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키 158cm가 입어도 밑단 닳을 일 없는 청바지

2025.06.05

키 158cm가 입어도 밑단 닳을 일 없는 청바지

저희 엄마만 그런가요? 편한 차림으로 부모님 집에 가면 왜 이러고 다니냐며 곡소리를 내십니다. 바지 밑단이 조금이라도 닳아 있으면 당장 벗어 수선집에 맡기자 하시고요. 신발을 다 덮는 게 요즘 멋이라며 항변해보지만 통할 리가요. 그렇게 제 취향보단 조금 짧고 엄마 성에는 안 차는 길이의 청바지가 만들어지기를 몇 벌, 이 나이까지 잔소리해주는 사람이 있음에 감사하자고 쓰린 속을 달래길 며칠. 드디어 탈출구를 찾았습니다. 브리티시 <보그> 에디터 데이지 존스(Daisy Jones)가 즐겨 입는, 구매부터 길이 수선까지 원웨이로 가능한 청바지죠. 마침 저도 그녀와 키가 비슷하고요. 글을 읽다 보니 뭐든 귀찮음이 앞서는 성격까지 닮은 것 같습니다.

@by_eva_

평소 <보그> 웹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현실감 넘치는 거울 셀카와 함께 밑단 닳을 일 없는 청바지를 소개합니다.

키가 158cm쯤 되는 제 삶은 레이디 가가나 제나 오르테가도 분명 공감할 거라 믿습니다. 키 큰 친구들이랑 대화할 땐 또박또박 힘주어 말해야 하고, 콘서트는 지하철 러시아워와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어차피 아무것도 안 보이거든요. 청바지 쇼핑도 그 자체로 악몽입니다. 매장에 걸려 있을 때는 멀쩡해 보여도 막상 입어보면 부모님 옷장을 뒤진 아이 같죠. 물론 수선집이 있다는 걸 압니다. 저도 더 자주 가야 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먹고살기도 바쁩니다. 직장인 중에 그럴 시간과 에너지가 있는 사람 어디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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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개합니다. 저의 여름 필수 아이템, 유니클로의 와이드스트레이트진! 가격은 무려 5만원 내면 100원 거슬러주는 4만9,900원. 저처럼 키가 작지만 데님엔 예민한 취향을 지닌 에디터 줄리아 스톰(Julia Storm)이 강력히 추천했죠. 검색해보니 길이 옵션이 있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1cm 간격으로 원하는 길이를 선택할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직원이 직접 가이드 길이를 잡아주죠. 키 작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런 길이 찾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는 바로 모든 컬러를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그렇게 연청, 중청, 진청 돌려가며 알뜰살뜰 입고 있죠.

이 바지는 와이드 핏에 미드라이즈, 촉감은 부드럽고 꽤 가볍습니다. 한여름에도 답답하지 않게 입을 수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격 대비 훌륭하다는 겁니다. 잘 갖춰 입으면 아무도 그 가격대로 안 보죠. 예산도 시간도 빠듯한 저 같은 사람들에게 참 매력적입니다. 물론 저도 이번 주에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월세보다 비싼 발렌시아가 진을 바로 살 의향이 있습니다.

Balenciaga 2025 S/S RTW

브리티시 <보그>의 시니어 커머스 에디터 앨리스 캐리(Alice Cary)도 유니클로 데님을 좋아합니다. “유니클로 데님은 여성복이든 남성복이든 가격 대비 아주 훌륭해요. 게다가 2만9,900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 수선도 가능하죠.” 그렇습니다. 허리를 줄이든 길이를 줄이든 공짜입니다. 나도 좋고, 유니클로도 좋은 게임이죠. 하지만 짧은 다리에 꼭 맞는 청바지를 찾는 일에는 언제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앨리스가 수많은 실패를 거쳐 깨달은 바지 구매 팁을 덧붙입니다. “바지를 살 땐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요. 허리와 다리의 실루엣에만 집중하죠. 나머지는 나중에 얼마든지 고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처럼 게으른 분들에게 이 유니클로 청바지는 월급과 주말을 몽땅 퍼붓지 않고도 찾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답입니다. 아, 고맙다는 말은 넣어두세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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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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