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달 제너는 되고, FKA 트위그스는 안 된다?
모든 게 밝고 희망차야 할 연초지만, 패션계는 분노로 가득합니다. 영국의 광고 규제 기관인 ASA(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가 FKA 트위그스의 캘빈 클라인 캠페인 이미지를 금지했기 때문이죠.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다는 이유였습니다.
결정이 내려지자마자, ASA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ASA의 자문 위원회는 메르트 & 마커스 포토그래퍼 듀오의 이미지가 트위그스를 ‘전형적인 성적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죠. ‘심각한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였습니다. 트위그스의 캠페인 이미지에 비교되고 있는 켄달 제너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죠. 입장문보다는 변명에 가까웠습니다. 모두를 이해시키는 대신, 사람들의 화만 돋웠으니까요.
‘반이 넘게 드러난 나체, 직접적인 시선, 그리고 살짝 벌린 입이 섹슈얼하게 느껴진다.’ 입장문의 또 다른 문장입니다. 남성 배우인 마이클 B. 조던, 애런 테일러-존슨 역시 언더웨어만 입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지만, 그 모습이 ‘섹슈얼하다’는 언급은 그 어디에도 없죠.
자신의 의지로 카메라 앞에 서서 몸을 드러내고, 강렬한 포즈를 취한 흑인 여성을 보며 불쾌감을 느끼는 이들은 대체 누구일까요? 바지를 내리며 카메라를 그윽하게 쳐다보는 켄달 제너의 이미지는 왜 불쾌하지 않은 걸까요? 그녀가 예쁜 백인이기 때문일까요? ASA는 여성의 성을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구시대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 트위그스가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녀는 ‘전형적인 성적 대상’이라는 ASA의 표현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는데요. 캠페인 이미지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을 만큼 큰 고통을 감내해온, 아름답고 강한 흑인 여성이 존재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캘빈 클라인의 다른 캠페인 이미지를 고려해보면, ASA가 이중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고 언급했죠. 트위그스는 글을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제 몸이 자랑스럽습니다. 조세핀 베이커, 어사 키트 그리고 그레이스 존스처럼 경계를 허물며 강인한 여성상을 그려나갈 겁니다. 내 모습을 내가 원하는 대로 표현하게 해준 캘빈 클라인 팀, 그리고 메르트 & 마커스에게 감사합니다.’
캘빈 클라인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트위그스의 캠페인 이미지가 ‘자연스럽고 중립적이다’는 성명을 발표했죠. 켄달 제너와 트위그스 모두 캘빈 클라인과 함께, 당당하고 힘 있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흠잡을 곳 없는 입장문입니다. 유일한 문제는 몇몇 영국인이 당당하고 힘 있는 여성을 견디지 못한다는 씁쓸한 진실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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