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로의 가장 자유로운 여행, 스페인 코스타 블랑카!
나다운 옷은 여행을 더 풍요롭게 한다. 손꼽아 기다린 스페인의 코스타 블랑카, 불필요한 멋을 벗어던지고 투명하게 바다를 마주한 소감을 아이리스 로가 직접 밝혔다.


이런 옷을 입고 (또 이런 화장을 하고) 있는 게 얼마나 편안한지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그런 차림으로 <보그> 촬영을 진행한 것은 행운이었다. 더구나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스페인 코스타 블랑카(Costa Blanca)라니!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지중해 해안을 따라 차로 1시간쯤 달리자 다른 호화로운 해안가 휴양지와 달리 따뜻하고 친근한 매력을 지닌 코스타 블랑카가 슬그머니 나타났다. 감기를 달고 사는 내게는(불행하게도 우리 집안 여자들은 전부 그런 체질을 타고나서 언제나 불과 가까이 있거나 따뜻한 물병을 끼고 산다) 따뜻한 기후에서 일하고 머물며 해방감을 만끽하는 시간이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손꼽아 기다려졌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불안 증세와 끈질기게 싸워왔다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보지 못한다. 사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조바심 나는 상태로 지낸다. 그러던 내가 삶을 재설정해야겠다고 다짐한 것은 지난해다. 아직 스물네 살에 불과하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은 꽤 확고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내가 옷 입는 방식을 완전히 바꾼 계기가 됐다.


나는 짐을 가볍게 챙긴 채 어디든 자유롭게 오가는 삶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패션 화보 촬영장을 오가거나 일 때문에 국경을 넘나들 때 새로운 소신은 빛을 발한다(나는 서울, 코스타리카, 뉴올리언스, 런던,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길 즐기고, 이젠 모든 곳을 집처럼 여긴다). 나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여유로운 두 손과 함께 몸과 마음을 가능한 한 가볍게 한 채 이동하는 일의 중요성을 완벽하게 이해할 것이다. 바로 그런 태도야말로 내 일상의 가장 큰 영감이다.

옷과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는 일은 진짜 원하는 여행을 즐기기 위한 중요한 첫 단추였다. 그리고 옷을 정리하며 나는 그 점이 사람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옭아매거나 답답한 느낌이 드는 옷은 대범하게 버리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옷으로 옷장을 다시 정리했다.
그러자 남은 것은 아야 뮤즈의 루스한 캐시미어 바지, 단독으로 입거나 색감을 더하기 위해 허리에 둘러 레이어드하는 세잔의 붉은 카디건, 자라의 발레 플랫 슈즈와 나이키 러닝화, 그리고 언제든 두건이나 숄, 기내용 수면 안대로도 활용할 수 있는 모슬린 천 등이었다. 그 결과, 나는 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행복을 느꼈고, 더는 불안하지 않게 됐다.

이제 몸을 편안하게 할 뿐 아니라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는 옷을 원한다. 내 몸에 꼭 맞으며, 몸을 자유롭게 숨 쉬게 하는 옷을 입으면서 하루의 시작을 여는 일은 모든 감각을 릴랙스해주는 일종의 의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당신은 어떤 차림으로 자유의 천국에 입성하고 싶나? 주변의 패션 피플들이 특히 사랑하는 휴양지, 코스타 블랑카에서 나는 그 해답을 찾았다. (V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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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에디터
- 류가영
- 글
- Iris Law
- 사진
- Julia Noni
- 스타일리스트
- Alicia Padró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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