를 높이는 오브제가 뷰티 월드에도 존재한다. 쓰임새를 모호하게 가린 조형적인 외관, 파베 세팅한 주얼리에 견주어도 모자람 없는 예술적인 디자인 등 단순히 바르고 분사하는 소모품을 넘어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화장품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4K 금으로 향수병을 도금하고, 동그란 콤팩트를 보석으로 가득 채워 장식하는가 하면, 크리스털로 화장품 전용 스탠드와 스패출러가 ‘한정판’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장인의 손길과 재료, 시간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이토록 특별한 화장품은 하나의 예술 작품에 가깝다. 눈으로 섬세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직접 포착하고, 손으로 매무새를 직접 만졌을 때 그 가치는 온전히 전달된다.
크리스챤 디올 뷰티는 이제껏 수많은 ‘명작 립스틱’을 내놓았다. ‘루즈 디올’이란 립스틱을 세상에 처음 선보인 무슈 디올의 열정을 계승해 트렌디한 컬러와 강렬한 발색, 혁신적인 포뮬러, 패셔너블한 케이스로 우리 여자들의 마음을 빼앗아온 것은 명백한 사실. 그리고 2023년 하반기, 디올 하우스가 풍부한 유산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한 하이엔드 립스틱을 세상에 공개했다. 이름은 ‘루즈 프리미에(Rouge Premier)’. 케이스와 리필로 구성된 풀 세트가 무려 79만원대에 이르는 그야말로 브랜드 최초의 ‘오뜨 꾸뛰르’ 립스틱이다.
“디올의 정수를 함축한 립스틱을 만들기 위해 오뜨 꾸뛰르 세계를 떠올렸습니다. 전문 기술, 장인 정신, 입술 위에 내려앉는 황홀함이 ‘루즈 프리미에’의 핵심 가치입니다.” 디올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 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의 말처럼 몽테뉴가 30번지, 첫 번째 부티크 ‘콜리피셰’ 벽면을 채웠던 ‘투알 드 주이’ 패턴을 입은 케이스가 첫눈에 들어온다. 손끝에 단 하나의 흠도 느껴지지 않는 곱고 부드러운 표면의 세라믹 케이스는 프랑스 럭셔리 도자기 브랜드 메종 베르나르도와 긴밀한 협업으로 만들었다. 리모주 도자기의 대명사로 1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종 베르나르도, 도자기 공예 전통에 따라 최상의 품질을 만들어내는 아틀리에와의 만남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뷰티와 공예, 서로 다른 분야의 두 하우스는 오랜 기간 쌓아온 전문 기술과 장인 50명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5년간 15단계의 공정을 거치며 최고의 립스틱 케이스를 제작하는 데 심취했다.
고온의 가마에서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 동안 소결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 완벽한 균형을 갖추게 된 도자기에는 크리스챤 디올의 아이코닉한 컬러 펄 그레이로 ‘투알 드 주이’ 패턴을 정교하게 새겼다. 18K 골드를 녹여 완성한 CD 로고의 메달리온 장식을 정점으로 마침내 ‘루즈 프리미에’의 우아한 세라믹 케이스가 탄생한다. 여기에 동일한 ‘스펙’을 지닌 립 브러시, 손거울까지 풍성한 구성으로 선보인다.
고품질의 외관에 걸맞게 그 안에 담기는 립스틱 재질 역시 일품이다. 빛을 비추어 가까이 들여다보면 곱고 매끄러운 파우더 입자가 립스틱 보디를 빼곡하게 뒤덮은 절경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땀 한 땀 수놓은 벨벳 표면처럼 시선이 닿는 곳마다 빛을 발하는 텍스처는 돋보기로 확대해보고 싶을 만큼 탄성을 자아낸다. 입술 위에 발색했을 때는 일말의 뻑뻑함이나 건조함도 느껴지지 않고, 쨍쨍한 발색은 오랫동안 유지된다. 비결은 크리스챤 디올 뷰티만의 플로럴 사이언스를 바탕으로 배합된 포뮬러. 디올 정원에서 수확한 레드 히비스커스 추출물과 시어버터, 호호바 오일을 함유해 입술을 촉촉하고 건강하게 가꾸며 편안하고 감각적인 발림을 제공한다. 디올의 아이코닉한 레드와 누드, 핑크, 코랄, 버건디, 레드 브라운까지 여성에게 가장 사랑받아온 총 12가지 컬러 구성. 여기에 립스틱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요소 하나가 숨어 있다. 바로 24K의 골드 입자. 강렬한 색감은 골드 입자가 효과적으로 빛을 반사하며 더없이 고급스럽고 관능적인 광채로 표현된다.
시각, 촉각, 청각까지 다차원으로 감각을 충족시키는 ‘루즈 프리미에’. 입술에 바를 때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향기 또한 감미롭다. 시트러스-플로럴 루이보스, 베르가모트, 블랙 티와 암브레트 노트가 어우러지며 ‘엄마 화장품’을 연상시키는 립스틱 특유의 포근하고 파우더리한 향기가 아니라, 달콤 쌉싸름하면서도 세련된 터치를 남기는 그런 향이다.
슬슬 피부에 와닿는 기후변화, 통제 불가능의 플라스틱과 온갖 환경오염이 난무하는 지금 결국 짐만 얻는 격의 사치품은 아닌지 의심할 수도 있다. 다만 오늘날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가 그렇듯, 디올 하우스는 지속 가능한 뷰티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 아름다운 화장품으로 우리의 감각을 풍요롭게 한다. ‘루즈 프리미에’ 역시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세라믹 생산 라인을 통해 제작되며, 리필형 립스틱으로 지속 가능한 럭셔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수많은 장인의 손길로 만든 화장품의 미감은 단연 독보적이다. 유구한 유산을 지닌 두 브랜드의 전문성과 정체성의 결정체인 만큼 그 품질 역시 두말할 필요 없다. 적당히 묵직한 중량, 케이스를 닫을 때 조금의 틈도 없이 완벽하게 맞물리는 쾌감과 손에 닿는 세라믹의 부드럽고도 매트한 질감. 어느 요소 하나 뛰어나지 않은 구석이 없다. ‘가격’이라는 유일한 허들을 뛰어넘는 가치는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우리가 두 손과 입술로 경험하는 순간 입증된다.
- 포토그래퍼
- 강혜원
- 프롭
- 전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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