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에서 만난 디올 하이 주얼리
마법의 양탄자 같은 도시 아부다비. 이슬람의 신비로 가득 찬 아라비아사막의 이국적 정취 아래 하이 주얼리의 판타지가 실현되었다.
때로 주얼리는 경험과 여행의 산물로 충돌과 화합을 통해 탄생한다. 이런 창의적 긴장감은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희소성을 높이고 영감을 얻으며 미적 가치를 완성하곤 한다. 디올의 하이 주얼리(Dior Joaillerie)를 디자인하는 아티스틱 디렉터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Victoire de Castellane)은 하우스의 클래식한 코드나 주얼리의 전통보다는 유쾌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이야깃거리를 찾는다. 산호석, 사파이어, 토파즈, 오팔 등 어린아이 주먹만 한 화려한 컬러의 원석이나 개구리와 해골, 해파리, 여의주를 문 용 등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진주나 다이아몬드 혹은 꽃이나 하트, 브랜드 이니셜 같은 천편일률적 모티브 대신 유희를 즐기듯 동화 같은 상상력으로 무한한 스토리와 생기를 주얼리에 불어넣는다. 주얼리의 획일적인 보수성을 보란 듯이 깨뜨리고 자신만의 감각과 경쾌함, 이국적 취향, 기발함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다.
샤넬의 패션과 커스텀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14년간의 커리어를 접고 디올 하우스에 영입된 1999년부터 그녀는 줄곧 고급 보석계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상상해왔다. 대중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다이아몬드가 박힌 체인 반지 라인 ‘Oui’(‘Yes’ 모티브에 심플한 디자인의 골드 반지.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이 골드 반지는 파인 주얼리 같지 않은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으로 대히트를 쳤다)부터 그녀의 스타일에 걸맞은 ‘Incroyables’(‘incredible’이라는 뜻) 라인까지 그녀가 디자인하는 기발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주얼리는 마법 같은 판타지와 유머를 제공했다. 그리고 2024년으로 이어온 빅투아르의 장대하고 볼드한 주얼리 컬렉션은 아라비아반도 끝자락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했다.
아이코닉 코드와 자연에서 받은 풍부한 영감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주얼리를 선보이는 디올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Diorama & Diorigami’. 올해 두 번째 챕터를 위해 헤리티지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동식물 모티브를 생생한 컬러로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동화 속 숲의 풍경을 담아낸 오색찬란한 주얼리는 붉은 아라비아사막을 배경으로 더더욱 매력적인 신을 연출했다. 중동의 부호를 포함해(디올 스카프를 히잡 대신 쓰고 값비싼 주얼리로 꾸미지 않은 듯 섬세하게 치장한 중동 사모님들의 옷차림은 ‘럭셔리’ 그 자체였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VIP들과 소수의 프레스는 아부다비 남동쪽 끝에 위치한 리와(Liwa) 오아시스 사구 사이 자리한 카스르 알 사랍 데저트 리조트(Qasr Al Sarab Desert Resort)에 초대됐다.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신기루처럼 우뚝 솟아난 엷은 회갈색 리조트는 금빛 모스크의 휘황찬란한 이슬람 건축양식이나 아라빅 램프의 화려한 컬러 없이도 사방으로 펼쳐진 광활한 사막과 야자수가 만들어내는 이국적인 분위기 덕분에 디올의 화려한 하이 주얼리와 더할 나위 없이 근사한 병치를 이뤘다. 진주, 옐로 골드와 다이아몬드, 마더 오브 펄 등 금빛으로 가득한 주얼리는 아라비아사막을 여행하는 부유한 귀족을 떠올렸고 오팔, 차보라이트 가닛,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투르말린, 레드 스피넬 등 과일을 닮은 시트러스 컬러 스톤으로 세팅한 형형색색의 주얼리는 아라비안 무희의 화려한 의상을 보는 듯했다.
또 이번 컬렉션에는 서정적인 동식물이 돋보이는 화려한 데코를 더했다. 다양한 동물 모티브는 생동감 넘치는 동화 속 숲의 풍경에서 컬러만큼 돋보였다. 황금빛 백조 한 쌍이 눈부신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화관을 쓴 채 블루 사파이어 호수에서 노닐고, 앙증맞은 토끼는 진주 덤불로 뛰어드는가 하면, 오리가미 디테일의 수려한 백조는 호화로운 핑크 사파이어를 장식한 블랙 오팔 위를 유영하는 식.
“커다란 주얼리를 걸친 채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는 상상을 하는 게 무척 즐거워요. 너무나 말도 안 되는 보석이라 사람들이 진짜일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할걸요? 호호호.” 명랑하고 유쾌한 성격의 빅투아르가 18년 전 인터뷰 때 내게 들려준 얘기다. 그녀의 말처럼 보석이 반드시 고상하고 클래식할 필요는 없다. 빅투아르는 생동감과 두근거림을 피부로 만끽할 수 있는 주얼리를 통해 끝없이 펼쳐지는 기적과도 같은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어떤 환상도 잃기를 원치 않으며 모든 상상의 나래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럭셔리’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엄격하고 보수적인 하이 주얼리의 세계에 당돌한 새바람, 소통의 즐거움을 몰고 왔듯이, 빅투아르는 자신감 넘치는 여성에게, 자신의 환상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모든 여성에게 행복과 감동의 무드, 즐거움으로 이루어진 판타지를 건넬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디올의 클래식한 에너지와 장인 정신, 자유, 여행, 탐험, 모스크와 붉은 사막, 수채 물감 같은 파란 하늘, 천일야화 같은 동화적 스토리텔링과 여전히 고색창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젯셋의 주류적 시크함 등등 다양한 영감으로 가득했던 아부다비 여행은 모두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했다. (VK)
- 패션 디렉터
- 손은영
- COURTESY OF
- DIOR JOAILLERIE
- SPONSORED BY
- DIOR JOAILLE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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