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파워풀한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하드웨어’ 컬렉션. 볼드한 골드 게이지 링크가 고현정의 세련된 외모와 어울렸다. 블랙 드레스는 멜리타 바우마이스터(Melitta Baumeister).
티파니의 전설적인 여성 아이콘 엘사 퍼레티가 탄생시킨 ‘본 커프’. 유적지 무덤의 해골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코닉 주얼리는 여전히 파격적인 현대미를 선사한다. 18K 옐로 골드 소재의 ‘엘사 퍼레티 본 커프’와 ‘엘사 퍼레티 하이 타이드 이어링’,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식스틴 스톤 링’, 다이아몬드 세팅의 18K 옐로 골드 소재 ‘락 다이아몬드 엑센트 뱅글’, ‘락 풀 파베 다이아몬드 뱅글’을 함께 스타일링했다. 노란색 러플로 완성한 드레스는 비비아노(Viviano), 워커는 지미 추(Jimmy Choo).
꾸미지 않은 모습이 더욱 매력적인 고현정은 손수 비눗방울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그녀의 클래식한 매력을 빛내는 다이아몬드의 수려함.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꽃 모티브 귀고리와 목걸이, 오른손의 팔찌와 반지는 ‘빅토리아’ 컬렉션. 알파벳 T 모티브의 볼드한 화이트 골드 뱅글(양손)과 왼손 반지 ‘T 트루 파베 와이드 링’도 함께 스타일링했다. 드레스는 지씨디에스(GCDS).
강렬한 레드 컬러 이브닝 드레스에 어울린 골드 주얼리 ‘엘사 퍼레티 본 커프’와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컬렉션’의 반지. 깃털 장식 드레스는 아티코(The Attico).
록적이면서도 세련된 골드 게이지 링크로 완성한 ‘하드웨어’ 컬렉션과 ‘락 풀 파베 다이아몬드 뱅글’, ‘락 하프 파베 다이아몬드 뱅글’이 어울렸다. 블랙 드레스는 멜리타 바우마이스터(Melitta Baumeister).
아티스트 ‘쟌 슐럼버제’의 독창성과 하우스의 장인 정신이 담긴 주얼리 컬렉션. 옐로 골드 소재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플라워 모티브의 ‘파리 플레임 브로치’가 예술적 감각을 뽐낸다. 18K 골드에 에나멜로 마감한 ‘크로이실론 브레이슬릿’과 다이아몬드 세팅 ‘빅토리아 얼터네이팅 링’을 함께 스타일링했다. 체인 홀터넥 드레스는 록(Rokh).
티파니 하우스의 유명한 모티브인 자물쇠에서 영감을 받은 ‘락’ 컬렉션의 뱅글과 링. 두 사람을 이어주는 영원한 유대를 상징한다. ‘빅토리아 얼터네이팅 브레이슬릿’이 함께 어울렸다. 실크 블라우스는 시몬 로샤(Simone Rocha).
‘엘사 퍼레티 본 커프’와 ‘엘사 퍼레티 하이 타이드 이어링’이 쿨한 바이브를 완성했다. 드레스는 비비아노(Viviano).
50캐럿의 쿠션 컷 애미시스트와 라운드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 71개, 핑크 사파이어 1개를 섬세하게 세팅한 ‘버드 온 어 락 브로치’는 쟌 슐럼버제의 디자인. 쟌 슐럼버제 컬렉션의 다양한 주얼리가 <보그> 커버를 장식했다. 드레스는 그레타 콘스탄틴(Greta Constantine). 주얼리는 티파니(Tiffany&Co.).
500여만. 이는 고현정이라는 이름 아래 집결한 숫자다. 더 정확하게는 가수 정재형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 출연한 고현정을 보고자 4주 만에 모인 조회 수다. 15년 전 지상파 방송국 토크쇼 출연 이후 고현정이 말하는 고현정을 만나는 것이 처음이라 그만한 화제성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해도, 소위 말하는 ‘역대급’ 반응이다. 고현정이 여전히 만인의 눈길을 끄는 현재진행형 아이콘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저에 대한 반응을 경험한 건 처음이었어요. 아주 많은 분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게 고마워서 눈물이 나더라고요.(웃음) 좀 복잡한 심정이에요. 한때 연기를 그만두기로 마음먹은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다시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정말 그만큼 원해서 다시 한 건지, 아니면 밥만 먹고살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연기라고 그냥 한 건 아닌지, 많이 반성했어요. 그래서 제가 출연한 작품을 하나하나 다시 찾아보게 됐죠.”
