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우 스미스와 몽클레르가 창조한 새로운 세계
윌로우 스미스와 시티 오브 지니어스,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순 없는 두 고유명사가 몽클레르에 창조한 새로운 세계.
“윌로우 스미스가 누군데?”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꾸준함에 방점을 둔다면 뮤지션이 답이겠지만 충분치 않다. 그녀는 24년이라는 시간 동안 배우, 작가, 모델, 디자이너 등 여러 직업을 오가며 살아왔다. 젠지 세대 아이콘이라는 별명은 가장 쉬운 표현이고, 윌 스미스와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딸이라는 꼬리표는 이미 아득해진 첫 줄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윌로우 스미스가 채워온 이 촘촘한 타임라인을 한마디로 설명하라면 ‘아티스트’라는 말이 가장 적합하다. 분야를 넘나들며 자신의 창조성을 표현하는 예술가 말이다.
윌로우 스미스가 이번엔 상하이 황푸강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조선소 CSSC 파빌리온에 새로운 세상을 창조했다. 지난 10월 상하이 패션 위크의 대미를 장식한 몽클레르 ‘시티 오브 지니어스(The City of Genius)’를 위해서다. 몽클레르는 2018년부터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함께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는 프로젝트, ‘몽클레르 지니어스’를 전개해왔다. 프로젝트의 일환인 ‘시티 오브 지니어스’에서는 릭 오웬스, 에드워드 에닌풀, 에이셉 라키 등 10명의 아티스트가 함께했으며 30,000㎡에 달하는 공간에 자신의 미학을 실현한 작은 도시와 컬렉션을 공개했다.
윌로우 스미스는 우리를 포스트 아포칼립스 정원으로 안내했다. 버려진 회색빛 도시에 자라난 푸르른 식물의 풍경, 절망 속에서 피어난 희망을 보는 듯했다.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컬렉션도 이 공간과 꼭 닮았다. 대조적인 두 요소가 끊임없이 등장했다는 뜻이다. 도시와 자연, 블랙과 화이트, 여성성과 남성성, 하이패션과 실용주의, 데이 웨어와 이브닝 웨어 등 극과 극이지만 서로가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개념을 한 컬렉션 안에 매끄럽게 녹여냈다. 세상이 그어놓은 선을 넘나드는 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라는 듯 말이다. 윌로우의 ‘W’로 재탄생한 몽클레르의 ‘M’ 로고는 이번 작업이 협업임을 공고히 하는 상징이나 다름없었다. 조화와 공존이라는 다소 진부한 단어에 기발함을 불어넣은 윌로우 스미스와 이번 컬렉션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눴다.
상하이에 당신만의 공간을 펼쳐냈다. 머릿속으로 상상했을 때와 완성된 공간을 마주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말이 필요 없었다. 내 비전이 그대로 실현된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나 혼자가 아닌, 몽클레르 팀과 함께 이룬 거라 더 기뻤다.
우주와 초현실적인 것에 꾸준히 관심을 드러내왔다. 그런 면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정원이라는 콘셉트가 더욱 흥미롭다. 어떤 영감과 생각의 과정이 당신을 이런 결과물로 이끌었나?
내 공간을 찾은 사람들이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세상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으면 했다. 어떤 일(종말)이 찾아와도 생명이 계속 성장하고 순환할 수 있는 곳 말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사용한 색은 블랙 앤 (문더스트) 화이트가 전부다.
대비되는 개념들에서 영감받았다. 이건 색뿐만 아니라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스타일 측면에서 보자면 블랙과 ‘크림(문더스트 화이트)’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조합이다. 미니멀하지만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기도 하고.
다음으로 눈에 띈 건 원형 모티브였다. 가방뿐 아니라 로고, 옷 등 곳곳에 디테일로 자리하고 있던데. 어떤 의미이고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나. 물론 당신의 피어싱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지만 말이다.
맞다. 원형 모티브는 내 셉텀 링 피어싱에 대한 일종의 헌사다. 동시에 원형 자체에 대한 내 애정을 담았다. 원형은 온전함, 화합, 깨달음 등을 대변하지 않나. 내가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지퍼 디테일도 끊임없이 등장했다. 재킷 전면에는 3개의 지퍼가 나란히 달려 있었고, 소매와 팬츠에도 빠지지 않았다. 어떤 걸 염두에 두고 만든 디테일인가.
컬렉션을 디자인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다용도성이었다. 모든 아이템이 다양한 방식으로 착용되고 활용되었으면 했다. 지퍼 디테일은 이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번 컬렉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테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표현하고 싶었던 바를 가장 정확히 구현한 아이템이 있다면?
모든 아이템이 내 비전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침낭을 연상시키는 다운 재킷 드레스다. 몽클레르의 아이코닉한 듀베(Duvet) 재킷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기능적이고 우아하며 매우 편안한 옷이다.
올해 한 인터뷰에서 “협업은 최고의 예술을 만드는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 몽클레르와의 협업은 어땠나?
협업은 언제나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아이디어를 모아 접점을 찾아내는 건 흥미진진하면서도 영감을 주는 일이다.
당신의 스타일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지금은 어떤 스타일에 꽂혀 있나?
스타일은 나 자신, 그리고 나와 어울리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지금의 나에겐 미니멀리즘이 딱이다.
*11월 21일에 출시된 ’몽클레르 X 윌로우 스미스’ 컬렉션은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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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Monc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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