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민대학교 콘서트홀에서 2023학년도 학위 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졸업생들 앞에 대선배가 등장했는데요.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98학번 이효리입니다. 2006년 졸업한 후 오랜만에 모교를 찾아 후배들 앞에 선 이효리는 어떤 메시지를 전했을까요?

마이크 앞에 선 이효리는 첫 연설에 살짝 긴장한 듯 보였는데요. 걱정과 달리 곧 ‘이효리다운’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이효리는 “사회생활하며 말 잘하는 사람들을 만났지만 임팩트가 없었다”면서 “오히려 자기주장을 뒤로하고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사람들에게 끌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누구에게 말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으로 직접 보여주시는 분들이 저에게는 더 큰 울림이 있었다”고 덧붙였죠. 그래서였을까요, 그녀는 거창하고 장대한 축사 대신 조금 더 살아본 인생 선배 입장에서 따뜻한 조언을 건넸습니다.

“여러분은 그냥 여러분 마음 가는 대로 사십시오. 여러분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들어야 되는 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의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나아 보이는 멋진 누군가가 멋진 말로 날 이끌어주길, 나에게 깨달음을 주길, 그래서 내 삶이 조금은 더 수월해지길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리십시오. 그런 마음을 먹고 사는 무리가 세상엔 존재하니까요. 그런 무리의 먹잇감이 되지 마세요. (…) 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내 안의 친구와 손잡고 그대로 죽 나아가세요. 그냥 ‘인생 독고다이다!’ 하면서 쭉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효리의 진심 어린 말에 현장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더 큰 세상을 향한 출발선에 선 이들에게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은 어쩌면 가장 필요한, 혹은 듣고 싶은 말이었을 겁니다.

축사를 마친 이효리는 자신의 노래 ‘Chitty Chitty Bang Bang’을 부르며 깜짝 축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사실 ‘Chitty Chitty Bang Bang’의 가사는 이날 이효리가 후배들에게 전한 말을 압축해놓은 버전이죠. 살다가 ‘독고다이’ 정신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이 곡의 가사를 떠올리면 될 것 같아요. “너의 말이 그냥 나는 웃긴다 / 그냥 그냥 나는 나는 웃긴다 / 그 누구도 내게 간섭 마 다 똑같은 말도 하지 마 (…) 여긴 나만의 것 It’s My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