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경험하는 모든 종류의 루이 비통
제주가 모노그램과 다미에로 뒤덮인 그날.
루이 비통을 요약하는 것은 한 단어로 충분하다. 여행. 하우스에 처음으로 명성을 안겨준 것은 견고한 여행용 트렁크였고, 파리 샹젤리제 메인 거리에서 공사가 한창인 최초의 ‘루이 비통 호텔’은 거대한 은색 트렁크 모양 가림막 속에 꼭꼭 숨겨져 있다.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ère)의 2025 봄/여름 컬렉션에서도 여행은 주요한 코드였다. 쇼 시작과 함께 암전 속에서 빈티지 트렁크를 루빅스 큐브처럼 이어 붙인 설치물이 바닥에서 솟아올랐고, 모델들은 그 위를 자유로이 활보했다. 매년 세계를 순회하며 크루즈 컬렉션을 공개하는 루이 비통에 여행이란 본능이자 숙명이다.
루이 비통은 한곳에 오래 머무는 법이 없다. 2023년 5월, 한강에서 프리폴 컬렉션을 선보인 뒤 지난 10월 23일 또 한 번 한국에 상륙했다. 목적은 ‘사보아 레베(Savoir Rêver)’ 이벤트, 행선지는 잠수교에서 ‘아니 벌써’가 울려 퍼지기 한 달 전 오픈한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였다. 사보아 레베의 의미는 ‘꿈을 손수 만들다’이다. 그 말뜻에서 유추할 수 있듯, 사보아 레베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광막한 상상력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루이 비통화’해 사보아 레베라는 이름으로 자랑스럽게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있는 것이다.
사보아 레베 제주에서는 하드사이드 러기지, 오브제 노마드, 하이 워치, 하이 주얼리 그리고 이그조틱까지 총 5개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하드사이드 러기지 섹션에서는 주얼리, 와인, 시가, 신발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트렁크가 게스트를 맞이했다.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은 말 그대로 ‘노마드’를 위한 사물로 가득했다. 베이징 출신 디자이너 프랭크 추(Frank Chou)부터 런던의 떠오르는 디자인 스튜디오 로우 에지스(Raw Edges), 디자인 거장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 등이 참여해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가구와 오브제를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이그조틱과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었다. 이그조틱 컬렉션의 특징은 특수 가죽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은근한 광택과 밝은 색감이다. 하우스의 시그니처인 카퓌신, 시티 스티머 그리고 키폴 백에 악어와 타조 가죽, 모피 등을 입히며 특별함을 더했다. 한눈에 봐도 루이 비통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는 이그조틱 백은 기존 고객은 물론 심심한 룩에 포인트 액세서리를 찾던 이들 모두 눈여겨볼 만했다.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한 세기가 넘도록 이어지는 하우스 고유의 코드를 현대적 시선으로 해석한 결과물이다. 1896년에 고안된 ‘모노그램 플라워’는 다이아몬드 주얼리로 새롭게 태어났고, 19세기 말 트렁크를 운반할 때 쓰였던 밧줄은 볼드한 목걸이로 변모했다. 제주를 온통 모노그램과 다미에로 물들인 사보아 레베와 함께 루이 비통의 여정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VK)
- 에디터
- 안건호
- COURTESY OF
- LOUIS VUITTON
- SPONSORED BY
- 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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