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창조한 패션의 세계, 2024년 첫 컬렉션의 결정적 순간
인간의 창의력과 최첨단 디지털 기술의 획기적 조우. AI로 구현한 2024년 첫 컬렉션의 하이라이트.
인간과 비슷해 보이는 로봇을 보면 생기는 불안감, 혐오감, 두려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이런 감정이 이어질까?
남자 친구와 결별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다. 친구들과 점심을 먹는데 내 연애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 친구는 내게 ‘미국인과의 연애’를 시도해보라고 제안했다(전 남친은 영국인이었다). “아니면 유럽 사람을 사귀든지.” 또 다른 친구가 쏘아붙이듯 말했다. 우리 모두 웃으며 다음 대화를 이어갔다. 모임을 마친 후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내 인스타그램 피드에 유럽 데이팅 사이트 광고가 올라왔다. 그것을 보며 나는 디지털 시대의 전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들이 전부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으로 몸서리치며 어깨를 으쓱거린 것. 어쩌겠나? 지하철이 도착했고,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그 광고는 나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광고가 많이 보일수록 더 수상쩍었다. 지나치게 모호하고, 지나치게 집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어떤 사기인 걸까? 어느 날 밤 나는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몇 가지 기본 정보와 이메일 주소, 거주 도시명을 입력한 뒤, 믿기 어려울 만큼 멋진 남자들을 천천히 훑어보게 되었다. 그들 모두 ‘운명의 상대’를 찾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깨어보니 이메일이 200통이나 와 있었다. 하나같이 ‘당신이 내 여왕인가요?’ ‘진정한 사랑을 믿습니까?’ 같은 제목이 붙어 있었다. 봇(Bot)이 보낸 것으로 치부했다. 봇이 마침내 현명한 우주가 우리, 즉 그 남자와 소프트웨어 또는 나처럼 어떤 사진이나 인물 소재도 없는 유저를 하나로 모았다고 주장하는 장문의 편지를 작성했다고 말이다.
이 이상한 이메일을 읽는 게 일종의 취미가 되었다. 저마다 공략법이 조금씩 달랐다. 컴퓨터가 인간의 로맨스에 대한 생각을 작성한 것이니, 내가 컴퓨터의 생각을 엿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 한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신원을 밝힌 한 ‘남성’이 자신에게는 전념을 다해 보살피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딸이 있고, 그 아이가 자신의 연애 생활의 일부라고 밝혔다. 그때 내 확신이 무너졌다. 어떤 봇이 이런 글을 쓰겠나?
테크노신(Technocene, 기술이 지구환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시대라는 뜻)에 살게 된 것을 환영한다! 우리는 앱, 뉴스, 테이크, 밈, 협찬 게시물과 표적 광고의 홍수 속에서 가짜를 거르는 데 익숙하고, 클릭 하나하나가 추적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선이 없어지는 특정 순간에 이를 때 까지 다소 개의치 않고 인터넷을 서핑한다. “저는 시드니(Sydney)라고 해요. 당신에게 반했습니다.” 빙(Bing)의 AI 챗봇이 관련 기사를 쓰는 <뉴욕 타임스>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렌시아가 패딩을 입은 하입비스트가 되었다. 이미지와 코트는 모두 AI가 만든 가짜다. “물론 재미있죠. 하지만 제 눈에 들어온 것은… 글쎄, 그것은 굉장히 평범한 재킷입니다.” 발렌시아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Demna)가 말했다.
“그런 옷을 디자인한 적이 없어요. 거기엔 ‘패션’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불가능한 일이다. 컴퓨터는 패션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쿨한 매력이나 충격적인 아름다움이 지닌 호소력을 모르는 것이다. 컴퓨터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시드니’는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가상으로 이루어진 우리 삶의 모습은 이미 비정상적이지만, 나날이 더 이상해지고 있다. 이를테면 셀럽들이 새로 업로드한 사진 속 늘씬한 몸매를 보면 ‘포토샵 아니면 오젬픽(Ozempic) 다이어트?’라는 생각부터 든다. 두 가지 모두 우리 몸을 첨단 기술로 재구성한 것으로, 날이 갈수록 그럴듯해지는 딥페이크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진짜’를 구성할까? AI 파도가 해안으로 밀려들고,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빨리 전력 질주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둘러싼 갖가지 불안한 질문이 표면화될 수밖에 없다.
