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도 여행이다?

여행 준비의 가장 큰 숙제는 항공편과 숙소가 아닐까요? 특히 항공편은 예산 안에서 몇 안 되는 항공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니 고민이 많죠. 제가 항공권을 선택하는 방법은 여러분과 비슷할 겁니다. 우선 스카이스캐너와 구글, 인터파크 순으로 검색합니다. 재검색할 땐 방문 기록을 없애고 다시 클릭하죠. 방문 기록이 남아 있으면 가격을 올리기도 하거든요. 티켓팅 우선순위를 정하면 해당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합니다. 대행사를 통한 예약보다 변경이 용이하고 취소 수수료도 더 싸기 때문이죠. 이전엔 ‘땡처리 항공권’을 취급하는 사이트나 좌석을 확보해두는 여행사 홈페이지에도 들렀지만, 저처럼 게으른 이에게까지 기회가 오지는 않더군요. 다 아는 얘기를 한다고 하시겠죠.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여행 고수’에게 물어봐도 뾰족한 방법은 없더라고요.
그렇게 ‘싼 것’만 찾아다니던 제가 언제부턴가 여러 항공사를 경험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에티하드 항공 비즈니스석에 운 좋게 앉은 적 있어요. 깨끗하게 정돈된 좌석과 서비스에 놀랐습니다. 폭신한 팬케이크를 파인다이닝처럼 서브하던 승무원의 미소가 잊히지 않는군요. 웬만한 호텔 못지않은 라운지에서 끊임없이 대추야자에 칵테일을 마셨죠. 디자인의 나라 네덜란드의 KLM 네덜란드 항공은 기내식으로 나오는 도시락 패키지가 무척 아름답습니다. 칠레의 LATAM 항공은 비즈니스 좌석의 이불이 솜털처럼 가볍고 따뜻하죠. 싱가포르 항공의 전통적이면서도 우아한 승무원 유니폼, 하와이안 항공 승무원의 머리에 꽂힌 히비스커스꽃도 각국의 특성을 보여주죠. 유나이티드 항공의 캐주얼한 태도, 매번 바뀌는 스케줄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베트남의 비엣젯 등 항공사 특유의 분위기도 인상에 남았고요. 이렇듯 여러 항공사를 이용하니 비행도 여행이 되는 듯합니다.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할 때도 어느 항공편을 탈까 고민했습니다. 그간 대한항공, 아시아나, 유나이티드 등을 이용했는데, 이번엔 에어프레미아에 탑승했습니다.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하는 대한민국 최초 장거리 하이브리드(HSC) 항공사’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어요. 고효율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광동체 기재, 보잉 787-9(드림라이너) 단일 기재로 운항하고 있죠. 무엇보다 ‘프리미엄 이코노미’가 끌렸습니다. 이코노미보다 넓고 쾌적하지만, 가격은 여타 항공사의 비즈니스보다 저렴했거든요.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세모 모양의 기내식 용기였어요. 작은 디테일부터 기존 항공사와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가 느껴졌죠. <보그>가 인터뷰한 적 있는 디자이너 조스리(Zoslee, 이영호)가 미술가 칸딘스키와 조각가 칼더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기체와 기내도 디자인했습니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과 베트남 다낭, 홍콩, 일본 나리타, 태국 방콕 등에 취항하는데요, 7월 2일부터 하와이에 새롭게 정기 운항합니다. 이를 기념해 호놀룰루행 항공권의 15% 할인 코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른 항공사 소식도 전합니다. 베트남 국영 항공사인 베트남 항공이 6월 1일부터 부산과 나트랑 직항 노선을 개설했습니다. 해당 노선은 에어버스 A321 기종으로 매일 주 7회 운항합니다. 연중 26도 내외의 온화한 날씨 덕분에 인기 여행지인 나트랑은 소도시 달랏과 가까워 두 곳을 연계해 여행하기 좋습니다.
이제 항공사도 친환경을 위해 변화해야 할 때죠. 에어아시아의 기내식 브랜드 산탄(Santan)은 최근 기내에서 제공되는 식음료에 사용하는 식기류, 컵, 뚜껑 등 모든 일회용품을 기존 플라스틱에서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PLA)으로 전환했습니다. PLA 소재는 옥수수와 카사바(Cassava) 등의 천연 식물에서 추출한 자원으로 만들어 재생 가능합니다. 이로써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만 연간 500톤의 탄소 배출량이 줄어들죠.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먼저 실행하며 에어아시아의 7개 항공사로 확대됩니다.
- 피처 디렉터
- 김나랑
- 포토
-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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