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맞이하는 숨 고르기, 2025 가을/겨울 밀라노 패션 위크 하이라이트

지금 밀라노 패션 위크는 순환의 사이클 중 잠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패션 위크 직전 수장이 떠나면서 디자인 팀이 대신 컬렉션을 완성한 구찌, 새로운 디렉터 루이스 트로터의 패션쇼가 아니라 패티 스미스의 공연으로 대신한 보테가 베네타가 대표적입니다. 킴 존스와 이별을 고하고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가 도맡은 펜디의 100주년 기념 컬렉션, 은퇴와 회사 매각 소문이 무성한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베르사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자마자 작별의 꽃다발을 선물 받은 마이어 부부의 질 샌더도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진짜 패션 이야기를 들려준 건 프라다였습니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동시대적인 여성미에 대해 고민한 결과를 구겨지고 거친 소재, 몸매를 감추는 납작한 실루엣의 드레스로 선보였습니다. 하이패션이 꼭 보들보들한 캐시미어와 반짝이는 시퀸 장식으로 가득할 필요는 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셈입니다. 두 거장은 모든 아름다움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도 스스로 투영하고자 하는 여성상은 절대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패션을 통해 일깨웁니다.

정확히 30년 전 밀라노는 패션 도시로서 절정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지아니 베르사체는 황제의 권력을 자랑했고, 구찌는 톰 포드라는 천재와 함께 극강의 ‘폼’을 자랑했죠. 마침 미우치아 프라다는 ‘어글리 시크’라는 생소한 컨셉으로 미처 알지 못한 세계의 문을 열었고, 당대의 천재 헬무트 랭과 미니멀리즘의 여왕 질 샌더는 지금 봐도 도회적이고 세련된 옷을 다른 도시가 아닌 밀라노에서 선보였습니다. 이탈리아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신성 듀오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보여주는 돌체앤가바나의 에너지는 매혹적이었습니다. 또 블루마린, 알베르타 페레티, 로메오 질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과연 오는 9월 밀라노 패션 위크는 전성기를 향한 반등의 아찔한 곡선을 다시 한번 그릴 수 있을까요? 2025년의 우리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진심으로 고민한다면 반짝이는 밀라노의 시대가 또다시 펼쳐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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