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란지 노울스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만들죠”
노울스 패밀리를 빼놓고는 지금의 음악계를 얘기할 수 없습니다. 대중음악의 길고 긴 역사를 되돌아봐도, 비욘세와 솔란지 노울스(Solange Knowles)만큼 영향력 있는 자매는 극히 드물죠. 2002년 데뷔했지만, 솔란지 노울스에게 명성을 안겨준 앨범은 2016년 작 <A Seat at the Table>이었습니다. 같은 해 라디오헤드와 프랭크 오션은 물론 언니 비욘세(!)까지 앨범을 발매했지만, 피치포크의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는 등 기세가 대단했죠. 노울스 패밀리가 음악계에 끼친 영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티나 노울스(Tina Knowles)는 한때 딸 비욘세와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무대의상을 디자인했어요. 대부분의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흑인 여성 그룹 의상 담당하길 꺼리던 때였습니다.
솔란지와 티나 노울스 모녀가 ‘구찌 기프트’ 캠페인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사바토 데 사르노가 진두지휘하는 홀리데이 캠페인, ‘구찌 기프트’의 테마는 우리가 가족이라고 부르는 이들과 나누는 기쁨과 추억이죠. <보그>가 솔란지에게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가족,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습니다.
열세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뮤지션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양친은 너무 이른 나이라고 여겼고요.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금합니다.
운이 좋았죠. 부모님 두 분 다 예술에 관심이 많으셨거든요. 엄마는 디자인과 헤어 스타일링에 재능이 있으셨고, 아빠는 마케팅과 이미지 창작 분야에서 일하셨죠. 제가 음악을 사랑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본 뒤 부모님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 쭉 저를 믿어주셨고요. 제가 언젠가는 균형을 찾고, 온전한 나 자신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계셨죠.
티나로부터 들은 가장 뜻깊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기도와 헌신의 가치를 알려주셨죠. 덕분에 언제나 믿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생겼습니다. 가장 힘들 때나 가장 기쁠 때 길을 안내해주셨고요.
<A Seat at the Table>에서는 티나가 피처링을 맡았죠.
우리 모두 성장하며 점점 부모님을 닮아가는 것 같아요. 부모님의 과거에 대해 들으며 많은 걸 배우기도 하고요. 저는 엄마와 비슷한 모습으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티나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고, 침묵하길 거부하죠. 엄마는 지금도 저의 커다란 일부입니다.
한때 “솔란지의 음악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죠. 어떻게 이겨냈나요?
티나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적 있습니다. 당시 패션계의 몇몇 사람들은 그녀의 디자인을 아무 이유 없이 비판했고, 공을 채가려고 했죠. 하지만 엄마는 그런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뚜렷한 비전을 끝까지 관철했죠. 지금도 몇몇 디자이너는 티나의 디자인을 레퍼런스로 삼습니다. 그녀가 엄마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따름이죠.
구찌와의 관계는 언제, 어떻게 시작됐나요?
예전부터 패션과 도상학의 관계에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로고와 그래픽 디자인으로 일종의 아이콘을 만들어내는 일 말이에요. ‘심벌’을 활용해 소통하는 방식을 탐구한 지 꽤 오래됐고, 구찌 하우스는 더없이 완벽한 참고 자료였죠. 제가 구찌 메인(Gucci Mane)과 함께한 곡 ‘My Skin My Logo’에서는 구찌를 50번도 넘게 언급합니다. 그러면서 사바토 데 사르노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고요. 그의 자상함, 따뜻함, 호기심, 넘치는 아이디어는 늘 제게 영감을 주죠. 데 사르노와 아이디어, 철학을 나누며 패션이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노울스 패밀리가 어떻게 연말을 보내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매년 온 가족이 모여 시간을 보내진 않습니다. 아들을 키우면서는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자주 다녔거든요. 아들이 다섯 살 때부터 열세 살 때까지는 주로 자메이카, 세네갈, 르완다나 모로코에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최근에는 다 같이 모이는 일이 조금 늘었죠. 갈 때마다 티나가 엄청난 선물과 만찬을 준비하거든요. 가족끼리 보내는 시끌벅적한 시간과 자신에게 집중하는 혼자만의 여행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올해 받고 싶은 선물이 있나요?
평온함, 안정 그리고 휴식! 누군가 제게 꼭 선물을 주고 싶다면, 최근에 DJ 스크류(DJ Screw)가 1996년 발매한 카세트 <The Final Chapter>에 푹 빠져 있다는 사실만 알아두세요!(웃음)
“동생은 언제나 최신 음악 트렌드를 주시하죠”라는 비욘세의 말이 떠오르는군요. 요즘 어떤 음악을 듣고 있나요?
사바비(SahBabii)와 라일라(Laila)의 최신곡을 즐겨 듣습니다. 제가 큐레이션을 맡은 ‘엘도라도 볼룸(Eldorado Ballroom)’에서 논의하는 곡도 빼놓을 수 없고요. 버밍엄 여성 합창단의 가스펠, 메리 루 윌리엄스(Mary Lou Williams)와 줄리아 페리(Julia Perry) 같은 아티스트입니다. 최근 영화음악을 작업하며 사용한 프랑스 출신 작곡가 필리프 아튀스(Philippe Athuis)의 음악 역시 곧잘 듣습니다.
개인적으로 신보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음 앨범에 대해 힌트를 줄 수 있나요?
늘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죠.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겁니다. 최근 5년 동안은 먼 미래에도 아름답게 들릴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천천히, 쉰 살 혹은 일흔 살이 되는 미래를 대비하는 거죠. 꿈꿔온 모든 것을 이룬 기분입니다. 디지털 도서관을 개관했고, 책을 썼으며, 오브제와 조각품을 만들었죠. 발레 음악을 작곡하고, 퍼포먼스 프로그램을 창작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모든 정신을 다시 음악에 쏟을 때라고 느낍니다. 음악만큼 저를 사로잡는 예술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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