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주얼리

2025년의 피아제, 예술이 된 시계

2025.05.28

2025년의 피아제, 예술이 된 시계

벽과 천장, 바닥까지 온통 금빛으로 뒤덮은 공간에 서로 다른 색과 모양의 오브제가 달린 커다란 모빌 장식. 피아제는 올해도 예술성이 돋보이는 부스로 전 세계 시계와 주얼리 애호가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팔렉스포의 열기가 절정에 달한 셋째 날, 이곳에 그 누구도 아닌 전지현이 등장했다(2주 뒤 피아제는 그녀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공식 발표했다). 배우의 독보적인 아름다움만큼 눈길을 사로잡은 건 옅은 분홍빛 드레스 위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소트와르 시계. 길게 내려온 스트랩 끝에 펜던트처럼 달린 시계 케이스의 사다리꼴 형태는 골드와 다이아몬드 프레임을 통해 반복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제네바로 출발하는 공항에서도 비슷한 모양의 낯선 시계를 착용하고 있었다.

여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두 시계는 모두 피아제에서 새롭게 소개하는 ‘식스티’ 컬렉션이다. 직관적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 시작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확히는 메종의 정체성이 확립된 ‘21세기 컬렉션’을 바젤 페어에서 발표한 1969년이다. 전설적 디자이너 장 클로드 구에이트(Jean-Claude Gueit)의 지휘 아래 과감한 오픈워크 커프스, 길게 늘어진 목걸이와 결합한 아방가르드한 타임피스를 완성한 컬렉션이다.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을 하라”고 외친 창립자 조르주 에두아르 피아제(Georges-Édouard Piaget)의 신조를 그대로 따른 결과다. 그 가운데 이브 생 로랑의 트라페즈 실루엣을 오마주한 사다리꼴 모양이 핵심 디자인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피아제는 역사적인 사다리꼴 실루엣을 적용한 식스티 컬렉션을 통해 상상력이 넘쳐흐르던 1960년대에 경의를 표한다.

제네바 플랑레와트 매뉴팩처 아틀리에 드 렉스트라오디네르(Ateliers de l’Extraordinaire)에서 탄생한 이번 컬렉션은 간결하지만 존재감이 뚜렷하다. 아래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케이스는 원형이나 사각형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베젤에는 정교한 가드룬 장식을 더했으며, 사다리꼴 링크를 연결해 완성한 입체적인 브레이슬릿은 실제로도 손목에 부드럽게 감긴다. 스틸, 로즈 골드 혹은 스틸과 로즈 골드의 콤비네이션 버전으로 구성되었으며, 다이아몬드 세팅 버전은 “피아제 시계는 무엇보다 먼저 하나의 주얼리”라고 주장했던 이브 피아제(Yves Piaget)의 독특한 비전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시간은 형태를 만들고, 형태는 다시 시간을 만든다. 피아제가 형태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다. 1972년 독특한 쿠션 형태로 등장한 앤디 워홀 시계, 오직 진귀한 금속으로만 제작해 1979년 첫 출시한 피아제 폴로 등이 그 강력한 증거다. 올해 피아제는 신비로운 푸른빛을 머금은 오팔 다이얼과 블루 사파이어를 통해 앤디 워홀 컬렉션의 두 번째 하이 주얼리 버전을 공개했고, 현대적인 ‘피아제 폴로 79’의 화이트 골드 모델을 추가했다. 메종이 추구하는 ‘형태의 유희(Play of Shapes)’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VK)

    패션 에디터
    김다혜
    포토
    COURTESY OF PIAGET
    SPONSORED BY
    PIAGET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