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기술과 자연의 유토피아, 메종앤오브제의 ‘테크 에덴’

2024.03.22

by 김나랑

    기술과 자연의 유토피아, 메종앤오브제의 ‘테크 에덴’

    디자인과 인테리어 트렌드를 추종하는 이들의 순례지 메종앤오브제가 3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주제는 ‘테크 에덴’이다. 기술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유토피아를 한마음으로 꿈꾼 닷새, 그중 인상적인 순간을 〈보그 라이프〉가 기록한다.

    ‘What’s New? In Decor’는 트렌드 전문가 엘리자베스 르리슈가 사막, 바다, 열대 원시림을 테마로 설계했다. 사진 속 해저는 로쉐 보보아의 가구, 아이 일루미네이트의 램프, 타켓의 지속 가능한 벽지로 꾸몄다.

    메종앤오브제(Maison&Objet)가 열리는 파리 노르 빌팽트 전시장(Parc des Expositions Paris Nord Villepinte)은 파리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30분 정도 전철 혹은 차를 타야 한다. 그곳으로 가는 전철에 탔을 때 나는 승객 모두 같은 역에 내릴 거라 직감했다. 메종앤오브제에서 무언가 발견하고 영감을 얻으려는 의지의 대화가 넘쳐났으니까.

    1월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메종앤오브제는 커다란 7개의 홀(홀 번호는 2번으로 시작해 8번으로 끝난다)마다 인파로 붐볐다. 2,3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트렌드를 소개했고, 관람객은 지난해에 비해 약 5% 늘었다. 관람객의 국적은 보통 프랑스와 해외가 거의 절반씩인데, 복잡한 사회경제 상황에 시달리는 유럽은 참여율이 9% 하락했고, 아시아인이 83% 상승했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메종앤오브제의 주제 ‘테크 에덴’으로 기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에덴동산을 추구한다.

    30주년을 맞은 메종앤오브제의 이번 시즌 테마는 ‘테크 에덴(Tech Eden)’이다. 지난해는 ‘즐겨라(Enjoy)’를 주제로 팬데믹의 말로를 축하했다면, 올해는 기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에덴동산을 그렸다. 그간 친환경이라는 주제는 여기저기 등용됐지만, 메종앤오브제에서는 그것을 기술로 구현한다는 데 중점을 뒀다.

    파리의 트렌드 컨설팅 에이전시 페클러스 파리가 설계한 ‘Inspire Me’ 전시장엔 미래 식량과 친환경 식기로 장식한 다이닝 룸이 들어섰다.

    테크 에덴이란 주제 아래 전시장은 메종앤오브제 측과 에이전시 페클러스 파리(Peclers Paris)가 협업해 설계했다. 페클러스 파리 관계자는 “과학과 자연의 관계가 엄청나게 진화했어요. 이를 미래에 어떻게 적용할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예로 들었다.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처럼 비현실적인 우주를 모델로 삼지 않고,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 물의 길>처럼 환상적이고 낙관적인 자연환경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말이다. “우주를 찾아 떠나려 하기보단 과학 발전을 활용해 야생으로 회귀해야 합니다.”

    노디자인넷(nodesign.net) 설립자이자 작가 장 루이 프레신(Jean-Louis Frechin)은 이렇게 말했다. “기술이 지구를 오래 학대해왔죠. 그렇기 때문에 이 땅에 머물려면 ‘인류세’를 내야 할 지경이에요. 자연과 기술의 관계를 시급히 재조정해야죠. 디자이너들이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해요.”

    메종앤오브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마티외 르아뇌르가 선보인 ‘아우토노미’. 번잡한 세상과 인파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마티외는 2024년 파리 올림픽 성화도 디자인했다.

    테크 에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은 프랑스 디자이너 마티외 르아뇌르(Mathieu Lehanneur)의 ‘아우토노미(Outonomy)’일 것이다. 메종앤오브제는 매년 1월 세계 디자인 분야를 이끌 올해의 디자이너를 선정한다. 이번 수상자는 마티외 르아뇌르다. 그는 2024년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공개할 성화를 디자인하는 핫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본격적인 데뷔는 대학 졸업 프로젝트였다. 환자와 치료의 관계에 집중한 의약품 디자인은 뉴욕 현대미술관이 영구 소장품으로 채택했다. 그는 까르띠에, 뵈브 클리코 등과 협업해 다양한 가구와 장식품을 제작해왔다. 2018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스튜디오를 열었고, 2020년 팬데믹 기간에는 140개국의 인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루미늄 조각 컬렉션 ‘스테이트 오브 더 월드(State of the World)’를 선보였다. 그의 신념은 ‘사물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 이번 메종앤오브제에서 그는 오두막과 마당이 떠오르는 시노그래피 ‘아우토노미’를 선보였다.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미래에 강림한다면 이런 집을 지을 것 같다. 눈부실 정도로 샛노랗고 작은 집에 침대와 소파가 소박하게 놓였고, 마당에는 샌드백과 새장이 있다. 이 노란 세계에 검은색 수트를 입고 등장한 마티외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는 노란색 샌드백을 치다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소란스러운 세상과 인파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최소이자 최고로 살고 싶은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었죠. 앞으로도 기술을 이용해 자연을 집 안으로, 내 곁으로 끌어들이려고 애쓸 겁니다.”

