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구정아, “예술은 공생과 공동의 미래를 창조하죠”

1990년부터 유럽에서 활동한 구정아는 4월에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채우는 유일한 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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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예술은 공생과 공동의 미래를 창조하죠”

1990년부터 유럽에서 활동한 구정아는 4월에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채우는 유일한 예술가다.

밀리터리 메디컬 재킷 디자인에 영국 특유의 테일러링을 접목한 재킷은 스테판 쿡(Stefan Cooke), 원형 디테일이 인상적인 스커트는 어웨이크 모드(A.W.A.K.E Mode), 블랙 부츠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선명한 색감의 블루 가죽 셔츠는 빈티지 와이엠씨(YMC at La Nausée Archive), 이너로 입은 블라우스는 로에베(Loewe).

간결한 디자인의 재킷은 우영미(Wooyoungmi), 브로치처럼 달린 꽃과 목걸이 같은 칼라의 진주가 웨딩을 연상시키는 셔츠는 시몬 로샤(Simone Rocha), 청바지는 빈티지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 at La Nausée Archive), 라인스톤이 빼곡히 박힌 플랫 슈즈는 로에베(Loewe).

트렌치 코트는 레지나 표(Rejina Pyo), 블랙 부츠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아티스틱한 헤드피스는 스티븐 존스 밀리너리(Stephen Jones Millinery), 은은한 산호 컬러 셔츠는 빈티지 헬무트 랭(Helmut Lang at La Nausée Archive), 이너로 입은 블라우스와 반바지, 클래식한 브로그 디테일과 더블 버클이 특징인 메리 제인 뮬은 로에베(Loewe).

가장 평범하고 보편적인 아이템에 적절한 반전을 더한 재킷과 셔츠, 팬츠는 로에베(Loewe), 슈즈는 빈티지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 at La Nausée Archive).

테일 디테일을 위트 있게 연출한 셔츠는 시몬 로샤(Simone Rocha), 청바지는 빈티지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 at La Nausée Archive), 발레리나 플랫 슈즈는 로에베(Loewe).

2D 원형 디테일이 모여 입체감을 만드는 케이프는 어웨이크 모드(A.W.A.K.E Mode), 이너로 입은 재킷은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레드 컬러의 가죽 팬츠는 빈티지 헬무트 랭(Helmut Lang at La Nausée Archive), 슈즈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구정아는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는 예술가다. 주요 전시가 열리는 도시에 따라 거처를 옮겨왔으며, 인터뷰 당시에는 런던에 거주하고 있었다(지금은 또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베니스 비엔날레 일정과 가까워질수록 심화되는 극도의 긴장 속에서 <보그> 커버 촬영을 위해 그녀를 런던에서 마주한 이유다. 1986년 유럽 여행을 갔다가 세계가 넓다는 것을 안 구정아는 이후 삶의 무대를 확장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앞두고 최근에는 서울을 여러 번 방문했다. 여성 작가로서 한국관에서 단독으로 전시하는 것은 김수자, 양혜규 이후로 오랜만이며, 그녀는 이미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두 번이나 초대됐기에 베니스가 결코 낯설지 않다. “한국관 전시 제목 ‘오도라마 시티(Odorama Cities)’의 ‘오도라마’는 향기를 뜻하는 ‘Odor’와 드라마의 ‘rama’를 더한 단어에서 탄생했죠. 처음에는 한국의 보편적 향기 여행을 소재로 하려다가, 오픈 콜을
통해 남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해외 입양아, 이민자, 한국 거주 해외 근로자 등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어요.”

한국의 거시적 위상과 비엔날레의 미래적 국가관, 그리고 그 이후를 같이 조명할 수 있도록 궤도를 더 넓게 조정했다. 구정아는 1995년 나프탈렌으로 작품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전시에 후각을 적용했다. 최근에는 향기를 사용한 전시가 종종 있지만, 그때만 해도 드물었기에 그 전시는 곧바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녀가 최근 매료된 냄새는 영하로 내려간 도시의 살얼음 향기. 새벽의 찬 공기와 햇살은 그녀에게 언제나 신선한 영감을 몰고 온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가 모든 감각에 호소함으로써 전시를 더 총체적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제 작업 또한 항상 다중 감각적입니다. 이것은 관람객이 더 많은 연결을 경험하고 전시장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의미하죠. 사람들이 전시에서 즐거운 시간을 이왕이면 오래 만끽하기를 항상 바랍니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여성 협력자들이 끈끈하게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2020년 부산 비엔날레에서 큐레이터로서 구정아의 작품을 선보인 이설희 한국관 공동 예술감독과 이번 전시 프로젝트 도록을 위해 ‘어머니 냄새’라는 시를 써준 김혜순 시인 등이다. 치유와 문학, 예술과 음악의 총체로서 힐데가르트 수녀(Hildegard of Bingen)도 구정아에게 영감을 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그녀에게 예술 역시 그런 것이다. 함께 모여 뭔가를 이뤄내는 것. “예술은 공생과 공동의 미래를 창조하죠. 다양한 감각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조각, 빛, 공간으로 구현된 저의 스케이트 파크 작품이 시사한 작품의 공공성도 빛의 발산이라는 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요. 새로운 것, 미지의 것은 과거 경험에만 기반해서는 쉽게 예측되지 않기 때문에 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사고가 필요합니다. 많은 허구는 어쩌면 사실을 둘러싼 다중 우주로도 이해할 수 있겠죠. 앞으로 펼쳐질 저의 모든 전시가 관람객에게 획기적인 삶의 모먼트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말뫼 콘스트할 개인전,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야외 프로젝트 등 베니스 비엔날레 이후에도 여러 전시를 열지만 오는 3월, 서울 휘겸재에서 열리는 <보그 코리아> 주최 전시 ‘보그 리더: 2024 우먼 나우(VOGUE LEADERS: 2024 WOMAN NOW)’는 그녀에게 의미가 깊다. 설치 작품 ‘625’를 비롯해 ‘Seven Stars’ ‘Your Tree My Answer’ 시리즈를 <보그> 독자에게 소개하며, 구정아는 작가로서 고유한 고민과 삶을 작품에 녹인 여성 아티스트 8명과 어깨를 맞대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건네려 한다. 경제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와 그룹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갖출 것. 그리고 작은 도전을 발판 삼아 자신이 가진 비전을 끝내 일궈나가라는 것이다. (VK)

디지털 디렉터
권민지
피처 에디터
류가영
포토그래퍼
커스티 심(Kirsty Sim)
스타일리스트
유정연(Yeon You)
이소영(아트 칼럼니스트)
헤어
요시타카 미야자키(Yoshitaka Miyazaki)
메이크업
야에 파스코에(Yae Pascoe)
프로덕션
이혜인(Heather Lee@Visu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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