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정말 고단백 식단이 우리의 내장을 망칠 수 있나요?

2025.06.06

정말 고단백 식단이 우리의 내장을 망칠 수 있나요?

우리는 고단백 식단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저속 노화와 혈당 조절 다이어트 등이 트렌드가 되며 많은 이들에게 단백질은 ‘다다익선’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죠. 고단백 식단을 유지하면 팔다리가 늘씬해지고 머리카락에서는 윤기가 나는 동시에 신진대사가 촉진되는 등 온갖 이점이 가득하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습니다. 덕분에 소셜 미디어 피드에는 ‘하루 단백질 100g 식단’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쏟아졌고, 팝콘부터 초코 우유까지 다양한 식음료가 단백질 함량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탄수화물은 ‘절대악’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죠.

@vicmontanari

하지만 세상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고단백 식단의 이면에는 장 건강의 문제가 있죠. 영양학자 파얄 코타리(Payal Kothari)는 단백질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고단백 식단의 유행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허영심과 보여주기식 인스타그램 문화가 뒤섞인 결과물이죠. 소셜 미디어, 외모지상주의, 그리고 헬스 문화의 유행이 합쳐져 단백질을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봅니다.”

코타리는 최근 들어 단백질에 대한 집착이 과도해졌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단백질 섭취가 곧 체중 감량 및 근육 증가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만연해 있죠. 물론 단백질은 필수영양소지만, 다른 모든 영양소를 무시한 채 단백질만 받아들여서는 결코 건강해질 수 없어요. 다양한 식단을 통해 식이섬유와 건강한 지방 등도 섭취해야 하죠.”

실제 영양학적 통계치는 소셜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는 고단백 식단 속 수치와 차이가 꽤 있습니다. 코타리에 따르면, 운동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성인은 하루 평균 체중 1kg당 약 0.8~1.2g의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세 자릿수 단백질 섭취량을 자랑하는 게시물이 수두룩하죠. “인플루언서들은 매일 100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 보디빌더에게나 적합할 만한 양이에요. 그 정도 단백질은 섬유질, 수분, 운동과 균형을 맞추지 못할 경우 장과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코타리의 설명입니다.

고단백 식단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어떻게 될까요? “인간은 잡식성이고, 우리의 장은 육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받아들이려 해요.” 코타리의 말입니다. “육류만 많고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 특히 붉은 고기만 가득한 식단은 장내 유해균을 키우는 역할을 합니다. 암모니아나 트리메틸아민 등 염증성 화합물을 생성하는 박테리아에 연료를 공급하는 셈이죠. 이는 복부팽만감과 변비뿐 아니라 장 내벽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어요.”

우리의 장내 미생물군은 한 가지 음식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뷔페처럼 다양한 음식을 원하죠. 그중에서도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많은 것이 빠르게 나빠질 수 있습니다. “단백질 섭취량이 체중 1kg당 2g을 넘어가면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어요. 대장에서 해로운 부산물이 생성될 수 있고요.” 코타리의 설명입니다. “식이섬유가 균형을 잡아주지 않으면, 과도하게 유입된 단백질은 제대로 발효되지 않아 복부팽만이나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어요. 심할 경우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도 있죠.”

@vicmontanari

단순히 변비에서 그치면 다행이겠지만, 과도한 단백질과 부족한 식이섬유는 일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느려질 거예요.” 코타리의 말입니다. “변비가 생기거나, 가스가 차거나, 머리가 멍해지기도 하죠. 섬유질은 유익균의 먹이예요. 섬유질이 없으면 장내 유익균이 굶어 죽기 때문에, 소화가 느려지고 염증이 늘어납니다.”

고단백 식단이 장에 부담을 준다는 징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역한 가스 냄새, 식후 불편함, 복부팽만감, 변비, 위산 역류, 간 기능 장애 등이 있죠. 또 갑작스럽게 짜증이 많아졌거나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의심해볼 만합니다. 영양소 불균형으로 장내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코타리의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백질을 ‘절대악’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적당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니까요. “장 건강까지 고려한 균형 잡힌 식단에는 단백질은 물론, 섬유질과 복합 탄수화물, 그리고 건강한 지방까지 포함돼야 해요. 렌틸콩, 브로콜리, 두부, 치즈, 달걀, 다양한 채소, 버터나 견과류, 퀴노아와 고구마 등을 활용한 식단이면 좋겠죠. 거기에 프로바이오틱스까지 더해주면 아주 훌륭하겠고요.”

이미 고단백 식단 때문에 장이 손상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타리는 치아 시드, 채소, 과일, 콩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구성된 식단을 꾸리고, 모든 식품을 천천히 섭취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육류로 구성된 메뉴를 식물성으로 재구성해 보세요. 허브나 향신료, 발효식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요. 더 나은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고, 소화에도 도움을 주며, 장기적으로 건강과 다이어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예요.”

@vicmontanari

물론,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고단백 식품도 있습니다. 무향 그릭 요거트, 템페(인도네시아의 발효 음식), 된장과 낫토 등이 이에 해당되죠. 단백질과 프로바이오틱스를 모두 품고 있는 식품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음식으로만 고단백 식단을 꾸리면 어떨까요? 코타리에 따르면, 안 됩니다. “이 음식들은 장내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결코 섬유질을 대체할 수는 없어요. 건강한 식단에는 반드시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돼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단백질은 결코 악당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단백 식단을 극단적으로 섭취한다면 장 건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식이섬유에 대해 현실적인 점검이 필요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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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Hussain
사진
Instagram
출처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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