1989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호명된 후,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부터 <마스크걸>까지, 지상파 방송국 시대에서 OTT 서비스 플랫폼 시대까지, 고현정이라는 이름 아래 축적된 필모그래피를 하나하나 좇다 보면 지난 30여 년간 변화한 미디어 환경의 흐름이 읽힌다. 긴 시간 동안 톱 배우라는 지위를 지켜온 이름이기에 가능한 역사다. 치열한 경쟁과 손쉬운 도태를 이기고 견뎌야 하는 배우라는 세계를 염두에 둔다면 놀랍다.
사실 고현정은 배우라는 직업보다 방송국이라는 직장에 관심이 많은 생활인이었다. 그런 고현정의 시선을 돌려놓은 건 김종학 PD의 전설적인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였다. ‘색다른 디렉션으로 배우의 연기를 끌어내는 연출’을 처음 경험했고, 배우라는 직업에 큰 매력을 느꼈다. 김종학 PD 역시 고현정이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그리고 당대 드라마 이상의 드라마가 된 <모래시계>의 주연으로 고현정을 발탁한 건 가능성을 넘어선 확신이었다. 그리고 만인이 다 아는 것처럼 <모래시계>의 역사적인 성공 이후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와 10여 년의 공백 그리고 전례 없는 성공적인 복귀가 이어졌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삶이었다.
이른 나이에 결혼과 이혼을 경험한 여배우는 스캔들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기 십상이지만 고현정은 그런 사실을 가리지 않고 스스로 가리키며 자기 인생을 부정하지 않음으로써 시선을 불식하고 일축했다. 더 중요한 건 태도의 미덕을 넘어 실력의 증명으로 다시 한번 스스로를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2005년 <봄날>로 복귀한 배우 고현정은 자신의 스타성과 연기력을 가감 없이 발휘했다. 그중에서도 <선덕여왕>의 미실은 고현정이 대체 불가한 배우라는 사실을 각인하는 원더골이었다. 대단한 한 방이었다. “솔직히 연기를 허투루 준비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어요. 다만 어딘 가 갇혀 있다가 나온 기분이라 당시 대중이 가늠하고 공감하는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까 고민했죠. 결국 스스로를 믿는 수밖에 없었어요.”
고현정의 첫 OTT 오리지널 시리즈 출연작이자 최근작 <마스크걸>은 배우 고현정이 가진 자신감과 절박함의 믿음을 널리 알리는 작품처럼 보인다. <마스크걸>의 7화 분량 중 고현정은 결말부를 책임지는 2화에만 출연한다. 대표적인 원 톱 여배우로 호명되는 이름이었기에 이런 선택만으로도 작품의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꼭 원 톱 같은 거 아니어도 돼요. 출연료를 깎아도 되니까 정말 좋은 배우와 함께해보고 싶어요. 해보고 싶은 작품을 아직 너무 못했어요. 정말 너무 목이 말라요.”
말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에게는 견뎌야 할 숙명이 있다. 고현정이라는 이름과 함께 나열된 수많은 편견과 소문. 하지만 고현정은 그 모두를 피하려 하지 않는다. “요즘 고정관념을 없애려고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만나보지도 않고 판단하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제가 감독이라면 저 같은 배우가 너무 아까워서 갖다 쓸 거 같은데!” 동의한다. 세상에 좋은 배우는 많지만 대체 불가한 배우는 그 자체로 고유한 가능성이다. 이야기를 현실로 존재하게 만드는 힘, 고현정에게는 분명 그런 저력이 있다. 그걸 보고 싶다. 고현정도 지금 사람을 찾고 있다. 대체 불가한 자신의 자신감과 간절함을 실현해줄 작가를, 감독을 찾고 있다. 그리고 500여만이라는 숫자는 신기루가 아니다. 진짜 바람이다. 언제나 반짝이는 것은 눈길을 끄는 법이니까. 거기 고현정이 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더욱 형형하게. 고현정은 여전히 바로 지금이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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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용준(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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