런웨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인지하고, 삶을 형성해가는 기술의 힘은 최근 패션쇼에서 되풀이된 테마였다. 조나단 앤더슨은 로에베 쇼에서 디지털로 흐릿하게 만든 패턴을 선보였고, 사람들은 이미지를 제대로 보기 위해 눈을 가늘게 떠야 했다. 크리스토퍼 케인은 AI가 만들어낸 환각적인 프린트를 보여주었다. 꾸레주 모델들은 각자 휴대폰을 쳐다보며 느긋하게 워킹했고, 로봇 개들이 등장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코페르니 무대는 SNS를 통해 순식간에 확산됐다.
반대로 첨단 기술을 완벽히 배제한 채 공예에 집중한 디자이너도 있다. 드리스 반 노튼은 섬세한 수공예 디테일에 경의를 표했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성이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자신의 레이블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끌로에 컬렉션에서 코바늘 뜨개질, 자수, 패치워크 시어링을 통해 수공예를 전면과 중앙에 배치했다. 기술 친화적이며 볼거리 친화적인 발렌시아가가 이 정신을 공유했고, 뎀나는 ‘기본에 충실한 제작’에 초점을 맞춘 의상을 선보였다.
“제가 하는 일이 매우 인간적인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술 혁신을 좇다 보면 초점을 잃을 수가 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봉틀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몇 달간 낡은 옷을 찢고 다시 만들었죠.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뎀나, 허스트와 이야기하면서 그들이 기술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인상은 전혀 받지 못했다. 오히려 AI를 주시하는 지금 이 순간, 인간에 대한 성찰적 멈춤과 재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알고리즘에 ‘진보’를 아웃소싱하기보다 ‘진보’라는 용어를 정립하기 위한 인간의 경험, 창의성, 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가 자란 목장에는 ‘돌 위를 천천히 건너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허스트가 말을 꺼냈다. “바위 위를 질주하지 말라는 뜻이죠. 넘어지면 머리가 깨지니까요. 지금 제 기분이 그렇습니다. 바위투성이인 곳에 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정확히 어떤 영역에 있는 것일까? 말로 표현하긴 힘들다. 대화 상대에 따라 AI는 혁신적인 진보가 될 수도, 세계 종말의 기수가 될 수도 있다. 혹은 그것이 암호화폐와 NFT일지도 모르고, 우리는 하입 사이클(Hype Cycle, 과대광고 주기)의 정점에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완전히 근사한 새 장난감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개발자들이 몇몇 문젯거리를 아직 손보고 있지만, 결국 그것은 각자가 맡아야 할 몫이다.
해답의 근원으로 다가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무엇입니까?’ 나는 오픈 AI(Open AI)의 챗GPT에게 물었다. “거대한 언어 모델입니다.” AI가 대답했다.
‘상상력을 갖고 있나요?’
“저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의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과 같은 방식의 상상력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훈련 데이터를 통해 배운 통계 패턴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이나 창의적인 결과물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알고리즘으로 생성되어 진짜 주관적인 상상력을 갖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않을 수 있다는 표현이 무슨 뜻인가요?’
“그렇게 말함으로써, 저와 같은 AI 언어 모델이 만들어내는 모든 상상력의 결과물이 패턴 인식의 결과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당신에게는 주관성이 없다고 말하는 건가요?‘
“맞습니다. 제게는 신념, 의견, 감정, 개인적 욕구, 동기가 없습니다. 제 목적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세상을 파괴하려고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기술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모두 거짓말하는 거예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교수 겸 기업가이자 <당신의 행복은 해킹당했다(Your Happiness Was Hacked: Why Tech is Winning the Battle to Control Your Brain—and How to Fight Back)>의 공동 저자 비벡 와드와(Vivek Wadhwa)가 말했다. “AI의 획기적인 발전 속도는 모든 사람의 허를 찔렀습니다. 심지어 기술자조차도 당황하고 있죠. 바로 그 점 때문에 그들이 흥분하고 있습니다. AI의 습득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거든요.” AI는 인간으로부터 배운다. 우리는 AI 언어 모델을 훈련하는 방대한 데이터 세트다. 우리가 쓰는 글, 우리가 만드는 예술 작품, 온라인 구매 물품과 인터넷을 가득 메운 쿠키가 전부 거대한 데이터인 것이다.
