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해서 샀는데 몇 년째 잘 신는 샌들!
몇 년 전 테바 샌들을 ‘홧김에’ 샀습니다. 후덥지근한 장마철에 플립플롭의 헐떡거림이 갑자기 짜증이 나더군요. 급할 때 사는 아이템은 보통 만만합니다. 본능과 경험으로 축적된 저만의 비상 쇼핑 전략을 발동하죠. 무난한 디자인, 걸을 때 불편하지 않다는 후기, 만만한 가격대를 모두 충족하는 신발을 빠르게 찾아냅니다. 아! 아무리 급해도 결제 직전에는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고려하죠. (네, 저 속물 맞습니다!)

그렇게 산 테바 샌들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발이 가더군요. 거금을 들인 위시 샌들은 아껴 신느라 오히려 테바를 자주 신었습니다. ‘뽕 뽑았다’ 싶을 무렵엔 친구가 빗길에 미끄러진 플립플롭을 고쳐 신으며 그거 어디서 샀느냐고 묻기까지 하더군요. 친구의 호기심도 제 본능도 틀리지 않습니다. 더 로우의 오너, 올슨 자매를 비롯한 셀럽들도 몇 년 전부터 테바 샌들을 즐겨 신기 시작했거든요.
올슨 자매는 오래 신어도 질리지 않는 신발을 기가 막히게 잘 고릅니다. 반스 슬립온, 아디다스 삼바, 버켄스탁 보스턴처럼요. 이들의 선택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실용적인 클래식’이라는 점이죠.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널뛰는 시기에는 그 기준이 설득력을 더 얻습니다. 소낙비에도 여유롭게 반응하려면 기본이 튼튼한 신발이 필요하니까요.

메리 케이트 올슨은 몇 년 전부터 테바 보야 인피니티 샌들을 꾸준히 신고 있습니다. 발등을 안정감 있게 감싸는 크로스 스트랩 디자인의 샌들은 시간이 꽤 흘러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죠. 사진 한 장의 파급력이 이렇게 오래가는 경우도 드뭅니다. 실제로 최근 <보그> 에디터들 사이에서도 테바에 관한 이야기가 다시 오갔고, 저만 해도 며칠 사이 테바를 신고 전동 자전거 타는 사람을 여러 번 마주쳤습니다.

테바는 올슨 자매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데미 무어, 케이티 홈즈 같은 셀럽들도 여름이면 어김없이 테바를 꺼내 신곤 하죠. 홀가분하면서도 튼튼한 이 샌들은 강가에서 일하던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플립플롭에 찍찍이 시곗줄을 덧댄 것이 시초였습니다. 물에 뜨고 벗겨지지 않도록 만든 구조가 여름철에 더없이 어울리는 조건이 된 거죠. 신발은 디자인만큼 실용성이 보장되어야 오래 살아남는다는 걸 증명하는 사례인 셈입니다.

고프코어 열풍도 테바의 인기에 가세합니다. 기능 중심의 패션이 멋으로 읽히기 시작했고, 테바는 ‘진짜 아웃도어용’과 ‘스타일리시한 샌들’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가지게 됐죠. 게다가 일명 ‘찍찍이 샌들’이 런웨이와 리얼웨이에서 인정받고 있고요. 올여름, 들끓는 날씨는 피할 도리가 없지만 샌들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실용성과 멋을 모두 갖춘 테바 샌들을 한 켤레쯤 장만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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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ckgrid, Instagram,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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