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우드 창립자가 말하는 주얼리의 미래
BACK TO THE FUTURE 톰 우드는 재활용 금속에 새 숨을 불어넣는다. 톰 우드 창립자 모나 젠슨(Mona Jensen)에게 주얼리의 미래를 물었다.
‘톰 우드(Tom Wood)’라는 이름의 뜻은?
톰 우드는 내 안의 또 다른 남성적인 자아를 상징한다. 가명을 사용하는 작가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받았다. 젠더리스한 디자인에 영향을 준다.
당신은 처음부터 디자이너는 아니었다.
모든 것은 우연이었다. 이 일을 하기 전 마케팅 회사에서 오래 일했다.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싶어질 무렵, 저녁에 종종 살펴보던 블로그와 스트리트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패션에서 주얼리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면서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케팅 회사에서 쌓은 경험이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열정은 꽤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지만, 정말 디자이너가 될 줄은 몰랐다.(웃음)
노르웨이에서의 삶은 어떤가?
노르웨이 서부 해안가에 자리한 작은 섬에서 자랐다. 자연은 항상 주변에 가까이 있었다. 자연은 내 삶뿐 아니라 톰 우드 컬렉션에도 반영됐다. 톰 우드의 인기 제품 ‘아이스 후프(Ice Hoop)’는 얼음이 녹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곧 출시될 ‘페블(Pebble)’ 컬렉션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바닷가에서 자갈을 모아 집 안을 장식하던 경험이 담겼다.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아침 7시부터 꽤 분주하다. 막내딸이 제시간에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서부터 하루가 시작된다.(웃음)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엔 톰 우드 CEO를 맡고 있는 남편의 차를 타고 출근한다. 회사 업무는 굉장히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회의와 의사 결정에 쓴다. 모든 제품은 오슬로 본사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본사 실험실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전 테스트를 수행하기도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한계를 뛰어넘는 과정에 직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역시 중요하다. 바쁘더라도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서둘러 집에 가려 노력한다.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안 하고 있지만, 저녁 식사 후에 하는 다양한 운동도 나의 일과 중 하나다.
톰 우드의 핵심 가치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주저 없이 나아가는, 혁신적인 주얼리 하우스가 되는 것이다. 책임감을 갖고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방식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면서 소비자가 오랜 기간 공감할 수 있는 ‘타임리스’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소재를 선정하는 기준은?
단순히 미적인 측면뿐 아니라 환경적인 면도 고려해 소재를 선정한다. 톰 우드의 주얼리는 모두 인증된 재활용 금속으로 제작한다. 일반 금속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을 95% 이상 줄였다. 또한 톰 우드는 RJC(Responsible Jewellery Council) 인증 브랜드로서 책임 있는 소싱(Sourcing)과 제조에 전념한다. 이를 위해 RJC 인증 제조업체들과 협력해 공급망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원료의 추적성(Traceability)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톰 우드의 목표는 올해 말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다이아몬드의 추적성을 100% 보장하는 것이다.
톰 우드의 미학을 정의하면?
미니멀리즘, 기능주의 그리고 동시대성.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예술이나 건축뿐 아니라 내 곁을 스치는 찰나의 순간 역시 큰 영감을 준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고 한 마틴 스콜세지의 말처럼 나에게 영감은 평소에 자연스럽게 찾아오지만 종종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 자연과 일상 속에서 내가 겪고, 보고, 발견하는 것에서 자극을 받는 편이다.
지난해에는 도쿄에 플래그십을 열었다.
10년 전 처음 도쿄를 방문한 후부터 여러 세대에 걸쳐 유지되는 일본의 장인 정신과 높은 품질에 매료됐다. 이는 내가 톰 우드를 운영하는 방식이나 철학과 공명한다. 일본은 톰 우드의 가장 큰 시장이며, 플래그십을 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그렇다면 서울은?
서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은 정말 재미있는 도시다. 5일 동안 도시 곳곳을 탐구하며 시간을 보냈다. 꽤 가까워 보이는 지역 간에도 확연한 차이가 있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활기찬 성수와 세련된 강남,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북촌 그리고 도산공원… 고유의 분위기와 에너지가 마음에 들었다. 이 도시가 어떻게 생동하는지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싶다. 한국이 톰 우드의 주요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서울에 올 일이 더 많아지겠지?(웃음)
주얼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주얼리의 미래는 소비자에게 달려 있다. 소비자는 가치 있는 소비에 대해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수명이 짧은 패션보다는 의미 있는 주얼리에 투자하는 것을 더 합리적으로 여긴다. 이제 중요한 건 주얼리의 내구성이다. 튼튼한 주얼리일수록 더 오래 주목받을 것이다. (VK)
- COURTESY OF
- TOM 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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