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라타와 마이크 에카우스가 꼽은 최고의 패션쇼
누구나 좋아하는 패션쇼가 있습니다. <보그> 사무실에선 늘 패션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의상과 무대, 특별한 퍼포먼스 또는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패션쇼는 가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이죠. 최근에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시즌마다 8분 정도(톰 브라운의 경우 45분) 길이의 쇼를 선보이기 위해 의상부터 컨셉까지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들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패션쇼’와 ‘최고로 꼽은 다른 디자이너의 쇼’는 어떤 것인지 두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찻잎 점을 보기 위해 컵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들의 대답은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며 ‘아, 이건 정말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입니다. 알렉산더 맥퀸, 헬무트 랭 등 이 목록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디자이너가 몇 있긴 하지만, 특정 컬렉션이 두 번 이상 언급된 디자이너는 세 명에 불과합니다. 마크 제이콥스를 시작으로 사바토 데 사르노, 시몬 로샤, 피터 뮐리에, 안나 수이, 이자벨 마랑, 톰 브라운 등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패션쇼를 만나보세요.
조이 라타, 마이크 에카우스
당신이 참여한 컬렉션 중 가장 기억나는 쇼는 어떤 것인가요?
조이 : 2016 F/W 쇼입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PS1의 돔에서 열린 쇼였는데요. 하필 눈보라가 몰아치더군요. 모델들은 비상 담요를 쓰고 돔 안으로 들어가야 했어요. 런웨이는 나선형이었고, 중앙에 도달하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구조였죠. 날씨 때문에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어요. 무엇보다 쇼 내내 저와 마이크는 바깥에 있었기에 사람이 얼마나 왔는지 몰랐어요. 모델들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였거든요. 피날레에 이르러서야 쇼를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바깥 블록까지 길게 늘어선 줄을 보게 됐죠.
마이크 : 저는 에카우스 라타가 아닌 쓰리애스포(ThreeASFOUR)의 쇼예요. 대학교 1학년 여름에 인턴으로 일했던 곳이죠. 더 일하고 싶어서 시즌마다 찾아갔고요. 그때 했던 쇼가 인생 최고의 쇼였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당시 겪은 모든 과정은 제가 생각하던 패션의 정수와도 같았어요. 어떤 식으로든 여기에 참여할 수 있어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죠. 고등학교 때는 더 데일리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수업을 빼먹고 최대한 많은 쇼를 보러 갔어요. 그중 디치 프로젝트(Deitch Projects)에서 열린 쇼는 굉장히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모델들은 회전 플랫폼을 돌았고, 관객들의 옷차림은 너무 근사했죠. 키엘에서 후원한 가방에 들어 있던 향수도 생생히 기억해요. 그 향에 매료된 나머지 몰래 2개를 가져왔는데, 최근 LA에 있는 조이의 집에서 똑같은 향수 한 병을 찾아냈죠.
다른 디자이너의 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쇼를 꼽는다면요?
조이 : 드리스 반 노튼의 2008 F/W 쇼는 제 인생을 바꿨어요. 패션계에서 일해야겠다는 확신을 심어줬거든요. 1930년대 회전식 왁스 프린트 기술을 되살려 새로운 총천연색 직물을 만들어냈죠. 저한테는 완벽했어요.
마이크 : 가장 좋아하는 쇼는 없어요. 좋든 나쁘든 저한테 영향을 준 쇼가 있긴 한데 그냥 마음속에 고이 간직할래요. 하나만 고르라는 건 엄마, 아빠 중 누가 더 좋냐는 질문과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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