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호르몬을 자극하고, 더 나은 수면을 취하게 만드는 덴마크의 저녁 습관

‘휘게(hygge)’라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덴마크인의 생활 방식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죠. 일상 속 즐거움, 따뜻함, 편안함을 강조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합니다. ‘휘게’는 행복 호르몬을 분비하고,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데 매우 효과적인 생활 습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평화롭고 행복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을 주죠.
책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를 쓴 덴마크 작가 마이크 비킹(Meik Wiking)이 말하는 ’휘게 대화’는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할 뿐 아니라, 질 높은 수면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인 방식이기도 합니다. 수면 전문가 자비에 알바레스(Javier Albares) 박사는 ‘낮이 밤을 만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질이 더 높은 수면을 위해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건강하고 균형 잡힌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의미죠. 그는 특히 편안하고 안락하게 잠을 자기 위해서는 잠자리에 들기 전 2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그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울 수 있을까요? 비킹이 말하는 ‘휘게 대화’를 통해 실천할 수 있을 겁니다. 휘게 대화란 사랑하는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나눠 먹고, 몇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의식적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적’입니다. 저녁 식사 시간을 형식적으로 보내는 대신, 가족 간 연결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비킹은 ‘휘게 대화’의 효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듭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위로가 되기도 하죠. 신체적 접촉이 없더라도 따뜻한 포옹을 나눈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덴마크의 회사는 오후 5시만 되어도 텅 빈다고 합니다.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보통 4시에 퇴근하거든요. 모두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즉 ‘휘게 대화’를 준비하는 겁니다.

의미 있는 대화, 그리고 행복한 삶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를 꼽는 조사에서 항상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나라입니다. 훌륭한 복지 제도로도 유명하죠. 휘게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덴마크의 ‘저녁 있는 삶’은 덴마크 복지 제도를 잘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는 코르티솔 수치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거든요. 더 질 좋은 잠을 잘 수 있게 돕기도 하고요.
비킹은 책에서 애리조나대학교와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이 공동 진행한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의 유형과 행복 수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행복도가 가장 높은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평균보다 25% 적었고, 의미와 깊이가 있는 대화를 2배 정도 더 많이 나눴다고 합니다. 물론, 사소한 대화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안전한 공간과 편안한 관계 속에서 대화를 통해 각자 삶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니까요.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연결감을 느끼고, 동시에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도파민, 옥시토신이 생성되거든요.
덴마크인이 즐기는 ‘휘게 게임’은 이런 심도 있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게 합니다. 흥미로운 동시에 깊이 있는 300여 개의 질문이 적힌 카드를 뽑아 대화하는 게임이죠. 이를 통해 덴마크인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습관을 기른다고 합니다.
뇌 건강을 지키는 사회적 관계
‘휘게 대화’의 장점은 행복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질 좋은 수면을 가져다준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신경과 의사들은 ‘휘게 대화’가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하죠. 스페인 신경학회가 출판한 <뇌를 젊게 유지하라(Mantén joven tu cerebro)>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과 소통 부족은 추후 인지 기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 유대감이 부족할 경우, 당장은 괜찮더라도 나중에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크다는 겁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사회적 고립과 소통 부족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속 대화는 실제 대화에 비해 지속적 주의력이 덜 필요하거든요. 대화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상호작용에 큰 노력을 요구하지 않기에, 스스로는 고립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뇌 건강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죠. 얼굴을 마주 보고 나누는 깊이 있는 대화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휘게 대화’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고 심도 있는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휘게 대화’를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비킹의 책에서 언급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1. 원탁을 활용하세요.
‘휘게 대화’를 하려면 모두가 평등한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사각형 테이블보다 원탁이 훨씬 적합합니다. “원탁에서는 아무도 주재자로 느껴지지 않고, 모두가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죠.” 비킹의 말입니다. “평등하고 평화로운 관계 외에도, 원탁이 가져다주는 이점은 또 있어요.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공간을 더 따뜻하고 부드러워 보이게 만들죠.”
2. 솔직해야 합니다.
비킹은 타인과 연결되도록 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으로 ‘솔직함’을 꼽았습니다. “스스로를, 또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삶을 통틀어 기억에 남을 만큼 좋았던 대화는 대부분 저나 다른 사람이 문제나 실수에 대해 솔직히 얘기했을 때 시작되었거든요.” 비킹의 말입니다.
3. 조명을 바꿔보세요.
따뜻한 느낌의 조명을 사용해 공간의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보세요.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교실 네 곳의 백색광을 다른 종류의 빛으로 교체했더니 교실 내 소음이 1~6데시벨 감소했다고 합니다.
4.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더해주세요.
식사나 식후 대화를 나누는 공간을 더욱 편안한 장소로 만드는 것은 휘게의 원칙 중 하나입니다. 쿠션, 담요, 카펫 등을 활용하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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