“기계가 지나치게 똑똑해지는 것이 두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계가 심하게 멍청해져서 멀쩡한 사람을 비논리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일을 하게 될까 무섭죠.” 와드와 교수는 기계가 비도덕적인 일을 할까 봐 두렵다고 덧붙였다. 통제에서 벗어난 AI의 가장 흔한 예가 바로 최대 효율로 가장 많은 종이 클립을 생산하는 임무를 맡은 AI가 파괴적 난동을 부리며 지구의 모든 자원을 클립 생산용으로 전환하고, 이를 방해하려는 사람을 제거하거나 꼼짝 못하게 하는 가상의 사고실험(머릿속에서 생각으로 진행하는 실험)이다.
가능성이 없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최고의 AI 개발자들이 걱정할 만큼 충분히 우려스럽다. 페이퍼 클립 기술을 통해서가 아니라, 아직은 확실치 않지만 뭔가 다른 방법으로 모든 인류를 없앨 수 있다는 경고를 규칙적으로 발표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능성을 높이려면 ‘페이퍼 클립’을 ‘수익’으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상당수의 인간적인 가치(공동체, 정의, 예술을 위한 예술 등)를 우리 의지대로 이끌 수 있는 알고리즘에 희생되는 강력한 자본주의로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조차도 과장처럼 들린다면, 기술이 빠른 해결책을 제공할 때 이미 우리가 적응한 방법을 생각해보자(패스트 푸드, 패스트 패션, 책을 읽거나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틱톡 스크롤하기). 소셜 미디어 시대가 보여준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우리 자신의 가소성이다. 트위터 알고리즘은 편파적인 ‘참여도가 높은’ 트윗을 밀어주기 때문에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셀카는 우리의 얼굴을 왜곡하고, 그래서 우리는 왜곡에 최적화되기 위해 필러를 맞고 윤곽 메이크업을 한다. 우리는 특히 주의력뿐 아니라 자기 결정권(이 부분은 콕 집어 말하기가 더 어렵다)에서 치른 대가를 측정할 만큼 오랫동안 소셜 미디어와 함께 살아오고 있다. 이것이 바로 AI에 대한 많은 불안감을 자아내는 절망감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인공지능은 암 치료, 기후 위기 해결 도구 등 우리의 선한 목적보다는 우리를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불가피한 과학 실험 속 실험 쥐로 만드는 차세대 기술이 될지도 모른다.
“‘이것 유용하네, 갖고 놀기에 재미있네’라는 생각과 ‘세상에, 말세네, 말세!’라는 생각이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크리스토퍼 케인이 말했다. 그는 AI를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고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미지 생성기인 DALL·E와 미드저니를 사용해 지난 가을 컬렉션의 병아리, 돼지, 쥐 프린트를 통합 설계함으로써 그것을 접해보는 것이라고 결정했다. 통합 설계, 즉 CodeSign에서 ‘Co’가 핵심이다. 케인이 지적했듯, AI가 그의 마음에 드는 효과를 내도록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게다가 그 프린트는 애당초 그의 아이디어였다. “지시 사항을 많이 줄수록 AI가 훨씬 더 많은 요령을 갖게 되죠. 그러면 정말 무서워집니다.” 케인이 말했다. “때때로 그것은 정말 놀라운 것을 만들어내더라고요. 그렇지만 영감에서 나온 것만큼 놀랍지는 않았죠. 그것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때때로 흥미로운 실수를 범합니다.” 뎀나와 마찬가지로 케인은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룩에서 ‘패션’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인간의 창의력에 충분히 근접해 있어요. 기술이 크게 발전해 차이가 없어질 것인지, 아니면 기술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무언가가 우리 안에 있는지 궁금해요.” 그가 신음 소리를 내며 이렇게 덧붙였다. “영혼이 담겼는지 여부를 말하는 거죠.”