    ‘What’s New? In Decor’ 전시장의 주제는 ‘새로운 영토에 관하여’로, 사진은 온화한 사막을 표현했다.

    테크 에덴이 직관적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전시장은 ‘What’s New? In Decor(무엇이 새로운가? 장식 분야)’였다. 이곳을 설계한 트렌드 전문가 엘리자베스 르리슈(Elizabeth Leriche)는 “사막의 따뜻함, 바다의 고요함, 열대 원시림의 생기 넘치는 열기에 빠져보세요”라고 권했다. 이곳의 주제도 ‘새로운 영토에 관하여(About New Territories)’다. 특히 바다를 묘사한 부분이 좋았는데, 로쉐 보보아(Roche Bobois)의 푸른색 가구, 아이 일루미네이트(Ay Illuminate)의 해파리 모양 램프, 타켓(Tarkett)의 지속 가능한 벽지로 장식했다. 갈수록 사람들은 이렇게 자연과 가까운 색상과 소재, 디자인을 원하지 않을까.

    ‘Inspire Me’ 전시장에 자리한 미래의 헬스장.

    ‘환대 실험실(Hospitality Lab)’ 전시장도 테크 에덴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었다. 이곳은 초연결 사회에서 벗어나 도피(휴식)할 수 있는 세 공간을 재구성했다. 바로 웰니스 카페, 스포츠 짐, 스파 룸이다. 이 전도유망한 공공 공간을 레브 스튜디오(REV Studio)가 기술이 집약된 미래적인 웰빙 공간으로 꾸몄다. 카페의 대형 탁자에는 미래 식량이 준비됐고, 스포츠 짐에선 가상현실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Inspire Me’ 전시장.

    무엇보다 메종앤오브제에서는 신인 디자이너를 발견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역량 있는 신인 디자이너를 선발하는 라이징 탤런트 어워드(Rising Talents Award)의 책임자 데린 오설리반(Dereen O’Sullivan)은 테크 에덴이란 주제에 맞춰 “첨단 기술과 노하우, 이 두 단어에 집중해 선발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3D 프린팅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디자이너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중이다. 하지만 ‘기계가 디자이너를 대신하게 될까’ 같은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라이징 탤런트 어워드의 전시작을 보고 있으면, 전통 공예와 첨단 기술이 함께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느껴진다.

    라이징 탤런드 어워드 테크 부문에 선정된 프랑스 디자이너 오드리 라주의 3D 프린팅 조각품.

    가장 반가운 인물은 지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도 인상적으로 봤던 프랑스 디자이너 오드리 라주(Audrey Large)의 조각품이다. 그녀는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의 관계를 탐구한다. 3D 프린팅 조각품은 갖가지 빛깔의 표면과 녹은 용암을 닮은 액체처럼 보이는 질감, 흐르는 듯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인공지능이 디자이너를 대체할까’란 화두의 답을 라이징 탤런트 어워드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전통 공예와 첨단 기술, 창의성을 함께 가져가는 것은 인간 디자이너만 가능하지 않을까. 사진 속 엠마 코뉴의 컬러풀한 가림막은 건설 현장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가공해 튜브로 엮은 것이다.
    역량 있는 신인 디자이너를 선발하는 라이징 탤런트 어워드의 노하우 부문에 선정된 오렐리 외지의 등나무 가구.

