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 비아르의 샤넬 2024-25 가을/겨울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은 가브리엘 샤넬의 모든 것이 시작된 곳, ‘도빌’에서 영감을 받았다. 경마장과 해변, 카지노, 레스토랑과 대저택 등 도빌의 우아함이 컬렉션 전반에 담겼다.
가브리엘 샤넬의 의상에서 여성미를, 바닷가에서 즐기는 차분한 겨울의 휴양에서 남성미를 가져온 이번 컬렉션의 미학을 가장 일상적인 동시에 영화적인 도시, 도쿄에서 재해석했다.
컬렉션에서는 변화무쌍한 도빌의 하늘처럼 생기 넘치는 파스텔 컬러가 유독 눈에 띈다. 도쿄의 한 놀이터에서 예술적인 디테일의 점프수트와 사랑스러운 벌룬 드레스를 착용한 두 명의 모델.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 '드래곤볼'의 퓨전 포즈로 엉뚱함을 더했다.
데이비드 미첼은 소설 <넘버 나인 드림>에서 도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도쿄는 바다와 같다. 더 깊이 들어갈수록, 더 신비로워진다. 모든 것이 동시에 일어나면서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곳이다.” 그처럼 현실과 꿈 사이 어딘가에서, 실크 모슬린 드레스를 입고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몽환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도쿄에는 밤과 낮이 함께 존재한다. 낮에는 어느 한순간도 멈추는 법 없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밤에는 네온 사인으로 도시가 가득 찬다. 이 모든 속도 속에서도 각자 개인만의 시간을 살고 있다는 양면이, 도쿄의 매력이다.
부드러운 실크 드레스에 하트 모양 귀고리와 진주 포인트 벨트, 스웨이드 부츠를 더해 로맨틱하게 연출했다.
샤넬의 2024-25 가을/겨울 쇼는 이네즈와 비누드가 재해석한 필름 <남과 여>로 시작했다. 브래드 피트, 페넬로페 크루즈와 함께 1966년 개봉한 클로드 를르슈의 영화 <남과 여>의 한 장면을 재연한 것이다. 실제 컬렉션에서는 길고 가느다란 실루엣의 코트를 비롯해 원작 배우 아누크 에메가 떠오르는 룩이 연이어 등장했다. 모두 가브리엘 샤넬의 친구였던 아누크 에메에게 표하는 샤넬의 경의다.
계절마다 특별한 상품을 선보이며, 아침에는 뜨거운 커피를 채우고, 점심시간에는 도시락을, 밤이 되면 내일을 준비하는 곳. 모든 것이 규칙대로 움직이는 편의점에서 독특한 실루엣의 코트와 대담한 포즈로 불규칙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2024년의 트렌드 중 하나는 화려한 칼라다. 단추를 뒤에서 잠그는 백워드 버튼다운 스타일의 하얀 코트가 도쿄의 밤 풍경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발산했다.
일본 문학에서 자판기는 기계적인 도구를 넘어 인물들의 일상에 단단히 자리 잡은 상징 중 하나다. 현대의 단면이자 고독이나 위안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도쿄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자판기 앞에서 묘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델.
고전적인 디자인의 팔찌와 찰랑이는 새틴 소재 블라우스가 화려하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더한다.
도빌의 넓은 널빤지 산책로 ‘플랑쉬(Les Planches)’는 이번 컬렉션의 가장 큰 영감 중 하나다. 샤넬은 쇼에서 새벽부터 저물녘까지 길고 로맨틱한 실루엣이 거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거대한 스크린을 설치했다. 그처럼 하늘하늘한 실크와 네글리제 소재, 섬세한 자수를 컬렉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버지니 비아르는 “다양한 소재와 컬러, 볼륨감이 어우러진 매우 따뜻한 컬렉션으로 가브리엘 샤넬의 운명이 영원히 바뀐 전설적인 장소 도빌을 기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샤넬’다운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의 실크 드레스와 진주 벨트가 부드럽게 부서지는 파도와살랑이는 바람을 연상시킨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샤넬(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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