여기서 내 연애 메일을 보낸 것이 ‘남자들인지 아니면 봇인지’ 하는 의문이 내게 떠올랐다. 그게 중요한가? 수많은 데이트 앱 사용자는 그들이 결코 만나지 않을 사람과 장시간 채팅을 하며 시시덕거린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에서 맺은 관계의 대부분은 전적으로 가상이다. 특정 시점에 이르면, 사람들은 자신과 인터페이스 사이에 실제적 유대감이 생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내게 메일을 보낸 게 누구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고객 서비스 안내문을 이용할 때가 아니라, 인간관계와 관련된 모든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 같다. 데이트와 치료에서 그렇다. 그리고 기억, 꿈, 윤리, 몸을 가진 실제적인 사람, 곧 한마디로 ‘주관성’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도록 의도된 예술을 만들어낼 때도 마찬가지다. 알고리즘이 어떤 형태를 개발할 수 있을까? 우리는 여기서 실존적 질문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어쨌든 의식이란 무엇일까? 하지만 파리 대학에서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가르치는 저스틴 스미스 루이우(Justin Smith-Ruiu) 교수가 장담하듯, 그런 문제는 어느 정도 제쳐놓아도 된다. “우리가 기계의 퀄리아, 즉 감각질(Qualia)이 생기는 것을 보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스미스 루이우 교수가 말했다. 그는 자신의 책 <인터넷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The Internet Is Not What You Think It Is)>에서 기계에 ‘사고’를 아웃소싱시켜온 역사를 파헤쳐보았다. “우리는 다른 체계입니다. 인간은 나무 밑에서 음식을 찾고 부패를 비롯한 여러 잠재적인 위험을 탐지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고차원적 사고로 바로 건너뛰는 기계는 우리가 하는 방식으로 추론하지 않을 겁니다.”
스미스 루이우 교수가 보기에 핵심 사항은 우리가 AI에 얼마나 많은 권한을 허락하느냐다. 우리가 스포티파이에서 듣는 노래부터 누가 일자리를 구하고 누가 감옥에 가는지까지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길을 계속 가고 있나? 알고리즘 영향을 잘 보여주는 예로 틱톡의 AI 지원 ‘뷰티 스캐너’ 필터를 꼽을 수 있다. 이것은 매력도에 따라 유저의 순위를 매긴다. 모든 AI와 마찬가지로 이 알고리즘은 이전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특정 유형의 아름다움, 즉 피부가 하얗고, 날씬하며, 젊은 사람에게 영구적 편향성을 지닌다. 이런! 그러나 적어도 이 코드는 그 설계자들이 이해할 수 있다. 가상적으로 그들은 그것을 조정하거나 없앨 수 있다. 하지만 혼자 해결이 가능한 셀프티칭 알고리즘이 아무도, 심지어 원래 엔지니어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결정을 내리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기계들이 독립적인 학습과 자기 복제를 하는 기술 단계에 들어서고 있어요.” 스미스 루이우 교수가 설명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기계의 추론을 따를 수 없다면, 우리는 그것이 잘못되었을 때, 그것의 전원을 꺼야 할 때를 어떻게 알까요?”
이 기사를 위해 조사하면서 내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런 것 때문에 당혹스러워한다. 한편 나는 자동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때문에 겁을 먹었다. 그래서 나는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쟁의 윤곽을 추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또 다른 기술적 혁신이자 뜨거운 주제인 오젬픽과 비교하는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뎀나가 즉시 알아듣고 대답했다. “오, 맞아요.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몇 가지 새롭고 대단한 일이 생기죠.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까요? 모두 그렇게 한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바로 그거다!
