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서 발견한, 남은 한 해를 책임질 청바지 6
지난 몇 시즌 동안 청바지 세계는 나름 치열했습니다.
스키니와 와이드, 로우 라이즈와 하이 웨이스트 등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끊임없이 인기 경쟁을 해왔죠. 2024 F/W 시즌은 이 모든 걸 너그럽게 품기로 작정했나 봅니다. 그간 우리를 스쳐 지나간 크고 작은 청바지 트렌드가 모두 집약된 듯했거든요. 경계는 희미해졌고, 교집합은 많았습니다. 한 카테고리에만 묶어두기 미안할 정도로 데님의 온갖 요소가 한데 얽히고설켰죠.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지만 결론은 오히려 명확했습니다. 어떤 데님을 어떤 스타일에 어떻게 매치하든, 틀린 답은 없을 거라는 사실이었죠. 카멜레온처럼 모든 룩에 녹아드는 데님의 본질이 어느 때보다 돋보였던 2024 F/W 컬렉션! 이제 내 입맛에 맞는 스타일을 골라낼 차례입니다. 마침 멕시코 <보그>가 아주 꼼꼼히 분류해두었더군요. 함께 살펴볼까요?
헐렁한 청바지
이번 시즌 헐렁한 청바지는 나름 순수했습니다. 이런저런 기교 대신 아이템 본연의 편안한 핏에 집중한 하우스가 많았죠. 대신 저마다 워싱과 톤을 달리해 차별화했습니다. 물론 편안함이 곧 캐주얼을 뜻하는 건 아니었어요. 대체로 페미닌한 무드의 블라우스와 함께 매치해 한층 성숙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롤업 데님
안감과의 멋스러운 대비, 롤업 데님의 매력입니다. 크리스챤 디올은 생지 데님에 로고 마니아적 면모를 더했습니다. 샤넬은 높은 굽의 부츠까지 곁들여 새로운 실루엣을 연출했고요. 티비의 롤업 데님은 양말과 신발의 중요성을 일깨웠습니다. 흰 양말과 하이힐로 특별할 것 하나 없는 구성에 확실한 포인트를 주었죠.
플레어 진
1970년대 옷장의 8할을 이루었던 플레어 진이 2024년도 정복할 모양입니다. 방식은 좀 더 섬세했어요. 클래식한 재킷과 코트, 블라우스 등을 곁들여 보다 차분한 실루엣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죠. 복고적이라기보다는 고전적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스트레이트 진
1990년대 미니멀 패션의 부활로 어느 때보다 매력을 제대로 어필하고 있는 청바지죠. 쭉 뻗은 정직한 라인이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자아냅니다. 베르사체, 코페르니, 헬무트 랭은 각자 다른 톤의 더블 데님 패션으로 스트레이트 진의 깔끔한 멋을 극대화했습니다. 스트레이트 진의 다재다능함을 탐구한 건 이자벨 마랑과 루츠 후엘. 다양한 텍스처의 조합으로 F/W 시즌에 걸맞은 꽉 찬 실루엣을 완성했습니다.
로우 라이즈 진
오랜 기간 트렌드로 활약하며 이제는 어엿한 옷장 속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로우 라이즈 진. 많은 하우스가 골반에 걸쳐진 특유의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백분 활용했습니다. 미우미우는 몸에 꼭 맞는 스키니 핏을 선택했고, 스텔라 맥카트니와 베르사체는 메탈릭 효과에 기댔어요. 지난 두 번의 기성복 컬렉션 내내 생지 데님을 고수했던 스키아파렐리도 로우 라이즈 진을 선택했습니다. 다트 디테일과 함께 느슨하게 늘어진 실루엣을 연출했죠.
화려한 데님
데님은 매 시즌 하우스의 창의력을 담아내는 캔버스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자수와 프린트 데님이 주를 이루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은 조금 더 입체적이었습니다. 언더커버와 이자벨 마랑의 프린지 디테일은 걸음마다 리듬감을 더해주었어요. 전면에 솔기 장식을 더한 맥퀸의 청바지는 실루엣마저 슬림해 보이도록 해주는 효과를 주었고요. 알라이아의 방식은 고상했습니다. 아이코닉한 라운드 진으로 흰 톱에 청바지라는 간결한 구성을 풍성하게 표현했죠. 아미의 금빛으로 번쩍이는 패턴 데님은 이브닝 룩으로도 거뜬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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