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위트 있게 비튼 아바바브 2024 F/W 컬렉션
이번 시즌도 역시 아바바브(Avavav)는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습니다. 문자 그대로 런웨이에 쓰레기가 가득한 컬렉션이었지만, 화제를 모았으니 성공이라고 봐도 되겠죠.
아바바브 2024 F/W 컬렉션은 비닐과 쓰레기, 음료 캔, 페트병 등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찬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새 컬렉션 피스를 입은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관객은 양동이에 담긴 쓰레기를 골라 모델에게 던졌습니다. 모델은 온갖 쓰레기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캣워크를 걸었고, 일부 모델은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쌓인 쓰레기 더미를 헤치고 걷는 모델들의 모습은 꽤 이색적이었죠.
신선한 동시에 충격적이기까지 한 이번 런웨이 컨셉은 당연히 모두 연출된 것입니다. 앞서 아바바브 2023 F/W 컬렉션과 2024 S/S에서는 모델이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허겁지겁 런웨이에 등장하는가 하면, 미완성으로 공개한 옷도 있었죠. 파격적인 퍼포먼스 덕분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베아테 칼손(Beate Karlsson)과 브랜드는 이름을 알렸을지 모르지만, 악플과 비난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옷보다 바이럴을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라는 오명 역시 뒤따랐거든요.
칼손은 아바바브를 향한 악플 등 ‘트래시 토크(Trash Talk)’에서 영감을 받아 2024 F/W 컬렉션 컨셉을 ‘쓰레기(Trash)’로 정했습니다. 런웨이 양쪽으로는 아바바브를 향한 악플을 띄웠고, 그 사이로 모델이 등장했죠. 관객이 런웨이와 모델을 향해 던진 오물은 결국 ‘쓰레기’를 위트 있게 표현한 ‘쓰레기’였던 겁니다. 칼손은 쇼를 통해서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모든 것을 외면하고, 우리만의 의견에 집중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런웨이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평과 결국 런웨이 컨셉만 남고 옷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는 아바바브. 앞으로 칼손이 브랜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 포토
- Vogue Runway,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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