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똑딱 가방’의 귀환
‘키스 락(Kiss Lock)’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 있나요? 과거에는 동전 지갑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디테일로, 자그마한 금속 공 2개를 맞대 만든 잠금장치를 뜻합니다. 장치가 잠기고 열리는 모습이 키스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키스 락’이라는 명칭이 붙었죠. 키스 락을 적용한 백은 여닫을 때마다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공이 맞물릴 때마다 손가락 끝에 전해지는 독특한 감촉, 그리고 특유의 경쾌한 ‘똑딱’ 소리 덕분이죠.
갑자기 왜 잠금장치 이야기를 늘어놓냐고요? 1960년대, 오드리 헵번과 그레이스 켈리 등 상류층 여성들이 즐겨 들었던 키스 락 백이 최근 런웨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거든요.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자크뮈스의 2025 봄/여름 컬렉션입니다. 오귀스트 페레의 아파트에서 열린 쇼에는 ‘올드 할리우드’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인 분위기의 룩이 반복적으로 등장했죠. 최근 유행 중인 닥스훈트 실루엣을 차용한 키스 락 백 역시 우아한 무드를 자아냈습니다. 사각형 금속을 활용한 센스, 그리고 페미닌한 디자인의 백을 무심한 듯 손목에 건 스타일링 역시 눈에 띄었죠.
코치 최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보니 캐신(Bonnie Cashin)은 1960년대 키스 락 백 열풍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그녀의 의지를 이어가려는 것인지, 코치의 2025 봄/여름 컬렉션에도 키스 락 백이 등장했는데요. 스튜어트 베버스는 고전적인 백에 펑크적인 터치를 더했습니다. 뉴욕시를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인 그래피티를 그려 넣는가 하면, 거대한 백에 앙증맞은 패치를 덧댔죠. 키스 락 백이 꼭 기품 넘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스웨이드 재킷과 스니커즈를 활용해 캐주얼한 스타일링을 연출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고요.
질 샌더 컬렉션에서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키스 락 백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니트 소재 드레스를 입고 키스 락 클러치를 손에 움켜쥐니, 고급스러운 칵테일파티에 어울릴 법한 룩이 완성됐죠. 톱 핸들을 더한 백은 실용성을 고려한 듯했습니다.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셀럽들은 이미 ‘똑딱 가방’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잇 백을 만들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사라 제시카 파커 역시 최근 키스 락 백을 든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고요. 이제 가방을 여닫는 일이 즐거워질 일만 남았습니다.
- 사진
- Getty Image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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