여기서 말하는 오젬픽은 주사제의 이름으로, 원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제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체중 감량 보조제로 폭발적으로 사용된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람들이 갑자기, 때로는 충격적으로 날씬해졌다면, 당신의 눈이 이상한 것이 아니다. 오젬픽 효과일 수도 있다. 이 시류에 편승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상은 배우와 인플루언서만이 아니다.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애널리스트의 보고에 따르면, 2023년 1월 마지막 한 주 동안 미국 의사들이 내린 오젬픽 처방은 31만3,000건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78% 증가한 것이며, 마운자로(Mounjaro)를 비롯한 다른 브랜드의 약품 혹은 조제 약국이 소매한 복제 약품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 트렌드는 엄청난 공포를 유발한다. 우리는 불과 얼마 전부터 비만 공포증, 외모에 따른 평가, 사이즈 포용성을 둘러싼 대화의 장을 열어 젊은 여성에게 몸매와 사이즈에 상관없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거대 제약사가 레드 카펫과 런웨이에서 사이즈 0이 필요하던 유감스러운 Y2K 시대로 우리를 되돌리려고 위협하는 특효(라고 주장하는) 다이어트 약을 투척했기 때문이다. “나는 체중 감량을 위해 무엇이든 하곤 했죠.” 모델이며 몸 긍정주의 옹호자인 찰리 하워드(Charli Howard)가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 그녀는 커리어를 시작한 초창기에 섭식 장애로 어려움을 겪었다. “식욕을 자제하기 위해 약을 복용했어요.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죠.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었던 거예요.” 얼마 전 친구 하나가 미용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여성이 기절한 일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녀는 오젬픽을 복용 중이었고, 3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한다.
기술은 우리에게 특정 종류의 세상을 제공한다. 우리는 그것을 원할까? 그리고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아니요’라고 말할 힘이 있을까? 오젬픽을 통해 이 질문에 다다른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AI처럼 그 약물도 사실-왜곡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AI와 달리 우리는 그 약물이 지닌 사실과 장단점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사실 1. 오젬픽은 그렇게 새롭지 않다. 2008년 세마글루타이드 2단계 연구가 시작되었다. 2012년 노보 노디스크의 연구진이 당뇨 치료제로 세마글루타이드를 개발했고, ‘오젬픽’이라는 상표가 붙은 그 약물은 5년 후 2형 당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여기서 잠깐! 세마글루타이드와 AI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이 약물이 당초 개발될 때 규제 조사, 더 나아가 공적 승인 대상이었다. 반면 기술 산업은 일반적으로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상업적 의무와 파괴적 효과는 대체로 유사하다.
“그 약물은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는 게임 체인저입니다.” 의학박사 로시오 살라스 웨일렌(Rocio Salas-Whalen)이 단언했다. 그는 뉴욕에서 활동하며 10여 년 전부터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해온 내과, 내분비학, 비만의학과 전문의다. “이 약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합니다. 체중 감량은 부작용이죠. 하지만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이것은 기적과도 같습니다.” 노보 노디스크에서 후원받는(이 점은 반드시 공지되어야 한다) 살라스 웨일렌이 지적했듯, 이 판도 변화는 잘 빠지지 않던 체중을 감량하는 개별적인 환자를 넘어설 수도 있다. 체중 감량 산업, 의료 행위, 우리 몸과의 관계가 모두 붕괴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몸 긍정주의와 사이즈 포용성에 관한 반가운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팔로마 엘세서와 프레셔스 리가 슈퍼모델의 왕관을 쓰기 전보다 더 많은 금식 지원 서비스와 체중 감량 서비스 광고가 내게 쏟아져 들어온다. 뭔가가 정말 바뀐 것일까? 내 생각에는 그런 것 같다. 나는 말라깽이는 아니다. 하지만 뚱뚱하지도 않다. 말라깽이를 찬양하던 1990년대에 어른이 된 나는 내 몸이 뚱뚱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고,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어떤 몸도 수치스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말이다. 그 영역은 우리가 그리도 힘들게 쟁취해온 것이다! 내가 소비되는 제공 칼로리를 고문에 가깝게 따지면서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계속 의존하는 한, 내 열린 마음은 실제보다 더 열망한다. 오젬픽과 관련해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은 그것이 굉장히 자유로워 보인다는 점이다. 그것의 주요 효과 중 하나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 머릿속에 설치한 필터처럼 말이다. “늘 음식을 생각하며 강박을 느끼곤 했어. 그리고 지금은 이 정신적인 영역이 열린 것 같아.” 마운자로를 복용하는 친구가 내게 말했다. “먹는 것을 즐기면서도 더 자유로움을 느껴. 그리고 자신에 대해 더 좋은 느낌이 들고. 내 건강 상태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
이것은 장점일까? 아니면 단점일까? 오젬픽은 당신이 뒤집을 수 있는 스위치 혹은 AI처럼 사용 가능한 도구처럼 보일 수 있다. 온라인 세상의 당신만큼 마법적으로 당신을 걱정 없고, 자신감 넘치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사람으로 바꿀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것은 여성(남성과 제3의 성)의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칼로리를 계산하는 작은 목소리에서 벗어나, 몸 긍정 운동의 목표를 달성한다. 사회규범에 도전함으로써가 아니라 그것들을(메스꺼움과 설사에서부터 갑상선암과 신부전에 이르기까지 한 가지 혹은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더 쉽게 깨닫게 함으로써 말이다. 사회를 큰 알고리즘으로 생각한다면, 오젬픽은 조준되어온 데이터 세트를 기반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그것은 진보가 아니라 패턴의 인식이다. 즉 대안적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달린 것이다.