    이 어워드에는 오드리 라주를 비롯해 디자이너 7명이 선정됐다. 테크 부문(Tech Talent)에는 펠릭스 라제호른(Felix Rasehorn)과 로빈 호스케(Robin Hoske) 듀오가 설립한 윈트 디자인 랩(WINT Design Lab), 컵과 장난감 공이 결합한 듯한 자석 조립 형태의 램프 ‘Orbe’를 선보인 디자인 스튜디오 인덱스 오피스(Index Office)와 오드리 라주가 있다. 노하우 부문(Savoir-faire Talents)은 인도네시아 장인과 협업해 등나무 가구를 만들며, 2016년 파리 팔레 드 도쿄의 댄서들과 함께 춤추는 의자 프로젝트 ‘The Dancer’를 선보이기도 했던 오렐리 외지(Aurélie Hoegy), 수녀들과 함께 만든 자수 담요를 선보인 제나 카에스(Jenna Kaës), 건설 현장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튜브로 엮어 작품화한 엠마 코뉴(Emma Cogné)가 있다. 지난 2022년 신설된 공예 부문은 3D 상감 세공(도자기나 귀금속의 바탕에 색이 다른 흙이나 칠보 등의 재료를 입히는 기술이나 그런 행위) 가구와 장식품을 선보이는 라인앤라파엘(Line&Raphaël) 스튜디오가 이름을 올렸다.

    3년 내 설립된 창의적인 디자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퓨처 온 스테이지. 프랑스의 앙가, 그리스의 블루사이클, 포르투갈의 토스쿠 스튜디오가 참여했다.

    퓨처 온 스테이지(Future on Stage)는 3년 내 설립된 창의적인 디자인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장이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했는데, 프랑스의 앙가(Anga), 그리스의 블루사이클(Bluecycle), 포르투갈의 토스쿠 스튜디오(Tosco Studio)가 함께했다. 메종앤오브제의 총괄 디렉터 멜라니 르로이(Mélanie Leroy)는 선정 기준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은 친환경을 단순히 마케팅 도구로 삼지 않아요. 기술과 친환경, 수공예가 결합된 작품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죠.” 앙가는 미세플라스틱이 녹아 나오지 않는 친환경 대리석 소재를 개발했다(이들은 이를 대리석이라 부르고 싶어 했다). 이를 주방 조리대부터 사무용 가구에도 사용해 건강을 지키려 한다. 블루사이클은 수중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로 가구를 제작한다. 아테네 항구에서 수거한 오래된 어망은 3D 프린팅 꽃병이나 벤치로 재탄생했다. 토스쿠 스튜디오는 리스본 구시가의 창고를 사무실로 쓴다. 토스쿠 스튜디오의 창립자 조아나 이스테베스(Joana Esteves)는 가우디의 팬인 만큼 ‘모양과 색상을 완전히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찾고 있었다. “답은 가까운 곳에 있었죠. 바로 시멘트였어요.” 그녀는 다소 삭막해 보이는 시멘트라는 소재로 우아한 가구를 완성한다.

    공간에 놀이를 입힌다는 철학의 네덜란드 가구 브랜드 폴스포턴.
    자연 친화적이고 이국적인 팬시 홈 컬렉션의 부스.

    앞서 이야기한 주요 전시장 말고도 2,000여 개 브랜드를 다 보려면 부지런히 다녀도 닷새가 빠듯하다. 메종앤오브제는 크게 메종(Maison) 섹션과 오브제(Objet) 섹션으로 나뉜다. 메종 섹션에서는 아이코닉한 브랜드와 장인들의 공예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아르다메즈(Ardamez), 페드랄리(Pedrali), 드러커(Drucker), 디자인 바이 어스(Design by US), 세락스 발레리 오브젝트(Serax–Valerie Objects), 팬시 홈 컬렉션(Fancy Home Collection), 폴스포턴(Polspotten) 등이 참여했다. 오브제 섹션은 조명 기구, 소형 가구, 장식용 오브제 등으로 구성된다. 아사 셀렉션(ASA Selection), 리베코 홈(Libeco Home), 자카드 프랑세(Le Jacquard Français), 코스타 노바(Costa Nova), 케이앤인더스트리(Knindustrie), 파인다이닝앤리빙(Fine Dining&Living), 몰테니(Molteni) 등이 자리했다.

    올해 처음 메종앤오브제에 참가한 일본의 야마기와는 골판지로 부스를 디자인했다.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으며, 종이와 유리섬유 등을 사용해 전통 공예품을 모티브로 한 조명을 선보인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디자인한 조명 기구 시리즈와 건축가 이토 도요와 협업한 최신작을 선보였다.

    메종앤오브제에서 아름다운 부스 중 하나는 친환경을 위해 골판지로 만든 야마기와(Yamagiwa)의 것이었다.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일본 브랜드로 종이, 유리섬유 등을 사용해 전통 공예품을 모티브로 한 조명을 선보인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재단, 디자이너 구라마타 시로(Shiro Kuramata) 등과의 협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메종앤오브제에는 처음 참여해 미디어의 관심이 더 높았다. 이번엔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디자인한 ‘Taliesin’ 조명 기구 시리즈와 건축가 이토 도요와 협업한 최신작을 선보였다.

