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로페즈의 생애 첫 멧 갈라는 2004년이었습니다. 그녀는 당시 테마였던 ‘위험한 관계: 18세기 패션과 가구(Dangerous Liaisons: Fashion and Furniture in the 18th Century)’에 맞춰 돌체앤가바나의 드레스를 선택했죠. 볼륨감 있는 꽃 장식과 러플로 채운 밑단, 잘록한 허리 라인이 특징인 블랙 드레스였습니다.

제니퍼 로페즈가 올해 멧 갈라에서 배드 버니, 크리스 헴스워스, 젠데이아 그리고 안나 윈투어와 함께 공동 호스트를 맡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첫 등장 이후 13번의 멧 갈라에 빠짐없이 참석했거든요. 불참한 해는 손에 꼽을 정도죠.

멧 갈라가 열리는 5월의 첫 번째 월요일이 오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확신할 수 있는 건 제니퍼가 이 행사의 주인공이 될 거라는 거죠. 지금껏 선보인 패션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중국: 거울을 통해서(China: Through the Looking Glass)’라는 테마 아래 선보인 베르사체의 아찔한 드레스를 잊을 수 있을까요? 2011년 ‘알렉산더 맥퀸: 새비지 뷰티(Alexander McQueen: Savage Beauty)’에서 선보인 구찌의 우아한 플라워 드레스는 어떻고요. 물론 제니퍼의 멧 갈라 패션은 2019년 ‘캠프: 패션에 대한 단상(Camp: Notes on Fashion)’에서 보여준 베르사체 룩 없이는 완성되지 않지만요(설령 옷보다 해리 윈스턴의 130캐럿에 달하는 퍼플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관심이 더 간다 해도 여러분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스크롤을 내려 제니퍼 로페즈가 지난 20년간 선보인 멧 갈라 룩을 되돌아보세요.

2023년, ‘칼 라거펠트: 라인 오브 뷰티’

2021년, ‘미국: 패션의 어휘’

2019년, ‘캠프: 패션에 대한 단상’

2018년, ‘천체: 패션과 가톨릭의 상상력’

2017년, ‘레이 가와쿠보/꼼데가르송: 중간 지대의 예술’

2015년, ‘중국: 거울을 통해서’

2013년, ‘펑크: 카오스에서 꾸뛰르까지’

2011년, ‘알렉산더 맥퀸: 새비지 뷰티’

2010년, ‘미국의 여성: 패션으로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다’

2008년, ‘슈퍼히어로: 패션과 판타지’

2007년, ‘푸아레: 패션의 왕’

2006년, ‘앵글로마니아, 영국 패션의 전통과 도전’

2004년, ‘위험한 관계: 18세기 패션과 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