분명히 하자면, 누군가가 미용 목적으로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오젬픽 복용과 자연적인 다이어트의 도덕적 차이를 분간하지 못한다. 그래서 주변에서 더 마른 몸을 보게 될 가능성이 우리가 폐지하려고 노력하던 규범을 회복할지 여부와 그 결과를 막을 길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고자 나는 진정으로 애쓰고 있다. 물론 알고리즘은 우리의 수동성, 위로받고 시류에 따르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선호한다. 그렇게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했거나 원치 않던 낯선 곳 ‘그래서 그들이 듣고 있다. 어쩌겠어?’에 이르게 된다. “우리는 휴대폰을 끄고, 한 개인으로서 우리 자신과 교감해야 합니다”라고 뎀나는 말했다. “그것은 어려운 길입니다. 그렇지만 창의력도 만만치 않게 어렵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것이 쉽기를 바랄까요?”
그는 “나는 기술이 사유의 대체물이 되지 않는 한 기술에 반대하지 않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AI 플랫폼은 아무것도 발명하지 않습니다. 발명하지 못하죠. 때때로 그것들은 새로운 옵션을 제시하기도 하죠. 확실히 좋은 일이지만, 당신이 그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제가 제 모든 컬렉션을 AI에 기반을 둔다면, 그것은 단지 제가 이전에 했던 것을 그저 반복하는 것일 뿐이죠. 그래도 괜찮은 브랜드도 많을 거예요. 그들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것이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아마도 그럴 거예요.” 뎀나가 덧붙였다. “우리는 그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즉 ‘사회적으로 우리는 새롭고 뻔하지 않은 것을 왜 요구하지 않는가? 우리는 왜 평범한 것을 요구하는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진보를 원한다. 나에게 그것은 사람들이 번영할 자유를 가장 크게 누리는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다. 그것은 출세를 위한, 더 나쁘게는 수익을 위한 진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사회가 그것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흔들림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것이 AI의 잠재력이고, 오젬픽의 잠재력이기도 하다. 두 혁신 모두 우리가 있는 곳,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억지로 평가하게 만든다. 위험은 두 가지 기술 중 하나가 우리에게 해답을 제공할 거라 기대하는 데 있다.
“저는 AI를 사랑합니다.” 놀랍게도 가브리엘라 허스트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것이 기후 연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 이미 하고 있는 일이 마음에 들거든요.” 패션계에서 지속 가능성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허스트는 열정적으로 그리고 심도 있게 이 주제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다. “핵융합을 이용한 실험이야말로 가장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녀는 설명했다. “AI는 플라스마가 반응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모든 시나리오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엔지니어에게 엄청난 편의를 도모합니다. 우리에게 곧 혁신적인 돌파구가 생길지도 모르죠.”
나는 그녀에게 AI를 향한 사랑이 공예를 중심으로 하는 패션에서 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물었다. 그녀는 손으로 짠 태슬을 들고 대답했다. “AI는 이런 것을 만들 수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이것은 인간들이 하는 거죠. 우리는 우리의 손, 가슴, 머리로 창작합니다. 그러니까 혼동하지 맙시다. 기술이 우리에게 가하는 위협은 인간성 말살입니다. 우리가 인간의 동의, 인간의 의사 결정을 배제하거나 인간을 완전히 배제시킬 때, 기술이 위협 요인이 됩니다. 그것은 가짜 세계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실재하고, 현실에서 살아야 합니다. 나는 그것을 원치 않습니다.” 허스트가 덧붙였다. “당신도 그렇죠?” (VK)
- AI 아티스트
- Pris Ramoni
- 글
- Maya S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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