    파리의 건축설계 사무소 파프 아틀리에(Paf Atelier).
    파프 아틀리에의 조명과 거울.

    부스 크기는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대략 열 걸음마다 다른 스타일의 유명 브랜드가 펼쳐지는 것은 박람회에서 누릴 수 있는 큰 혜택이다.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현했고, 어떤 신제품을 내놓았는지 살펴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핀 율의 가구 독점권을 보유한 하우스 오브 핀 율(House of Finn Juhl)은 가구 디자인사의 족적이 된 치프테인 체어(Chieftain Chair), 펠리칸 체어(Pelican Chair) 등 핀 율의 상징적인 작품을 전시했다. 폴스포턴은 놀이처럼 재미있게 구성할 수 있는 컬러풀한 가구와 소품을 선보여온 네덜란드 브랜드다. 이번엔 1980~1990년대 파티 신에서 영감을 얻어 독특한 장식품을 선보였다. 그만큼 보는 재미가 있는 브랜드는 13 디저트(13 Desserts)였다. 프로방스의 간식을 뜻하는 브랜드명처럼 다채롭고 유쾌한 가구로 유명하다. 이번엔 풀 스튜디오(Pool Studio)와 함께 개발한 최신작 세자르 체어(Cézaire Chair)를 공개했다.

    메종앤오브제의 거대한 홀을 벗어나 파리 시내에서도 축제는 이어진다. 메종앤오브제 기간에 파리 시내 100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번외 전시 ‘메종앤오브제 인 더 시티(Maison&Objet in the City)’가 함께 펼쳐진다. 평소 예약 없이는 방문하기 힘든 브랜드의 밀실도 이 기간만큼은 활짝 열린다. 파리에 사는 지인이 꼭 가보라고 추천한 티에리 르메르(Thierry Lemaire) 갤러리는 역시 인상적이었다. 프랑스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티에리 르메르와 텍스타일 아티스트 토이인 셀러스(Toyine Sellers)가 협업한 작품이 매장을 골드빛으로 장엄하게 채웠다. 감격한 브랜드 매니저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만질 수 있는 천국이 있다면 여기 아닐까요?”

    1950년에 설립된 벨기에의 팬시 홈 컬렉션.

    이번에 처음으로 메종앤오브제 인 더 시티에 참여한 두 업체가 있다. 미국에서 건너온 로브제(L’objet)는 포르투갈산 도자기를 비롯해 쿠션, 식기, 향수 등 갖가지 위트 있는 디자인 소품을 만날 수 있다. 링크(Rinck)도 같은 생제르맹데프레에 새로운 쇼룸을 열었다. 1841년 설립돼 5대에 걸쳐 목재를 비롯한 금속, 유리 세공 기술을 이어가는 링크는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호텔을 설계할 때 러브콜을 보내고, 인테리어 디자이너 피에르 이브 로숑(Pierre-Yves Rochon)이 특별 주문한 크리스털 장식 서랍장을 제작하는 등 아이코닉한 작업을 해왔다.

    메종앤오브제 인 더 시티에 참여한 갤러리 슬라토파라에서 열린 콜롬비아 출신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르셀라 쿠레의 전시.

    갤러리 슬라토파라(Slatoparra)에서 열린 콜롬비아 출신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르셀라 쿠레(Marcela Cure)의 전시 역시 인상적이었다. 2015년 자신의 스튜디오를 연 가장 인기 있는 남아메리카 디자이너인 그녀의 작품은 단순히 이국적인 ‘라틴 터치’가 아니다. 고인이 된 예술가 어머니에게서 영감을 받아 남아메리카 여성의 삶을 오브제에 풀어낸다. 동향의 갤러리스트는 “그녀의 작품에서 우리의 슬픔과 힘을 동시에 느낄 수 있죠”라며 역사를 이해하고 작품을 봐주길 바랐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팬시 홈 컬렉션 부스.

    메종앤오브제는 오는 9월 5일부터 9일까지 다시 열려 30주년을 두 번째로 기념한다. 총괄 디렉터 멜라니 르로이는 메종앤오브제가 “미래를 향하던 배가 잠시 닻을 내려 항해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현장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항해의 동력이 이번 메종앤오브제에선 최첨단 기술과 자연으로의 회귀였다. 올가을에는 어떤 화두가 던져질지 모르겠지만, 이건 분명하다. 늘 하나의 질문을 가슴에 품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어떤 세계에서 살고 싶은가?” (VL)

      사진
      COURTESY OF MAISON&OBJ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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